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이철우, 호남 반도체 800조 투자 직격…"입지 선정 투명하게 밝혀라"
입력 2026.06.29 17:16
수정 2026.06.29 17:28
"李대통령 독대 직후 발표…입지 선정 기준 철저히 베일"
"TK에 반도체 협력 기업 470개, 소부장 1700여개인데
TK 배제하고 투자 발표…정치적 외압 의혹 파헤칠 것"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호남권 반도체 대규모 팹 투자 발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전남·광주 등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하자 대구·경북(TK)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가 입지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정부가 지역 산업 기반을 외면한 채 특정 지역에 투자를 집중했다며 입지 선정 기준 공개와 국회 차원의 검증을 요구했다.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는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TK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정부의 전남·광주 반도체 생산기지 조성 계획을 비판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정부의 이번 계획을 '특정지역 몰빵 투자'라고 규정하며 "그간 '국가 첨단전략 산업법(2022년 시행)'을 제정하고 지역에 반도체 특화단지를 지정하며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달려온 국회와 정부, 우리 국민의 노력을 일거에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기형적으로 수도권 중심의 구조를 강화해 온 우리나라에서 비수도권에 국가 첨단산업을 배치하는 건 분명 환영할 일이다. 패키징 공장이 호남으로 가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반도체 전공정 팹까지 가는 건 지역의 산업 기반과 경쟁력을 고려할 때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국민들께서 '정치적 개입이 있는 것 아니냐' 하는 것도 이러한 부분이 납득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대구·경북에는 SK실트론, LG이노텍, 원익큐앤씨와 같은 앵커기업을 비롯해서 반도체 협력 기업 470여개, 1700여개 소부장 전문기업이 모여 있다"며 "이 기업들은 정부의 5극 3특 정책에 따라 수조원의 지역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데 오늘 대구·경북을 배제한 정부의 투자 발표는 우리 기업들의 지역 투자를 위축·취소시키고 최악의 경우에는 기업 이전을 압박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광주·전남에 전공정 팹까지 가게 된다면 우리 지역을 지탱하고 있는 협력기업들도 따라갈 공산이 크다"며 "그 결과는 대구경북 산업경제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균형발전이라고 할 수 있겠나. 특정 지역을 말려 죽이는 일"이라고 했다.
추경호 대구광역시장 당선인도 "오늘 발표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그 내용과 과정은 오히려 지역 간 갈등과 불신을 키우는 국가균열발전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와 기업이 그 결정 과정과 절차를 국민과 주주 앞에 투명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이번 발표는 영남과 호남을 또다시 갈라치는 정치적 결정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추 당선인은 "대통령과 기업 총수의 독대 직후 특정 지역에 수백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과 국가 지원이 발표됐지만 가장 중요한 입지 선정 기준과 검토 과정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평가표와 검토 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추 당선인은 "대구·경북이 검토 대상에 포함됐는지, 포함됐다면 어떤 평가를 받았고 왜 제외됐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검토 대상에서조차 배제됐다면 명백한 지역차별, 지역 홀대이자 국가 산업정책의 합리성과 공정성, 투명성을 뒤흔드는 일"이라고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이번 투자 결정이 정치적 고려가 아닌 시장과 경쟁력에 따른 판단이었다는 걸 설명해줄 것을 요청했다. 추 당선인은 "천문학적 액수의 장기 투자가 대통령 밀실 독대 직후 전격 발표한 것이 과연 글로벌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판단이느냐"라고 질타했다.
국회에는 즉시 상임위를 개최해 '첨단산업단지 입지 결정 검증 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국회 차원에서 청와대와 관계 부처, 해당 기업의 입지 선정 과정 전반을 철저히 검증해달라고 제안했다.
이인선 대구광역시당위원장은 "상임위 현안질의와 국정감사는 물론 필요하다면 국정조사 등 국회가 가진 모든 권한을 총동원해 이번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정부의 정치적 압박이나 외압이 없었는지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