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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감각으로 빠르게…한성숙 총리, 취임 한 달의 기록과 과제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7.29 05:30
수정 2026.07.29 05:30

취임 첫날 "빠르게 움직이는 정부" 다짐

부동산 토론회 두 차례 주도…쪽방촌도 챙겨

8월 세제개편 발표가 첫 시험대

한성숙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의 큰 그림을 가장 빠르게 실행하겠다'던 한성숙 국무총리의 취임 일성이 한 달 만에 현장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민생 점검부터 부동산 세제개편 논의 주도까지, '실행형 CEO 총리'로 연착륙한 한 총리의 시선은 이제 정책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향하고 있다.


한 총리는 오는 8월 1일 취임 한 달을 맞는다. 그는 지난 1일 첫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는 이제 대격변의 시대를 추격하던 상황에서 대격변을 주도하는 나라로 위상이 변하고 있다"며 "정부도 여기에 맞춰서 더 발 빠르게 움직이고 필요한 정책들이 제때 실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총리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큰 그림을 그리고 메시지를 전달하면, 그것을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정리했다.


가장 두드러진 대목은 부동산 정책에서의 주도적 역할이다. 지난 23일 이 대통령이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처음 주재하며 "오늘 얘기하다 부족하면 총리께서 한 번 더 해봤으면 좋겠다"고 언급하자, 한 총리는 나흘 뒤인 2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직접 2차 토론회를 열어 화답했다.


대통령이 던진 화두를 총리가 이어받아 완성하는 국정 운영 방식이 실제로 가동된 사례로 꼽힌다. 한 총리는 이 자리에서 "부동산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고, 국민 여러분 개개인의 다양한 고민을 경청하면서 합의점을 찾아내야 하는 어려운 숙제"라고 말했다. 두 차례 토론회를 거치며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상향, 초고가 주택 중과 등 세제개편 방향의 윤곽도 상당 부분 드러났다.


민생 현장 행보도 꾸준히 이어갔다. 한 총리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건설현장을 찾아 폭염 대응 상황을 점검했고, 나흘 뒤인 17일에는 서울역 쪽방촌을 방문했다. 한 총리는 선풍기·얼음물 등 생필품 지원 시설과 야간 무더위 쉼터 가동 상황을 직접 둘러보고,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을 만나 건강 상태와 생활 불편 사항을 물었다. 한 총리는 "폭염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취약계층의 생명과 직결되는 비상 상황"이라며 "주민이 안전하고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안전 점검을 철저히 하고 더욱 세심히 보호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9일에는 취임 후 첫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며 "이재명 정부의 지난 1년이 정상화의 시간이었다면, 2년 차는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성과를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려야 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나토·몽골에 이어 미국·남미까지 잇단 순방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는 국무회의를 대행 주재했다.


지난 28일 국무회의에서는 대통령의 미국 순방 성과(9500억달러 규모 반도체 협력, 5GW 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 협력)를 소개하며 "외교부와 산업통상부 등 관계부처는 순방의 성과가 국민과 기업이 체감하는 변화로 빠르게 연결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같은 자리에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고,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도 640억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경제 성과를 짚기도 했다.


자살 예방 정책의 현장 집행도 챙겼다. 한 총리는 "자살사망자가 지난해 10월 이후 전년 동월 대비 7개월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천명지킴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 자살사망자를 1000명 줄이겠다는 목표 아래 고위험군 긴급 대응과 자살 빈발 장소 관리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정책은 수립만큼이나 제대로 집행하고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계부처의 현장 점검을 주문했다.


총리실 참모진 구성도 취임 초 신속하게 마무리됐다. 채이배 전 의원이 비서실장에, 서은숙 전 부산진구청장이 정무실장에, 박홍환 전 스트레이트뉴스 편집국장이 공보실장에 각각 임명됐다. 국무조정실장에는 예산 전문가인 임기근 전 기획예산처 차관이 발탁돼 정책 조율과 정무 라인이 한 달 만에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중기부 장관 시절(2025년 7월~2026년 6월, 11개월) 행보를 보면 한 총리 특유의 스타일을 가늠할 수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그는 재임 기간 창업·벤처(61회), 중소기업(51회), 소상공인(44회) 등 총 156건의 현장 일정을 소화했다. 월평균 14회꼴이다. 현장에서 접수한 애로사항 164건 중 132건(80.48%)을 수용했다. 현장 중심의 실행력이 강점으로 꼽혀온 셈으로, 총리 취임 후 한 달간 보여준 속도감 있는 행보도 이런 스타일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다음 관문은 8월 초로 예정된 부동산 세제개편안 발표다. 두 차례 토론회에서 수렴한 의견이 실제 개편안에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총리 주도 토론회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총리는 지난 27일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대토론회 방식 외에도 주제별로 현장에 나가 지방 현장을 다니며 지역 의견을 듣겠다"고도 예고했다. 서울 중심으로 진행된 두 차례 토론회를 넘어, 실제 지방 순회 일정이 뒤따를지가 관건이다.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의 새 관세 조치, 청년 고용 악화 등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실행형 총리라는 이미지가 두 번째 달에는 실제 정책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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