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레지던스 대박이라는데…'대주주 족쇄'에 눈물짓는 한미
입력 2026.06.29 10:05
수정 2026.06.29 10:47
작년 반포 시니어케어 사업 출자 의결했다 신동국 회장 반대로 철회
성모병원 참여 불확실하다며 제동 걸었지만…최근 사업 참여 공식화
초고령사회 ‘황금알을 낳는 거위’ 부상…사업기회 놓친 한미그룹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초고령사회에 진입과 함께 미래 유망사업으로 떠오르는 ‘시니어 레지던스’. 바이오, 제약, 헬스케어 등 유관 업종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업들이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이 분야에 뛰어들며, 실제 ‘대박’을 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업기회를 놓쳐 아쉬움을 곱씹는 기업도 등장했다. 지난해 반포 시니어케어 사업에 출자하려다 대주주의 제동으로 철회한 한미그룹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가톨릭대 산업협력단은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내 옛 반포 쉐라톤 팔래스호텔 부지 복합개발사업인 ‘포스 힐 반포(Phos Hill Banpo)’ 시행법인인 폴코리아반포PFV와 단지 내 웰니스 시설 조성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포스 힐 반포는 지하 9층에서 지상 49층 규모 대형 메디컬 리커버리 복합단지로 조성되며, 지하 1~2층에 메디컬 허브를 조성해 가톨릭대학교가 운영 및 인근 서울성모병원과의 의료지원 연계를 담당한다.
이 사업에는 당초 한미그룹도 참여할 예정이었다.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지난해 6월 5일 이사회에서 폴캐피탈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반포 시니어케어 사업에 160억원 이상을 출자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당시는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주요 경영사항에 영향을 행사하는 상황이었으나, 이사회 때만 해도 직접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조건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사업 참여는 확실시됐다.
하지만 주말이 낀 현충일 연휴 직후 6월 9일 다시 열린 이사회에서 이 안건은 철회됐다. 신 회장이 서울성모병원의 사업 참여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를 들어 사업 중단을 주장하면서 이미 의결된 사안을 나흘 만에 철회한 것이다.
1년여가 지난 현재 포스 힐 반포 사업에 가톨릭대 산학협력단이 사업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신 회장이 사업 철회의 근거로 제시했던 ‘서울성모병원 사업 참여 불확실성’은 잘못된 판단이었음이 증명됐다. 가톨릭대 산학협력단은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한 대학 부속 의료기관들과 산학협력 업무를 전담하는 기관이다.
한미그룹으로서는 서울 노른자위 땅에서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 뛰어들 기회를 날려버렸다. 최근 경쟁 제약사들이 잇달아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 뛰어드는 상황을 감안하면 안타까움은 더 크다.
종근당의 경우 계열사 종근당산업을 통해 종근당산업은 2021년 서울 강동구 ‘벨포레스트강일’, 2023년 경기도 분당 ‘더헤리티지너싱홈’을 잇달아 인수했고, 최근 ‘벨포레스트용인’까지 인수하며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대웅제약도 계열사 대웅개발을 통해 경기 하남에 시니어 레지던스 ‘케어허브’를 조성하고 해외 진출도 추진 중이다. 일성아이에스는 의정부 리듬시티에서 노인복지주택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차바이오텍 계열 차헬스케어도 서울 용산의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소요한남’에서 의료·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시니어 레지던스는 시기가 문제일 뿐 일단 시장이 개화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실제 최근 청약을 진행한 서울 용산구의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 ‘소요한남 바이(by) 파르나스’는 입주 보증금이 50억원에 달하는 고가 상품임에도 111가구 모집에 1483명이 몰려 평균 13.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정 전용면적의 경우 경쟁률이 50대 1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니어 레지던스는 고령화 시대 유망 사업이자, 제약 업계에서 전공을 살려 투자할 수 있는 분야기도 하지만, 부동산과 연계돼 있어 기대효과 대비 리스크가 작다”면서 “포스 힐 반포의 사업 진행 상황과 청약 결과를 봐야겠지만 소요한남과 같이 대박을 칠 경우 한미로서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