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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SK하닉 투자자 신중해야"...경고 뒤 찾아온 급락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입력 2026.07.13 17:01
수정 2026.07.14 09:25

투자은행가 출신 칼럼니스트 슐리 렌 “국가적 기대·투자자 희망 지나쳐”

국내 증시서 15% 하락…美 ADR 상장 기대감 선반영에 차익실현 매물↑

차익거래 우려에 2Q 실적 경계감도 작용…이달 들어 첫 200만원선 하회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 있다. 이 날 SK하이닉스 주가는 15%넘게 급락했다. ⓒ연합뉴스

블룸버그가 SK하이닉스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기대와 투자 리스크를 지적하는 칼럼을 게재한 이후 국내 증시에서는 SK하이닉스 주가가 15% 넘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투자은행가 출신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슐리 렌은 12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앞으로 더 많은 황금알을 낳아야만 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SK하이닉스가 한국 경제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지만, 동시에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렌은 "SK하이닉스를 국가의 사회경제적 문제들에 대한 해법으로 바라보는 한국 진보 정부를 시작으로 이제 모두가 이 '돈나무'를 흔들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대도약을 위한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SK하이닉스가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남서부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약속한 점을 언급하며 "정부는 편리하게 생산능력을 국부와 동일시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역시 반도체 생산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봤다. 렌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압박해왔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존 350억 달러 규모를 넘어서는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것도 정치적 압박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렌은 SK하이닉스의 성장 전망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투자자들이 장밋빛 전망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SK하이닉스 경영진이 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이 월가 전망보다 더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생산능력을 확대한다고 해서 반드시 주주 환원이나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라며, 향후 5년 내 대규모 공급이 시장에 풀릴 경우 현재의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뒤집히고 업황 하강이 나타날 가능성을 제기했다.


렌은 최근 SK하이닉스 주가 상승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가 크게 늘어난 점도 언급했다. 그는 외국 기관 투자가들의 매물을 개인 투자자들이 받아내는 과정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손실을 봤다며 “최 회장에게는 답해야 할 수백 만 명의 소액 투자자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투자자들을 향해서도 "뒤늦게 합류한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이 한국 기업의 글로벌 위상 확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동시에 반도체 산업에 국가적 기대와 투자자들의 희망이 지나치게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왼쪽부터 최재원 SK스퀘어 수석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유정준 SK(주) 미주총괄 부회장 ⓒ뉴시스

이 같은 경고가 나온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렸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33만5000원(15.37%) 내린 18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데다 국내 본주와 미국 예탁주식 간 가격 차이를 활용한 차익거래 우려, 2분기 실적 경계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장중 300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고점 대비 38.5% 하락했고 이달 들어 처음으로 200만원선 아래로 내려왔다.


SK하이닉스 예탁주식(ADS)은 지난 10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공모가 대비 12.76% 오른 168.01달러에 첫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상장 이후 국내 주가에 반영됐던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났고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을 밑돌 수 있다는 우려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증권가에서는 ADR 상장에 따른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수급 불안과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SK하이닉스 주가는 HBM 등 AI 반도체 수요 성장세와 2분기 실적, 글로벌 AI 기업들의 설비투자 전망, 레버리지 투자 포지션 정리 여부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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