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재무 여력 있는 MBK, 홈플러스 회생 의지 있다면 보증하라”
입력 2026.06.19 15:13
수정 2026.06.19 15:34
메리츠 자금 지원 의사에도…전제 조건에 반발
대주주 부실경영 책임 전가…재무 여력엔 반론 부재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는 홈플러스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와 최대주주인 MBK가 정면 충돌했다. ⓒ뉴시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에게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것이 실행 불가능한 제안이라면, 대주주가 홈플러스 회생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홈플러스 사태의 본질이 채권단의 회수 노력과 대주주의 책임 문제 중 어느 곳에 있는지 물어보는 질문에 금융투자업계 관계자가 내놓은 대답이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는 홈플러스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와 최대주주인 MBK가 정면 충돌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18일 MBK파트너스·홈플러스 측이 발표한 입장문에 대해 “재무적 여력이 충분한 최대주주가 부실경영 책임을 채권단에 전가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MBK는 자본시장과 사모펀드 제도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였음에도, 투자 실패와 경영 부실의 책임을 져야 할 국면에서는 재무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제도적 구조에 숨어 시장 논리의 근간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메리츠 측은 홈플러스에 1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 금융)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때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김병주 회장의 보증, MBK 측의 1000억원 추가 지원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에 홈플러스는 메리츠의 제안이 사실상 추가 자금 지원 거부와 다름없다고 반발했으며, MBK는 이미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 만큼 추가 자금 조달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MBK 측이 MBK와 김 회장의 재무 여력에 대해 실질적인 반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게 메리츠 주장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기준 대표 4개 펀드에서 최근 10년 동안 총 4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MBK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 투자 펀드인 3호 펀드는 홈플러스 경영 실패에도 1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메리츠는 “MBK는 해당 펀드 운용을 통해 약 3억 달러의 관리보수와 약 5억 달러의 성과보수 등 총 8억2000만 달러 규모의 보수를 수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BK가 2조5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MBK가 직접 거액의 손실을 부담한 것처럼 시장을 오인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MBK 측이 “메리츠가 홈플러스의 청산을 통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제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 청산이 진행될 경우 ▲부동산 가치 추가 하락 ▲임차인 손해배상채권 발생 ▲처분비용 ▲장기간의 매각 절차 등의 여파로 원리금 전액 회수를 확신하기 어렵고 회수 기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게 메리츠 입장이다.
메리츠의 최종 목표는 홈플러스 회생이며, 정상적인 회생을 통한 채권 회수가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라고 판단하고 있다.
메리츠는 “회생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MBK와 김 회장의 지급보증을 요구하는 것은 금융기관으로서 당연한 의사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MBK가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을 확신한다면 지급보증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메리츠가 아닌 그 누구도 보증 없이는 대출을 시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