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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죄도 "실질 무죄"라는 민주당…사법부 부정하며 '조작기소 특검' 강행하나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6.24 04:30
수정 2026.06.24 04:30

사법부 판단 부정하며 아전인수식 해석 내놔

"배심원 3명이 무죄 의견 내 실질 무죄" 궤변

검찰에 조작기소 프레임 씌우던 與 논리 흔들려

"與, 특검 추진한다면 방탄 입법 비판 불가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 관련 국민참여재판 1심 결과에 대해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이른바 '연어 술파티' 위증 사건에 대해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음에도 더불어민주당이 "실질은 무죄"라는 주장을 이어가며 특검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사법부 판단을 사실상 부정하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그동안 주장해온 '정치검찰 조작기소' 프레임의 핵심 근거가 흔들리면서 특검 추진 명분 역시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송병훈)는 최근 이 전 부지사의 국회증언감정법(위증)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해당 사건은 이 전 부지사가 국회에서 "수원지검 검사실에서 진술 조작을 위한 연어 술 파티가 있었다"고 증언한 내용의 허위 여부가 쟁점이었다.


민주당은 그러나 판결 직후부터 유죄 판단 자체보다 무죄와 공소기각 부분에 초점을 맞추며 방어에 나섰다.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서영교·이건태·이용우 의원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요 혐의에 대해 무죄와 공소기각이 선고됐고 술 부분만 유죄가 선고됐으나 배심원 3명이 무죄 의견을 냈다"며 "실질은 무죄"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판결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교도관 진술과 법무부 조사 결과 등을 거론하며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항소심에서는 다른 판단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 역시 "배심원조차 4대3으로 갈린 위증 혐의 하나만 떼어내 검찰 수사 전체가 정당했던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검찰 책임론을 이어갔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이런 대응이 사법부 판단을 사실상 부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재판 결과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부분은 강조하면서도, 정작 법원이 유죄를 인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실질은 무죄"라고 해석하는 것은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와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판결은 민주당이 그동안 주장해 온 '조작기소' 프레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이 이 전 부지사를 압박해 허위 진술을 만들어냈고, 이 과정에서 '연어 술파티 의혹' 역시 검찰의 조작 수사 결과물이라는 주장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법원이 이 전 부지사의 국회 증언을 허위로 판단하면서 민주당이 제기해 온 '조작기소' 주장 역시 설득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번 판결 이전까지 "술자리는 실제 있었고 이를 부인한 것이 아니라 검찰이 사건을 왜곡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이 이 전 부지사의 국회 증언을 허위라고 판단하면서 검찰 조작 수사라는 정치권 공방 역시 설득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1심 판결 관련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민주당 의원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럼에도 민주당 강경파는 오히려 특검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서영교 의원은 "검찰이 얼마나 이재명 죽이기와 정적 제거를 위해 이 전 부지사를 희생양 삼았는지 드러났다"며 특검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건태 의원 역시 "이런 결과 자체가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은 그동안 야권으로부터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겨냥한 '방탄 특검'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검이 관련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 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 등을 두고 사실상 공소 취소를 위한 장치 아니냐는 논란도 불거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판결 이후 민주당이 특검 드라이브를 이어갈 경우 역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민주당은 지방선거 이후 정당 지지율 하락과 전당대회를 둘러싼 계파 갈등 등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법부가 유죄를 인정한 사건을 두고 "실질은 무죄"라고 주장하며 특검까지 밀어붙이는 모습이 중도층에 어떻게 비칠지 부담이라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유·무죄와는 관계 없이 검찰의 신뢰도를 공격해 이 전 부지사의 사건 자체를 무죄로 몰고 가기 위한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이라며 "재판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재해석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이중잣대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법원 판결을 무릅쓰고 조작기소 특검을 계속 몰아붙이는 건 지지율 추가 하락에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은 지금까지 이화영 사건을 검찰 조작기소의 대표 사례로 제시해 왔는데 법원이 위증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그 명분이 상당 부분 약해진 게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판결을 부정하듯 해석하면서 특검까지 추진한다면 결국 특정 정치인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 입법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특검 추진 시점과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감지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조작기소 특검에 대해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 숙의나 논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했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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