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수급 회복 꺾이나"…식품업계, 중동전쟁 재점화 우려 커진다
입력 2026.07.14 07:08
수정 2026.07.14 07:08
미국·이란, 종전 합의 3주 만에 또 무력 시위
포장재·물류비 등 원가부담 상승 우려 지속
호르무즈 봉쇄…"장기화시 가격 인상 불가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라면을 살펴보는 모습.ⓒ뉴시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되면서 국내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양국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기대됐던 나프타 가격과 수급 안정 가능성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종전 기대감에 힘입어 정상화 조짐을 보이던 나프타 수급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으로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17일 종전 합의에 서명한 양국은 불과 3주 만에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놓고 전면전에 준하는 대규모 충돌에 들어갔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주요 원유·원료 수송로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역시 주로 이곳을 통해 운송된다. 나프타는 비닐봉투와 플라스틱 용기 등 식품 포장재 생산에 쓰이는 핵심 원재료다.
식품 제조 공정에서 플라스틱 용기와 필름, 비닐 포장재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만큼, 식품업계 입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차질이 발생하면 원가 부담에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수급 불안'이다.
한국식품산업협회에 따르면 나프타 공급량은 중동분쟁 발발 직후인 지난 4월 평시 대비 70% 수준까지 급감했다가, 지난달 기준 평시 대비 80~90% 수준까지 회복했다.
그러나 무력 충돌이 재개되면서 이같은 수급 안정화 기대도 사실상 무산 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장재 재고 상황을 밝히긴 어렵지만, 6월 말 나프타 수급 안정기에 물량 확보는 해놓은 상태"라면서도 "종전을 합의한 지 한 달도 안 돼 전쟁이 재발했고 또 다시 장기화 할 경우 업계엔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들이 정박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중동 전쟁 재발이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포장재 물량을 미리 계약해 수급에 차질이 크지 않을 지 몰라도, 중견·중소업체 상황은 다르다"며 "만약 전쟁이 장기화 할 경우 올해 하반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면서 불거진 해상물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물류비용 증가도 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식품기업들은 해상운임 상승과 포장재 수급 불안이 겹칠 경우 원가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 이는 가공식품에 이어 외식 메뉴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오르는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최근 '전면전'을 불사하는 양국 태도를 미뤄보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대치와 긴장감은 무기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지난 11일 성명에서 미국 측에 "강력한 피의 보복"을 다짐한 바 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중동 전쟁 재점화 이후 나프타 가격이 30% 이상 상승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직접 원가인 나프타 뿐만 아니라 국제 유가 상승분에 따른 간접 비용인 물류비까지 상승하는 악재로 인해 식품사들은 그간 눌러오던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