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데드크로스' 마주한 李대통령, '메가 프로젝트'로 반전 노린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6.28 00:00
수정 2026.06.28 00:12

29일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

김용범 "나오는 숫자들 매우 낯설 것"

총리 교체·文 회동까지 2년차 반등 카드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9일 청와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직접 주재한다. 반도체, 기가와트(GW)급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로봇 등 3대 분야에 걸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세계 1·2위 기업들의 초대형 국내 투자 계획이 한꺼번에 공개될 전망이다. 이러한 행보가 데드크로스 국면을 벗어날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29일 행사 윤곽을 미리 공개했다. 김 실장은 "정부와 기업이 같이 노력해 만든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자리"라며 "나오는 숫자들이 매우 낯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실장은 "반도체와 아주 거대한 기가와트 단위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를 건설하는 계획, 그리고 피지컬AI·로봇까지 3대 분야"라며 투자 규모가 워낙 커 발표 직후 사실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 주체가 정부 압박에 의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김 실장은 투자 주체가 세계 1·2위 기업들인 만큼 정부가 쥐어짜서 만든 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실장은 보고회 이후 지역별 릴레이 설명회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재계 안팎에서 거론되는 삼성그룹의 1000조 원대 투자설과 관련해서는 구체적 액수를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나오는 숫자들이 매우 낯설 것"이라는 표현으로 역대 최대 규모 투자 청사진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번 보고회의 가장 큰 축은 지역 균형 발전이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호남 및 충청권 투자 계획이 함께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광주·부산 등을 중심으로 한 남부권 혁신벨트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번 보고회는 단순 산업 정책 발표가 아니라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는 균형 발전 청사진을 구체적 숫자와 함께 제시하는 자리"라며 "지방에 첨단 산업을 직접 꽂는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도 지난 2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사실상 보고회 메시지 방향을 미리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1극 체제 극복을 위해 첨단 핵심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영남이나 충청, 강원, 제주, 호남 등으로 확대하는 획기적인 전략 산업 다극화가 필수적"이라며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윈윈하는 모두의 성장 시대를 반드시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일극 체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지금 우리가 겪는 좋은 변화의 태풍은 한순간에 미풍으로 그칠 수 있다"고도 했다.


대기업 총수들과의 사전 조율도 마무리 단계다. 이 대통령은 25일 청와대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초청해 약 1시간가량 단독 회동했고, 이 자리에서 지역 투자 관련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19일에는 최태원 SK 회장과도 별도로 회동한 바 있다.


이번 보고회가 데드크로스 국면에 들어선 이 대통령 지지율 반등의 핵심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51%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41%로 취임 후 처음으로 40%대에 진입했고,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고환율(15%)이 가장 많이 꼽혔다. 민생 영역 평가가 지지율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청와대가 경제 성과 카드로 정면 반전을 노린다는 해석이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 민생과 체감 경기인 만큼, 가시적인 대규모 투자 발표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며 "29일 보고회를 시작으로 지역별 릴레이 설명회가 이어지면 경제 성과 메시지가 한동안 정국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9일 보고회는 청와대 2년차 진용 정비와도 맞물려 있다. 지난 26일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종료 후 29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이뤄지면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6월 말~7월 초 사퇴가 유력한 만큼, 한 후보자 임명이 마무리되면 청와대 2년차 진용이 사실상 완성된다.


7월 1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청와대 첫 단독 오찬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 취임 후 두 사람의 첫 단독 회동이다. 지난 24일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퇴 직후 첫 공개 일정으로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흐름이 회동 시점을 앞당긴 계기로 풀이된다.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친문 갈등이 고조되는 국면에서 통합 메시지가 어떻게 발신될 지가 관건이다.


결국 청와대는 이번 한 주를 총리 교체로 진용을 정비하고, 메가프로젝트 발표로 국정 동력을 끌어올리며, 문 전 대통령 회동으로 통합 메시지를 발신하는 흐름으로 채우며 2년차 본격 가동에 들어간 셈이다. 특히 29일 보고회는 단순한 산업 정책 발표를 넘어 데드크로스 국면을 정면 돌파하려는 청와대의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29일 보고회에서 나올 투자 규모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면 침체된 국정 동력을 단숨에 끌어올리는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다"며 "다만 발표가 구체성을 갖추지 못하거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될 경우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청와대로서도 부담이 적지 않은 승부수"라고 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