[2026 세법개정안] 선원 부족 난리라면서 ‘내항선원’ 비과세 또 빠졌다
입력 2026.08.03 18:33
수정 2026.08.03 18:33
정부 241개 조세지출 항목 새로 손봐
내항선원 소득세 비과세 혜택 불발
외항선원 500만원 비과세와 비교돼
정치권 공감에도 재경부 강경 ‘반대’
선원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내항선원 비과세 혜택이 이번 정부 세법 개정안에서도 빠졌다. 심각한 고령화 속 세금혜택마저 외항선원과 비교해 차별적 대우를 받는 상황이 계속되자, 정부가 내항 운송업계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재정경제부는 3일 오후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재경부는 전체 241개 조세지출 항목을 전수 검토해 64개 항목을 재설계하고, 14개 항목은 상시화했다. 20개 항목은 일몰기간 도래 등으로 종료했고, 17개 항목은 재정사업으로 전환했다.
이번 세제개편으로 내년도 소득세 감면 효과는 1조1343억원으로 예상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번 세제개편안은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지원 방안과 서민·중산층, 청년, 지방 등 민생안정 지원 방안을 최대한 충실히 반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115개 항목을 고쳤지만, 내항선원 소득 비과세는 담지 않았다.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가 우려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현재 먼바다에서 배를 타는 외항선원 경우 원활한 인력 유치를 위해 월 500만 원까지 소득세 비과세 공제 혜택을 적용 중이다.
반면 국내 연안을 운항하는 내항선원에게는 소득세 감면 혜택이 전혀 없다. 승선수당 20만원에 대해서만 비과세한다.
내항선원에 대한 차별적 세제는 결국 청년층 유입을 단절시켜 고령화를 가속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내항선 취업 선원 7518명 중 20~30대 선원 수는 1262명에 불과하다. 60대 이상 선원은 4440명이다. 60대 이상 선원이 전체 취업 선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내항 해운은 국내 물류의 20% 이상을 담당한다. 결국 내항선원은 고령화 문제, 선원 부족은 국내 물류와 도서 주민 교통과 직결하는 문제다.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내항선원 부족 타개를 위한 연안해운 생존전략 대토론회’에서 정대율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교수는 “연안해운의 해기사 부족 인원은 2032년까지 3936명으로 심화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우려했다.
한국해운조합에서 내항선원 비과세 확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해운조합
정부는 외항선원만 비과세 혜택을 주는 것에 대해 과세권이 모호한 ‘국외 소득’에 해당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소득자인 내항선원에게 혜택을 넓히는 것은 제조업 등 다른 내국인 노동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이런 정부 논리는 모순을 품고 있다. 최근 정부는 우수 인재 국내 복귀를 유도한다는 명목으로 인공지능(AI) 분야 석·박사급 해외 인력이 국내로 복귀하면 10년간 소득세 50%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내항 해운업계에서는 인력난 가중으로 국가 물류 안보가 위협받는 현실을 고려하면 내항선원 역시 첨단산업 인재 못지않게 국가 전략적으로 보호해야 할 필수 인력이라고 강조한다.
실제 내항선원은 관련법에 따라 전시나 사변 등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즉각 전략물자 수송 핵심 자원으로 차출되는 막중한 법적 책임을 진다. 의무는 전시(戰時) 수준으로 부과하면서 혜택에서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내항 해운업은 국내 전체 화물 운송량의 20%가량을 책임진다. 내항업이 붕괴하면 도서지역 주민은 물론 국가 물류 정체가 혼란에 처한다.
특히 내년부터는 도서 지역 주민들의 교통권 보장을 위한 ‘여객선 공영제’도 앞두고 있어 내항선의 안정적인 운항 여부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도 필요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데 재경부는 비과세를 인정하면 다른 직종도 문제가 된다며 계속 반대를 하고 있다”며 “내항 선원들이 계속 늙어가고 젊은 선원이 유입되지 않는다면, 그때 발생할 문제를 더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