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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안 사도 되겠네"…전기로 77km 가는 라브4 PHEV[시승기]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6.20 06:25
수정 2026.06.20 06:25

6세대 라브4, 하이브리드·PHEV 중심으로 라인업 재편

도심선 전기차처럼 조용, 고속 구간선 안정감 부각

하이브리드 XLE 4927만원부터, PHEV는 6160만원부터

토요타 '올 뉴 RAV4'.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토요타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타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전기차 고민을 조금 미뤄도 되겠다"였다. 전기차처럼 조용하게 출발하고, 하이브리드처럼 주행거리 부담은 덜했다. 충전만 붙잡고 살기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일반 하이브리드의 짧은 전기 주행만으로는 아쉬운 운전자에게 꽤 솔깃한 조합이다.


지난 17일 인천 영종도와 송도, 무의도를 잇는 127km 코스에서 라브4 PHEV와 하이브리드 리미티드, PHEV GR 스포츠를 차례로 몰았다. 코스는 인천대교를 지나는 고속 구간과 송도 도심, 무의도 해안도로와 커브 구간으로 구성됐다.


토요타 '올 뉴 RAV4' 전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라브4는 토요타를 대표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1994년 처음 등장한 뒤 도심형 SUV 시장을 넓힌 모델로, 전 세계에서 1500만대 이상 팔렸다. 화려한 디자인이나 강한 성능보다 연비, 공간, 내구성 같은 기본기로 선택받아온 실용 SUV에 가깝다.


이번 6세대 라브4도 그 성격을 완전히 바꾸지는 않았다. 대신 전기차 감각을 더하고 선택지를 넓혔다. 실제로 PHEV를 몰아보면 이 차가 노린 지점이 분명했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으면 차가 조용히 앞으로 밀려 나간다. 엔진이 먼저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 전기모터가 차를 부드럽게 끌고 가는 느낌이다.


토요타 '올 뉴 RAV4' 측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도심에서는 더 그랬다. 송도 시내를 지날 때 저속 주행과 정체가 반복됐지만 엔진 개입을 크게 의식할 일은 많지 않았다. 조용히 출발하고 부드럽게 멈추고 다시 조용히 움직였다. 빠르게 달리는 재미보다 매일 타도 피곤하지 않은 쪽에 가까웠다.


이 점이 일반 하이브리드와 가장 크게 갈리는 부분이다. 하이브리드는 충전 부담이 없고 연비도 좋지만, 전기로만 달리는 시간이 길지는 않다. 반면 라브4 PHEV는 1회 충전으로 전기모드 주행거리 77km를 확보했다. 출퇴근이나 가까운 도심 이동 정도는 전기차처럼 쓸 수 있는 거리다. 장거리에서는 엔진을 함께 쓰면 돼 충전소를 계속 신경 써야 하는 부담도 덜하다.


시승 뒤 현장 반응도 PHEV 쪽에 많이 쏠렸다. 짧은 시승 시간에도 엔진 소리를 거의 듣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고 "이 정도 주행은 그냥 전기차로 할 수 있었다"는 말도 있었다. 라브4의 본질이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지만, 이번 모델에서 체감 변화가 가장 선명한 쪽은 PHEV라는 분위기였다.


토요타 '올 뉴 RAV4' 실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인천대교에 올라 속도를 높였을 때도 안정감은 괜찮았다. 차체가 가볍게 뜨는 느낌은 크지 않았고, 차선 변경 때 몸이 크게 쏠리지도 않았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차라기보다 조용하게 속도를 쌓는 차에 가까웠다. 전기모터 특유의 빠른 반응은 있지만, 운전자를 긴장시키는 예민함은 덜했다.


하이브리드 리미티드는 상대적으로 장점이 또렷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충전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편안함은 있지만, PHEV를 먼저 탄 뒤라 전기차 같은 조용함이나 가벼운 움직임은 덜했다.


성격이 분명했던 쪽은 GR 스포츠였다. GR 스포츠는 차체를 더 단단하게 잡아 운전하는 재미를 살린 모델에 가까웠다.


토요타 '올 뉴 RAV4' 실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소프트웨어에는 힘을 준 흔적이 보였다. 토요타 커넥트가 적용됐고, LG유플러스와 협업한 내비게이션·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들어갔다. 토요타 TV,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 ‘에센셜’, 네이버 클로바 기반 음성인식, 원격 시동과 공조 제어 기능도 제공된다. 일본차가 주행과 내구성 중심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다.


하지만 실제 사용감은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 시승 중 내비게이션이 경로를 잘못 안내하는 상황이 있었다. 업데이트 문제인지, 시승 코스 반영 문제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낯선 길을 따라가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신뢰가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토요타 '올 뉴 RAV4' 트렁크.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외관은 한층 젊고 단단해졌지만 실내에 앉으면 여전히 일본차 특유의 아날로그 고집이 느껴진다. 화면은 커졌고 조작도 어렵지 않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여전히 일본차답게 보수적이다. 소재나 디자인이 '새 차를 탔다'는 신선함을 주지 않았다. 6000만원대 PHEV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실내는 조금 더 세련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유행을 좇기보다 오래 쓰기 편한 물건을 고르는, 지갑 두툼한 삼촌 세대가 더 반길 법한 실내였다.


가격은 하이브리드 XLE 4927만원, 하이브리드 리미티드 5746만원, PHEV XSE 6160만원, PHEV GR 스포츠 6180만원이다.

토요타 '올 뉴 RAV4' 후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타깃

-전기차는 궁금한데 충전소 찾아 헤매긴 싫다면

-평일엔 전기로 조용히, 주말엔 기름 넣고 멀리 가고 싶은 당신

-화려함보다 ‘고장 안 나고 오래 타는 차’에 마음 가는 실용파


▲주의할 점

-전기차 맛은 나지만 가격표를 보면 다시 고민이 시작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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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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