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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1곳당 노조 2.6개 교섭 요구…노란봉투법 100일 성적표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6.22 16:20
수정 2026.06.22 16:21

하청노조 1161곳 교섭 요구

교섭 절차 진입 사업장 96곳

사용자성 인정 103곳으로 확대

3월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100일 동안 16만명이 넘는 하청 노동자가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원·하청 간 대화 구조가 제도권 안에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평가했지만, 실제 교섭 성과 축적과 사용자성 판단 기준 정립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원청 사업장 439곳을 상대로 1161개 하청 노조·지부·지회가 교섭을 요구했다. 교섭 요구에 참여한 조합원은 약 16만4000명이다. 원청 사업장 1곳당 평균 2.6개의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셈이다.


교섭 요구 1161건…“원·하청 교섭 구조 형성 단계”


교섭 요구는 법 시행 직후 집중됐다. 원청 기준 교섭 요구 사업장은 3월 363곳, 4월 42곳, 5월 23곳에서 추가됐다. 노동부는 이를 근거로 시행 초기 제기됐던 교섭 요구 급증 우려는 현실화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교섭 요구가 이뤄진 원청 사업장 439곳 가운데 141곳은 사용자성 판단,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신청, 교섭단위 분리 등 노동위원회 절차가 진행됐다. 이와 별도로 노동위 판단 없이 자율적으로 교섭 절차에 착수한 사업장은 42곳이다.


노동위 절차나 자율 교섭을 거쳐 실제 교섭 절차에 들어간 사업장은 모두 96곳이다. 이 가운데 51곳은 교섭창구단일화를 마쳤고, 인천광역시의료원 등 10곳은 본교섭 단계까지 진입했다.


노동부는 교섭 요구가 제도권 안에서 처리되고 있고 노동위원회 판단도 빠르게 축적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가 안착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법 시행 첫해인 만큼 노사 모두 새로운 제도에 적응하며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며 “올해 교섭 경험과 노동위원회 판단이 축적되면 내년부터는 보다 안정적인 교섭 질서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체 사업장의 58.3%(256곳)는 교섭 요구 이후 노동위원회 시정신청이나 교섭창구단일화 등 별도 후속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교섭 요구가 접수된 사업장 가운데 절반이 넘는 곳이 아직 다음 단계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노동부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주요 판정을 지켜보는 사업장이 많고, 공공부문은 노정 협의체를 통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단순한 교섭 지연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용자성 인정 확대…실효성 검증은 과제


사용자성 판단도 이어지고 있다. 노동위원회가 결론을 내린 원청 113곳 가운데 103곳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노동위원회가 판단한 사건 10건 중 9건 이상에서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인정한 셈이다.


노동부는 산업안전, 작업환경 등 원청이 실질적으로 결정권을 행사하는 의제를 중심으로 판단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성 인정 사례가 축적되면서 원·하청 교섭의 적용 범위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법 시행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교섭 요구는 빠르게 늘었지만 상당수 사업장이 사용자성 판단이나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 중인 만큼 실제 단체협약 체결과 근로조건 개선 성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영계는 사용자성 인정 범위와 교섭 대상 의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노동계는 원청의 적극적인 교섭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향후 노동위원회 결정과 교섭 사례가 축적되면서 법 적용 기준도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일각에서 우려했던 교섭 요구 급증이나 무분별한 교섭단위 분리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노사가 법 취지에 맞게 대화와 교섭을 통해 현장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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