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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거듭한 한성숙 청문회…다주택·카페·정보 유출 논란 봇물(종합)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6.25 23:00
수정 2026.06.26 00:08

"마귀서 사람 됐냐"에 "그런 것 같다, 송구"

"6·25 남침이냐"에 "북침" 답했다 곧바로 정정

조정훈 '미꾸라지' 발언에 회의 정회 사태도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한성숙)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첫날인 25일, 회의장은 여야 공방과 함께 한 후보자의 사과 답변으로 더 자주 채워졌다. 다주택 처분 논란, 종로구 연건동 카페 불법 증축 1년 방치, 모두의 창업 개인정보 유출 사고, 6·25 남침 답변 실수까지, 청문회 전반에 걸쳐 한 후보자 입에서 "죄송하다"는 표현이 반복됐다. 야권의 도덕성 정조준은 거셌고, 여권은 'AI 적임자' 카드로 한 후보자를 엄호했지만, 한 후보자 본인의 답변 강도가 청문회 분위기 자체를 가른 모양새다.


두 번 연속 '증인 0명' 청문회…출발부터 신경전


청문회는 시작부터 증인·참고인 부재를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은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증인도 참고인도 없는 맹탕 청문회로 전락한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지난해 김민석 국무총리 청문회에 이어 증인 없는 청문회가 뉴노멀로 자리 잡는 흐름"이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특히 성남FC 뇌물 공여 의혹 규명을 위해 당시 네이버 수장이었던 김상헌 전 대표이사 등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지만 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점을 부각했다.


여당 간사인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성남FC 관련 증인을 제외하면 대부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야당에 전달했다"며 "국민의힘이 요구한 자료 중 후보자와 무관한 선거관리위원회 관련 요청이 적지 않았다"고 맞섰다.


다주택 청문회 직전 정리…사과로 점철된 답변


본격 질의가 시작되자 야권 공세는 다주택 처분 논란으로 모였다. 한 후보자는 청문회 직전 보유 주택 4채 중 3채를 매도해 1주택자가 됐고, 이 과정에서 20억원가량의 차익을 본 뒤 5억원을 국제구호단체에 기부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3일 자신의 SNS에 "돈이 마귀라더니, 설마 마귀에게 최소한의 양심마저 빼앗긴 건 아니겠지요?"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다주택자 부동산 투기를 정조준한 표현이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이 글을 청문회장에서 꺼내 들었다. 김 의원이 "청문회 직전 집을 다 팔았으니 마귀에서 사람이 된 것 아니냐"고 비꼬자, 한 후보자는 "의원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사람이 된 것 같다"며 머쓱한 반응을 보였다. 한 후보자는 곧이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게 다주택 관련된 부분에서는 죄송스럽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한 후보자는 매각 경위와 관련해 "민간으로 살았던 시절과 공직의 무게는 굉장히 크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때 이후부터 모든 다주택 관련 부분은 매물로 내놓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경기 양평 단독주택 매각에 대해서는 "매입했던 가격보다 조금 낮게 처음에 7억원 정도에 내놨다가 5억원에 매매했다"고 부연했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한성숙)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카페 철거 1년 늦어진 점 죄송"…양평 정원도 새 의혹


데일리안이 앞서 단독 보도한 종로구 연건동 카페 불법 증축 1년 방치 의혹에 대해서도 한 후보자는 사실상 사과 입장을 거듭 내놨다. 한 후보자는 2019년 11월과 2020년 1월 매입한 종로구 연건동 단독주택 2채를 허가 없이 통로로 연결한 뒤, 2020년 11월부터 동생이 임대받아 카페로 운영하도록 했다. 지난해 7월 종로구 사전 통지에 이어 9월 1차 자진 시정 명령, 10월 2차 시정 명령 및 이행강제금 부과 예고문까지 받았으나 시정에 나서지 않다가, 청문회 직전인 지난 23일에야 철거가 이뤄졌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중기부 인사청문회 때 지적된 사안인데 이번에 총리 후보자로 지명받고 철거하기로 한 것 아니냐"며 "종로구청 시정 명령을 받고도 계속 무시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한 후보자는 "지금 현재 모두 철거 완료했다. 철거까지 늦게 간 부분은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시정 명령 미이행 논란에 대해서는 "무시한 것은 아니다"라며 "종로구청 실무 담당 공무원과 계속 상의했고, 봄부터 협의해 디자인 업체를 섭외해 진행했던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청문회에서는 경기 양평군 단독주택 농지에 지자체 허가 없이 정자를 세우고 관상수를 심었다는 새로운 의혹도 거론됐다. 한 후보자는 "집을 살 때부터 있던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정자를 철거한 배경에 대해서는 "매매를 하는 단계에서 집을 사시는 분이 정자를 철거해 주면 좋겠다고 해서 철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모두의 창업 정보 유출…"장관으로서 다시 사과"


지난 15일 발생한 모두의 창업 1기 합격자 5000명 개인정보 유출 사고도 도마에 올랐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해킹으로 관리 부실, 은폐 의혹에다 부실 대책 논란까지 불거졌는데 출근길 사과 한 번으로 면죄부를 받아 총리로 지명되면 국민이 납득하겠나"라고 직격했다.


한 후보자는 "담당했던 장관으로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처리할 부분, 책임져야 할 부분에 대해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향후 사업 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문제점을 보완해 2기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심사위원 등 문제가 지적된 부분을 보완하고, 청소년 캠프와 대학생을 위한 단기 캠프도 마련해 다양하게 창업 경험을 할 수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한성숙)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6·25 76주년 청문회…"북침" 답변 후 황급히 정정


청문회 당일이 6·25 전쟁 76주년이었던 만큼 안보관 검증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김선교 의원이 "북한이 우리 주적이냐"고 묻자 한 후보자는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곳들은 다 우리의 적인데, 북한은 위협이기도 하고 동포이기도 한 이중적 상황"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이 곧바로 "6·25가 남침이냐"고 묻자, 한 후보자는 "북침"이라고 답했다가 곧바로 "죄송하다. 남침이다. 긴장했다"고 정정했다. 안보관과 직결된 기초 질문에서 빚어진 실수라는 점에서 야권의 검증 공세에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국무총리 후보자는 향후 남북 관계가 발전되면 총리 회담도 수행해야 할 분인데, 젊은 층이 농담처럼 소비하는 주적 프레임을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한 후보자를 엄호했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금지옥엽으로 키운 자식들에게 총을 들려 국회를 향하게 한 사람들이 주적"이라며 "대한민국의 민주헌정 질서를 군사력을 동원해 파괴하려 한 것이 주적"이라고 12·3 비상계엄 사태를 빗대 맞받기도 했다.


'미꾸라지' 발언으로 회의 정회까지


여야 격돌이 격해지면서 청문회는 도중에 정회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 후보자를 향해 "민간에서 공직으로 옮겨 가는 과정에서 과연 소신이라는 것이 있는가, 약간 미꾸라지 같은 느낌이 든다"고 발언한 것이 발단이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곧바로 "후보자가 정부 방침에 맞춰 손해를 보고 부동산을 팔았는데, 관직을 위해서 판 것처럼 매도하는 게 맞느냐"며 "품격을 잃은 언행에 대해 위원장이 단호하게 지적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 의원은 앞서 김선교 의원의 '마귀에서 사람' 발언에 대해서도 "왜곡하지 말라. 돈을 가지고 마귀라고 한 건데 사람한테 마귀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한성숙)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문을 제출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당은 'AI 적임자' 카드…한 후보자 "일만 하는 총리"


민주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 엄호에 집중했다. 김동아 의원은 "한 후보자는 우리나라 1세대 벤처기업을 글로벌 빅테크로 키워낸 인물이자, 남성 중심 사회의 유리천장을 뚫어낸 여성들의 롤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백승아 의원도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시대적 과제로 삼고 있는데, 평범한 직장인에서 출발해 국내 대표 디지털 기업을 이끌어온 리더로서 한 후보자는 둘도 없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한 후보자도 모두발언에서 본인의 강점을 분명히 했다. 한 후보자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 오직 일에만 집중해서 성과를 내는 총리가 되겠다"며 "30년 현장에서 체득했던 경험과 철학을 국정 운영에 모두 쏟아붓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AI 대전환을 핵심 국정 목표로 제시하며 "AI 전환과 수출 호황을 통해 축적된 과실은 차세대 첨단산업과 미래 원천기술, 창업·혁신 생태계 창출에 재투자돼야 한다. 국가 잠재성장률 곡선을 우상향으로 반전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민석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지난 1년 국가 정상화와 민주주의 회복 기반을 다지고 큰 성과를 끌어내셨다"고 평가하며 "여야를 떠나 국회와 긴밀히 소통하는 협치의 가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26일 이어진다. 청문회가 마무리되면 여야는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과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 여부를 두고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첫날 한 후보자가 다주택, 카페 철거, 정보 유출 등 핵심 도덕성 쟁점마다 사과로 응한 만큼, 둘째 날 야권이 추가 카드를 어디까지 풀어낼지가 향후 표결 정국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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