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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김범석, 일단 '대기업 총수' 부담 덜었다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7.14 15:40
수정 2026.07.14 15:41

법원, 金 의장 친족 주식·거래 내역 공시 의무 제동

"회복 어려운 손해 우려" …공정위 처분 효력 정지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11일(현지시간) 쿠팡 배너가 정면을 장식한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쿠팡은 종목 코드 CPNG로 뉴욕 증시에 입성했다. 2021.3.12.ⓒ뉴욕=AP/뉴시스

김범석 쿠팡 의장을 대기업 집단의 실질적 총수로 지정하려던 정부의 계획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새로 만든 외국인 총수 지정 기준을 처음으로 적용해 내린 처분이었으나, 법원이 쿠팡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관련 절차가 일시 중단됐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권순형)는 14일 쿠팡과 김 의장 등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처분 효력 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이번 결정으로 김 의장을 쿠팡의 총수로 바꾼 처분, 김 의장에게 총수로서 친족 관련 자료를 내라고 요구한 처분의 효력이 멈추게 됐다. 처분은 본안판결 선고일 다음 30일까지 법적 효력이 멈춘다.


재판부는 신청인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생기는 것을 막을 긴급한 필요가 있다며, 처분의 효력을 잠시 멈춘다고 해서 공공복리에 큰 해가 된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그간 외국 국적인 김 의장을 총수로 지정한 전례가 없고, 대기업 총수 일가의 특혜나 꼼수 경영도 없다는 이유로 한국 법인인 쿠팡 주식회사 자체를 총수로 지정해 왔다. 하지만 올해 외국인도 총수로 지정할 수 있는 기준을 새로 만들면서 김 의장을 첫 타깃으로 삼았다.


공정위가 판단을 바꾼 결정적 계기는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씨였다. 공정위는 동생 김씨가 국내 계열사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봤다. 친족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아야 법인을 총수로 인정해 준다는 예외 규정을 쿠팡이 어겼다는 취지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4월 김 의장에게 친족 현황 등의 자료를 요구한 바 있다.


쿠팡 측은 즉각 반발해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정식 소송을 제기하는 동시에, 재판이 끝날 때까지 처분을 멈춰달라는 신청을 냈다. 김 의장과 친족들이 한국 계열사의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아 대기업 특유의 일감 몰아주기 같은 사익 편취를 할 우려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쿠팡 측은 지난달 법원 심문에서 쿠팡은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라며, 국내법에 맞춰 김 의장 친족의 주식 현황이나 계열사 정보를 섣불리 공시했다가 미국 등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집단소송을 당할 실질적인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정위는 현장 조사 결과 동생 김씨가 임원급으로 경영에 참여한 사실이 명백히 확인됐다며 외국계 기업이라는 이유로 국내 대기업들과 다른 특혜를 줄 수는 없다고 맞섰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5월 직권으로 임시 정지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양측의 주장을 신중히 검토한 끝에 이날 최종적으로 쿠팡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쿠팡은 정식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김 의장과 그 일가가 보유한 주식 현황이나 거래 내역 등을 대중에 공개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 공정위 처분이 정말 정당했는지에 대한 최종 결론은 향후 열릴 정식 재판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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