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은 협상 대상 아니다"…이란 대통령, 美 종전 MOU와 선 긋기
입력 2026.06.24 05:29
수정 2026.06.24 10:17
23일(현지시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선전판이 늘어서 있다. ⓒAP/뉴시스
이란이 미국과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이행하면서도 자국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만큼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은 미국과 체결한 양해각서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어떤 국가와도 방위 역량을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과 이란이 최근 스위스 협상을 통해 핵 검증, 제재 완화,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등을 포함한 후속 협상 로드맵에 합의한 직후 나왔다. 미국 측은 향후 60일 동안 핵 문제와 지역 안보 현안을 논의해 최종 합의를 도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란은 미사일 전력만큼은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외부의 압박이 아니라 역내 국가 간 진정성 있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의 미사일 전력은 순수 방어 목적이라며 국가 안보를 위한 필수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이란 간 논의에서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의제가 아니었다"며 "MOU 어디에도 관련 조항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미사일을 보유하는데 이란만 보유하지 말라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오랫동안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중동 안보의 주요 위협으로 규정해 왔지만, 이란은 핵 프로그램과 달리 미사일 전력은 국가 주권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실제로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도 핵 사찰과 제재 문제는 논의할 수 있지만 미사일 능력은 "레드라인(한계선)"이라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이번 파키스탄 방문은 미국·이란 협상 직후 이뤄진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으로, 파키스탄의 중재 역할에 대한 감사와 함께 향후 협상 국면에서 이란의 기본 입장을 국제사회에 재확인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