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인연' 한국 덕에 16강 올랐던 멕시코, 홍명보호 도울까
입력 2026.06.21 07:00
수정 2026.06.21 09:02
2018 러시아 대회서 한국이 독일 잡으면서 멕시코 16강행
남아공전 패해도 멕시코가 체코에 지지 않으면 최소 조 3위
조 1위 확정한 멕시코, 체코 상대로 총력전 여부 관심
32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남아공과 맞대결서 승점 얻어야 하는 홍명보호. ⓒ 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에 아픈 기억 만을 안기고 덕도 봤던 멕시코가 이번에는 홍명보호를 도울지 관심이 쏠린다.
1998년부터 시작된 멕시코와의 월드컵 악연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9일(한국시각)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개최국 멕시코에 0-1로 패했다.
1승 1패로 조 2위(승점3)를 유지한 한국은 남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3차전에서 이겨도 조 1위로 올라서지 못한다. 반면 2승을 올린 멕시코는 조 1위를 확정했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멕시코와 3번 만나 모두 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멕시코와의 얄궂은 인연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별리그 1차전서 한국은 멕시코 상대로 하석주의 프리킥 골로 앞서나가며 기세를 올렸다. 월드컵 역사상 한국의 첫 선제골이었다.
곧바로 하석주가 백태클 반칙으로 퇴장 당했고, 수적 열세에 놓인 한국은 후반에만 3골을 헌납하며 1-3으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결국 한국은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을 피하지 못했고, 조별리그 2차전 네덜란드전 0-5 대패 직후에는 당시 팀을 이끌었던 차범근 감독이 중도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서 만나 1-2로 졌다. 당시 패배 직후 손흥민이 뜨거운 눈물을 쏟기도 했다.
한국이 월드컵 역사상 단일 국가를 상대로 3패를 당한 것은 멕시코가 유일하다.
한국 입장에서는 번번이 발목을 잡는 멕시코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데, 이와 달리 멕시코는 한국에 호의적이다.
비록 맞대결에서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멕시코 관중들이 한국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쏟아냈지만 체코와의 1차전에서는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멕시코 관중들이 한국을 응원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18 러시아월드컵 당시 한국이 독일을 꺾었기 때문이다.
당시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멕시코는 스웨덴에 0-3으로 대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려 있었다. 같은 시각 열린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한국을 꺾으면 멕시코는 짐을 싸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국이 독일을 상대로 투혼을 발휘해 2-0 승리를 거둔 덕에 멕시코가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을 꺾고 A조 1위 확정한 멕시코. ⓒ 대한축구협회
공교롭게도 이번에는 멕시코가 한국을 도와줄(?) 차례다.
최악의 경우 남아공전 결과에 따라 홍명보호는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 만에 하나 한국이 남아공에 패하고 동 시간대 멕시코가 체코에 덜미를 잡힌다면 한국은 조 4위로 밀려나게 된다.
반면 멕시코가 체코 상대로 패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남아공 상대로 패해도 조 3위를 차지해 와일드카드로 32강 토너먼트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조 1위를 차지한 만큼 멕시코는 체코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서 무리할 필요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남아공전 패배 시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는 홍명보호는 멕시코가 체코를 잡아준다면 한 줄기 빛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한국이 남아공전에서 반드시 승점을 획득하는 길이 최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