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가 바꾼 식단"…식품업계, 단백질 넘어 '통합 웰니스' 재편
입력 2026.07.15 07:30
수정 2026.07.15 07:30
위고비 등 'GLP-1' 비만치료제 확산에
단백질·장 건강·혈당관리 제품 잇따라
체중감량 넘은 대사 건강관리로 진화
ⓒ게티이미지뱅크
위고비·마운자로 등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확산이 식품업계의 제품 개발 방향을 바꾸고 있다.
기존의 고단백 제품 중심이던 식품 시장은 비만치료제 확산에 따라 장 건강과 혈당 관리, 맞춤형 영양까지 아우르는 '통합 웰니스'로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면서 이들이 먹고 마시는 식품 선택 기준도 변화하고 있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460억7300만 달러(약 70조원)에서 2034년 978억6200만 달러(약 149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한국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억7700만 달러(약 5700억원)로 집계됐다. 미국·브라질·캐나다·호주에 이어 세계 5위다.
GLP-1은 식욕과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체내 호르몬이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이 호르몬의 작용을 모방해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을 억제한다.
또 위에서 음식물이 배출되는 속도를 늦추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체중 감량과 혈당 관리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가 옷차림이 얇아지는 봄을 맞아 몸매 관리 등을 위한 단백질·저칼로리 식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뉴시스
다만 식사량 감소로 체중이 줄더라도 근육량과 필수 영양소가 함께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단백질을 비롯한 주요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이에 국내 식품업계도 단순한 고단백 제품을 넘어 장 건강과 혈당 관리, 영양 균형까지 함께 고려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813억원에서 2023년 4500억원으로 6배 가까이 성장했고 올해는 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aT에 따르면 실제 단백질 RTD(즉석에서 바로 마실 수 있는) 음료 시장도 2025년 기준 1245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81%를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비만치료제 처방 건수가 올해 1분기에만 약 80만건"이라며 "추후 위고비필, 파운데요 등 먹는 치료제가 국내 출시될 경우 사용층은 더욱 확대될 것이고, 업계도 수요에 맞는 제품 출시 및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식품업계는 단백질 중심 제품을 넘어 장 건강과 혈당 관리, 맞춤형 영양을 아우르는 '통합 웰니스'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GLP-1 치료제가 확산되면서 단순한 체중 감량보다 근육 유지와 체내 대사 전반에 걸친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의 전망에서도 확인된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는 GLP-1 확산으로 식품산업이 단백질·식이섬유·장 건강·혈당관리를 결합한 '통합 웰니스'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텔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소비자는 건강 뿐 아니라 회복력·지속가능성·삶의 질까지 고려한 제품을 선택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업계에서도 관련 제품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hy는 자사 장 건강 브랜드 '윌'을 중심으로, CJ웰케어는 'BYO 유산균'을 앞세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상웰라이프 역시 혈당 관리용 균형영양식 '뉴케어 당플랜'을 통해 맞춤형 영양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의 중심축이 고단백, 장 건강, 혈당 관리에 이어 GLP-1 시대의 맞춤형 영양관리로 이동하고 있다"며 "업계에서도 건강지향 소비자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비만치료제 확산에 따라 식품 트렌드가 기존의 체중 감량 중심에서 건강한 대사 관리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유경 경희대 의학영양학과 교수는 "GLP-1 시대는 얼마나 많이 빼느냐 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감량하고 대사 건강을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식품업계의 신성장 전략은) 단백질, 장 건강, 혈당 관리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재편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