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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운임, 한 달 사이 50% 올라…물가 ‘직격’ 예정 [전쟁 후유증①]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06.25 07:00
수정 2026.06.25 07:00

종전 협정 서명 이후에도 상승세

KCCI, 3주 연속 10% 넘게 올라

2~3개월 후 국내 물가에 영향

종전 넘어 물류 ‘정상화’ 시급

컨테이너선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정에 서명해도 컨테이너 해상운임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한시적이나마 개방했음에도 물류비는 계속 오르기만 한다. 물류비 상승은 2~3개월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치솟는 운임은 국내 물가 상승 압박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쟁이 끝나면 물류비가 떨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컨테이너 해상운임은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발표하는 한국형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최근 3주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주와 유럽 노선을 중심으로 운임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지속 상승하던 KCCI는 종전 협상을 본격 진행하던 5월 말 이후 더 가파르게 치솟았다. 5월 26일 2478p에서 6월 1일 2675p, 8일 3042p, 15일 3349p 올랐다. 지난 22일에는 3747p를 기록했다. 약 한 달 사이 50% 이상 올랐다. 이 속도라면 이르면 다음 주 4000p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주간 매주 10% 이상 오른 컨테이너 운임을 두고 “전쟁은 끝났지만 물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운시장은 종전 협상 자체보다 이후 정상화 과정에 더 주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더라도 선박 운항과 항만 운영이 즉시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동 전쟁 기간 글로벌 선사들은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항로를 운영하며 선박 배치를 전면 수정했다. 일부 선박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장거리 항로를 택했다. 선복 공급과 선박 회전율은 크게 떨어졌다.


이렇게 바뀐 물류 네트워크를 단기간에 원상 복구하기 어렵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항로 하나를 정상화하는 데도 선박 재배치와 스케줄 조정에 짧으면 수주, 길게는 수개월이 걸린다”며 “휴전 선언만으로 운임이 곧바로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시장에는 전쟁 기간 만들어진 ‘전쟁 프리미엄’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선사들이 부담하는 전쟁 위험 보험료와 선박 안전 비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항만 적체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공급망 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더디다.


경기 평택항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뉴시스

화주들의 불안 심리도 운임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전쟁 재발 가능성을 우려한 미국과 유럽 수입업체들이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조기 선적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통상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나타나는 선적 수요가 예상보다 일찍 시작되면서 선복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선사들 역시 운임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급 과잉과 운임 하락으로 수익성이 나빠진 글로벌 선사들은 이번 운임 상승 국면을 실적 회복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 주요 선사들은 최근 잇따라 운임 인상 정책(GRI)을 발표하며 시장 가격 방어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운임 상승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와 내년 대규모 신조 컨테이너선이 시장에 투입되면서 장기적으로는 공급 과잉 압력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운임 강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 홍해 사태와 미-중 갈등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상시화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결국 시장이 기다리는 것은 종전 선언이 아니라 정상화 선언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 항만 적체 해소, 보험료 안정화, 선박 재배치 완료 등이 이뤄져야 비로소 운임도 안정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


한편, 지난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2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26개월 만에 기록한 3%대 상승이다. 중동 전쟁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20% 이상 급등하면서 물가를 끌어올렸다.


재정경제부는 “물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 물가 안정 기조를 더욱 공고히 유지할 계획”이라며 “석유류 가격안정과 함께, 민생물가 TF 등을 통해 여름철 폭염·폭우 대비 선제적 수급관리 등 장바구니 체감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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