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반등·1540원 고환율까지…3%대 물가 잡힐지 '미지수'
입력 2026.06.28 07:03
수정 2026.06.28 07:03
호르무즈 피격에 유가 하루 만에 반등
설상가상 1540원대 환율 폭등까지
"고물가 흐름 장기화 될 가능성 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치솟던 국내 물가도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지난 26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선박 피격 사건으로 유가가 다시 반등한 데다,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복병이다.
지정학적 불안 재발과 고환율이 겹치면서 정부의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은 더욱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28일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오만 해안 인근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화물선이 공격받은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초 국제 유가는 미·이란 종전 소식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공급 불안 우려가 완화되며 전쟁 전 수준까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현지시간 24일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0.34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전날인 2월 27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그 다음날 발생한 선박 피격 사건이 시장을 다시 흔들었다.
이 영향으로 하락세를 타던 국제유가는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5.26달러로 전장 대비 2.06% 상승했으며, 뉴욕상품거래소의 8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71.92달러로 2.25% 올랐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전쟁 직전 수준까지 떨어졌던 두 유종 모두 지정학적 위험이 불거지며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미 글로벌 물가는 오랜 전쟁 여파로 매우 높아진 상태다.
미국의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1% 상승했고,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지난 1월 2.0% 수준에서 지난달 3.1% 수준으로 크게 뛰었다.
전문가들은 당초 유가 안정이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유가가 하루 만에 다시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물가 하향 안정화 시점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유가 재불안 조짐에 더해 국내 물가 발목을 잡는 가장 큰 문제는 고환율이다.
최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1540원 선을 연일 돌파했다.
지난 26일 환율은 1547.3원에 주간거래를 시작해 1540원대를 오르내렸다.
환율이 이처럼 가파르게 오르면 수입하는 원자재와 부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비싸진다.
결과적으로 국제 유가가 달러 기준으로 다소 안정되더라도, 원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지면 국내 기업과 소비자가 체감하는 수입 대금 부담은 줄어들지 않는 셈이다.
여기에 유가가 다시 반등 기미를 보이는 상황까지 더해지면 국내 수입 물가 전반에 가해지는 압박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이번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달러화 강세 흐름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달러 수요 확대도 자리 잡고 있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대미 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이 대표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 투자한 대외금융자산 총액은 1조1492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투자 등으로 국내 자금이 달러로 환전돼 대거 유출되면서 외환시장 내 달러 수요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있다.
이에 외환당국의 고심도 깊어진 모습이다.
구두 개입이나 미세조정 등 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움직이더라도, 당국의 개입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문이 커지면서다.
금융권 전문가는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고물가 흐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쟁 해결 상황에 따라 당분간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