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팬데믹 이전 94% 회복…극장가, 남은 퍼즐은 하반기 [영화 뷰]
입력 2026.08.02 10:15
수정 2026.08.02 10:17
'왕과 사는 남자'가 이끈 회복세
올해 상반기 국내 극장가가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한국영화가 시장 회복을 이끌면서, 한국영화 매출액은 팬데믹 이전 수준의 94.2%까지 올라섰다.
'왕과 사는 남자'ⓒ쇼박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영화 매출액은 5790억원, 관객 수는 570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9%, 34.2% 증가했다.
회복세의 중심에는 한국영화가 있었다. 한국영화 매출액은 3702억원, 관객 수는 373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7%, 74.9% 증가하며 코로나19 이후 상반기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2017~2019년) 상반기 평균 매출액의 94.2% 수준까지 회복한 결과다.
상반기 흥행 1~3위도 모두 한국영화가 차지했다. '왕과 사는 남자'가 매출 1631억원, 관객 1691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매출 신기록을 세웠고, '군체'(605억원·574만명), '살목지'(333억원·324만명)가 뒤를 이었다. 배급사별로는 이들 작품과 '만약에 우리'까지 배급작 4편을 모두 흥행시킨 쇼박스가 매출액 2814억원, 점유율 48.6%로 상반기 1위 배급사에 올랐다.
반면 외국영화는 지난해 12월 17일 개봉한 '아바타: 불과 재'와 올해 3월 18일 개봉한 '프로젝트 헤일메리' 정도가 선전했을 뿐, 관객 수(1968만명)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했다. 그럼에도 상반기 전체 관객 수(5705만명)가 전년 대비 34.2% 늘어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영화의 선전 덕분이었다.
여름 성수기에도 흥행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호프'는 2일 누적 관객 4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달 29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도 같은 날 개봉 5일 만에 3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올해 개봉작 중 최단 기록을 새로 썼다.
여기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가 8월 5일 개봉을 확정한 가운데, 놀란 감독이 8월 3일 첫 내한을 앞두고 있어 여름 극장가 경쟁은 절정으로 향하고 있다.
다만 상반기 회복세에는 '왕과 사는 남자'라는 대형 흥행작의 기여도가 컸던 만큼, 연간 기준 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하반기에도 극장가 전체를 견인할 한국 흥행작이 꾸준히 이어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 '암살자(들)'ⓒCJ ENM·롯데엔터테인먼트
이러한 흐름 속에 하반기에도 기대작들의 개봉이 이어진다. '경주기행', '부활남', '암살자(들)',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실낙원', '국제시장' 등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추석 시장에는 '암살자(들)'과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개봉을 확정했고, '인턴'도 추석 개봉을 목표로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중 최대 성수기인 추석 대목은 이들 기대작이 맞붙는 하반기 흥행의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한편 하반기 흥행을 둘러싼 산업 환경에는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호프'를 시작으로 '몽유도원도', '열대야', '랜드' 등을 2026년 개봉 시킬 예정이었지만 모회사 메가박스중앙을 포함한 중앙그룹 계열사들은 지난 6월 30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상태다. 메가박스중앙의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은 오는 12월 1일로, 향후 일부 작품의 개봉 일정과 배급 전략에는 변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제는 이 여파가 배급사 한 곳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생절차 개시 이후 극장 정산이 지연되면서 배급사 미지급금만 150억원대로 알려졌고, 이 자금은 제작사와 수입사, 스태프 인건비로 이어지는 영화산업의 순환 구조와 맞물려 있다.상반기 회복을 이끈 한국영화의 제작 기반이 흔들릴 경우 하반기 라인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극장가가 반등세를 일시적인 회복에 그칠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하는 전환점을 만들지는 하반기 성적에 달려 있다. 여름 흥행 열기를 추석과 연말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그리고 하반기 라인업에서 시장 전체를 견인할 흥행작이 탄생할 수 있을지가 올해 영화시장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