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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센느의 역주행, 중소돌의 기적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7.11 07:00
수정 2026.07.11 07:00

리센느.ⓒ더뮤즈엔터테인먼트

최근 국내 대중음악계에 눈물 어린 대이변, 기적의 역주행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아이오아이 ‘갑자기’의 멜론 ‘톱 100’ 차트 1위에 이은 리센느의 1위 등극 사건이다. ‘갑자기’를 끌어내리고 리센느의 ‘러브 어택’이 1위에 올랐다. 두 사건은 기적적인 대이변으로 대형기획사가 아닌 팬들이 만든 신드롬이자, 가수와 팬들이 모두 눈물을 흘렸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갑자기’가 9년만의 복귀로 홍보의 힘 없이 팬들에 의해 1위에 올랐다는 점이 매우 놀라운 대이변이었다면, ‘러브 어택’은 중소기획사의 무명 걸그룹이 발표했던 2년 전 노래가 역주행했다는 점이 대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대형기획사의 자본력과 고정 팬덤의 힘이 워낙 강해져서 그런 뒷 받침을 받지 못한 팀이 1위에 오르는 게 거의 불가능해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리센느의 지난 2024년곡 ‘러브 어택’이 1위에 오르는가 하면 리메이크 신곡 ‘프리티 걸’도 상위권에 오르고 그 밖의 노래들도 잇따라 역주행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최근 케이팝계 분위기에선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역주행 폭발의 직접적 계기는 원이의 유튜브 개인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안원잘부)였다. 여기에 거제 출신인 원이가 일본인 멤버 미나미와 출연했는데 갸루 분장을 한 미나미가 갑자기 ‘거제 야호’라는 맥락 없는 말을 뜬금없이 했다. 이게 국내 숏폼 트렌드를 강타하면서 올해 젊은이들 사이에서 최대 유행어중 하나가 됐다.


이후에도 원이는 거제를 찾는 영상을 올렸고 막내 멤버 제나와 경상도 사투리 티키타카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영상들이 인기를 얻으며 거제·경주·수원·고양시 등에 잇따라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등 ‘지역 살리는 걸그룹’ 이미지를 쌓았다. 청량하고 무해한 이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팀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


그것이 곡의 인기로 이어지면서 급기야 1위 등극에까지 이른 것이다. 중소돌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1위가 현실화되자 멤버들은 자다가 일어나 라이브 방송을 하며 팬들과 눈물을 펑펑 흘렸다.


최근 10위권까지 올랐던 역주행 동력에 마지막 한 방을 더해준 사건이 일베 논란이었다. 원이의 영상에서 연출자가 어두운 조명을 보며 "무섭노"라고 하자, 원이가 이를 받아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했다. 이를 두고 MBC경남 김현지 PD가 “여성 아이돌과 PD가 사이좋게 ‘노노’를 주고받고 있어 무척 속상했다”며 일베 문제를 지적했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도 사투리와 일베 어투는 다르다며 논란에 가세했다.


영상만 보고선 일베 어투인지 경상도 사투리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이 논란이 거세게 일어나자 국립국어원은 어느 한 쪽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럴 땐 평소 말투를 참고해야 한다. 보통은 아이돌이 사투리를 쓰지 않는다. 하지만 원이는 앞에서 설명했듯이 경상도 사투리 쓰는 거제의 딸 캐릭터로 뜬 아주 특수한 사례의 아이돌이다.


그렇다보니 리센느의 팬들이 일베 지적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보통 팬들은 자신의 스타가 억울한 일을 당하면 결집하면서 화력이 강해진다. 그것이 이미 역주행을 시작한 ‘러브 어택’의 상승에 마지막 한 방이 됐고 ‘프리티 걸’ 공개 효과도 함께 작용해 1위로 밀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리센느의 인지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한 효과도 있었다.


이러한 배경과 더불어 노래 자체가 좋은 데다, 리센느가 데뷔 이후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해 온 점도 뜨거운 지지의 이유가 됐다. 큰 회사의 도움 없이 열정을 다 하는 모습에서 많은 이들이 자기 자신의 모습을 봤다. 그래서 리센느에게 감정이입하고 그들의 성공에 감격하게 된 것이다. 아이오아이가 팬들에 의해 팀이 역주행한 사례라면 리센느는 팀과 곡이 모두 역주행한 것인데 팬과 가수가 함께 만들어가는 이 놀라운 이야기들에 케이팝계가 뜨거워지고 있다.


글/ 하재근 문화평론가


※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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