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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직전 매듭지어진 철거·매도…한성숙 검증 D-Day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6.25 05:00
수정 2026.06.25 08:00

자료 228건 중 미회신·부실 88건 "맹탕 청문회"

청문회 직전 주택 3채 매도…야권 "보여주기"

연건동 카페 불법 증축 시설도 청문회 직전 철거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시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도덕성 검증 쟁점이 한꺼번에 분출되는 모양새다. 종로구 연건동 카페 불법 증축 1년 방치 건이 본격 점화된 데 이어, 지난 23일 강남 20억원 오피스텔 지인 헐값 임대 의혹까지 새로 불거지면서 야권 공세 수위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여기에 청문회 검증을 위한 자료 제출까지 부실하다는 지적이 새로 더해지면서, 국민의힘은 이미 지명 철회까지 요구한 상태다. 25~26일 이틀 일정의 청문회가 도덕성 검증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지난 18일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열고 청문회 일정을 25~26일로 확정했다. 위원장은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여당 간사는 김한규 민주당 의원, 야당 간사는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이 맡았다. 위원은 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 비교섭단체 1명 등 모두 13명이다.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오른 건 종로구 연건동 카페 불법 증축 1년 방치 건이다. 한 후보자는 2019년 11월과 2020년 1월 매입한 종로구 연건동 단독주택 2채를 허가 없이 통로로 연결했다. 2020년 11월부터는 한 후보자의 동생이 해당 건물을 임대받아 카페로 운영해왔다. 한 후보자는 지난해 7월 종로구 사전 통지에 이어 9월 1차 자진 시정명령, 10월 2차 시정명령 및 이행강제금 부과 예고문까지 받았으나 시정에 나서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12월 약 13만원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됐고, 이를 납부한 뒤에도 동생의 카페 영업은 그대로 이어졌다. 한 후보자 측 인사청문 준비단은 통화에서 "지난 23일 철거가 완료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거짓 해명 의혹도 함께 따라붙었다. 지난해 7월 중기부 인사청문회 당시 한 후보자는 답변서에서 "임차인이 상가 이용객 편의를 위해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한 후보자가 동생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시점은 2020년 11월 13일이지만, 해당 건물 리모델링 공사업체가 같은 해 10월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진에는 이미 연결 통로가 설치돼 사람이 지나다니는 모습이 담긴 사실이 확인됐다. 임대차 계약 한 달 전 이미 불법 증축이 완료된 정황이라는 게 야권의 시각이다.


지난 23일에는 강남 20억원 오피스텔 지인 헐값 임대 의혹도 새로 불거졌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2022년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 '루카 831' 1개 호실(전용면적 54.56㎡)을 20억 7463만원에 매입했다. 한 후보자는 올해 4월 1일자로 지인 A씨가 대표로 있는 S법인과 보증금 1000만원, 월세 15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오피스텔 주변 시세는 월세 300만~400만 원 수준으로, 시세의 3분의 1 가격이다.


자료 제출 부실 논란까지 새 변수로 부상했다. 청문특위 위원인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조 의원이 요구한 자료 228건(지난 23일 오후 6시 기준) 중 5건을 정당한 사유 없이 '미회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검증이 불가능한 '부실 자료'는 83건으로 집계됐다.


조 의원은 "자료도 없고, 증인도 없는 청문회는 검증이 아니라 통과 의례"라며 "한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은 의혹 뒤에 숨지 말고, 자료 제출과 증인 채택으로 국민 앞에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전날에도 "예를 들어 후보자가 평생 헌혈한 적 있냐는 질문에도 개인정보 공개 비동의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총리실은 회신했다고 간주한다"며 자료 제출 거부 행태를 꼬집었다.


특히 조 의원은 "조세 납부와 관련된 자료가 들어오지 않는 건 굉장히 큰 문제"라며 논란이 된 남동생의 '편법 증여' 의혹에 한 후보자 측이 "증여세를 납부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는 짤막한 답변만 보내왔다고 밝혔다.


다주택 보유 문제도 청문회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한 후보자는 청문회 직전에야 보유 중이던 주택 4채 중 3채를 매도해 1주택자가 됐다. 국무총리실 인사청문 준비단은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 후보자가 지난 5월 잠실 아파트 매각에 이어 주택 2채를 추가로 처분해 최종 1주택만을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이날 "고위 공직자의 무거운 책임감을 절감하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선도적으로 이행하겠다"고 했다.


처분 내역을 보면 한 후보자는 실거주 중인 종로구 삼청동 단독주택(전용면적 221.93㎡)을 제외하고,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54.56㎡)과 경기 양평군 단독주택(187.38㎡)을 최근 처분했다. 준비단은 역삼동 오피스텔은 지난해 5월 20억 7463만원에 취득해 이달 23일 15억원에 팔아 5억 7463만원의 손해를 봤고, 양평 단독주택은 2009년 7억 8000만원에 취득해 이달 22일 5억원에 팔아 2억 8000만원의 손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 후보자는 20년간 보유한 서울 송파구 잠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151.01㎡)도 지난달 27일 52억원에 처분해 약 29억 5000만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 아파트 매각 차익을 포함해 한 후보자는 20억원가량의 차익을 얻었고 이 가운데 5억원을 국제구호단체에 기부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같은 정리가 '청문회 직전 부랴부랴 매도'라는 점에서 야권 비판은 더 거세지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동안 다주택자를 두고 "용지를 복사하는 직원조차도 다주택자여선 안 된다"는 강한 메시지를 내왔다.


국민의힘은 한 후보자 지명 직후부터 "다주택자를 '마귀'에 빗대온 정부 기조와 맞지 않는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해 왔다. 야권에선 "한 후보자가 장관 시절엔 다주택을 매도하려는 척만 하다가 총리가 되고 싶어서 뒤늦게 손해 보고 판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한 후보자는 지난해 중기부 인사청문회 당시 종로구 삼청동 한옥을 동생에게 보증금 없이 월세 20만원에 임대한 사실이 드러나 지적을 받았고, 여동생에게도 종로구 주택 일부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임대한 사실이 함께 드러난 바 있다. 야권은 한 후보자가 올해 2월 동생에게 1억원을 추가로 대여한 정황 역시 세법 회피로 보고 있다.


정책 영역에도 비판이 비켜가지 않는다. 한 후보자는 지난 22일 중기부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걱정과 불편을 겪은 이용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야권은 이 사업의 부실 설계가 청년에게 고통을 안겼다는 점을 정조준하는 분위기다. 한 후보자가 네이버 서비스총괄이사(부사장) 재직 당시 네이버가 성남FC에 40억원을 후원한 사안과의 관련성 의혹, 같은 네이버 출신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의 국가AI위원회 부위원장 거론과 맞물린 '네이버 내각' 비판도 청문회 도마에 올라온 상태다.


국민의힘 인청특위 3인(김희정·강승규·조정훈)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 후보자 지명 철회를 정면 요구했다. 이들은 "한 후보자는 개인의 도덕성, 공정성, 국정 운영 적격성 어느 측면에서도 국무총리로서 부적절하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한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문회 검증의 한계도 분명히 드러나는 흐름이다. 야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현재 시점에서는 증인 신청을 아예 받아주지 않아 사실 증인이 나올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아니다"라며 "한성숙 후보자 개인 사안에 대한 검증을 이어가고, 청문회 전에 야권 차원에서 다시 한번 모여 전략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문회 이틀이 진행되는 만큼 일정이 끝나봐야 갈피를 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권 관계자가 지난 23일 저녁 확인한 결과, 종로구 연건동 카페 불법 증축 시설은 실제로 철거된 상태였다. 한 후보자 측이 약속한 시점에 맞춰 청문회 직전 철거가 이뤄진 셈이다. 다만 이 같은 '벼락치기 철거' 자체가 청문회 도덕성 검증의 핵심으로 남는다는 게 야권 시각이다.


임명동의안 처리 방향을 두고도 야권 관계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야권이 이미 소수라 본회의 임명동의안 부결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표결에 불참할지 여부는 한 후보자의 청문회 태도에 달려 있다. 후보자 태도가 지금 같으면 우리가 어떻게 동의를 해 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청문회는 26일 종료되며, 민주당은 29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목표로 한다. 다만 보고서가 채택되더라도 한 후보자가 곧바로 임명되지는 않는다. 국무총리는 장관과 달리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도덕성 검증 쟁점이 한꺼번에 분출된 만큼, 청문회 흐름이 본회의 표결 정국까지 어떻게 이어질지가 향후 정치권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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