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관위 개혁' 개헌 공감대…진상규명 후 추진 전망
입력 2026.06.17 06:00
수정 2026.06.17 06:00
민주당, 법률 개정 후 개헌…2단계 개혁안 제시
국민의힘 "선관위 실태 및 사태 원인 파악 우선"
국민의힘서 선관위법 개정안 등 발의 잇따라
선관위 특검 두고는 이견…"국조와 동시 추진"
조정식 국회의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 국회의장,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6·3 지방선거 이후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선거 관리와 조직 운영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선관위 개혁을 위한 개헌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다만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이고, 국회 국정조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은 만큼 조사 결과가 나오는 시점이나 그 내용에 따라 개헌 논의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16일 '국민 참정권 수호를 위한 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선관위에 대한 '2단계 개혁안'을 제시했다. △선관위원장 상임 제도 도입 및 상임위원 확대 △선관위 내부에 독립적 감사 기구 설치 등 입법을 올해 정기국회까지 추진하고, 내년 초에는 감사원의 (선관위) 감사 제도 명시를 비롯한 개헌을 추진할 방침이다. 선관위 개혁을 법률 개정과 개헌의 2단계로 나눠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은 아직 당 차원의 단일한 개혁안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선관위를 행정안전부 산하 기구로 두거나 비상설화 하는 등 사실상 해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강경론도 제기된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선관위) 해체가 필요하다는 것이 많은 국민의 견해"라며 "결국 개헌과 함께 맞물려 논의될 필요가 있는 이슈"라고 말했다.
개헌 추진 속도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개헌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 당내 개헌 TF를 만들어 장기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개헌 논의에 앞서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한 실태 파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의 또다른 의원은 "지금은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선관위의 실상을 파악하고,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해야 할 시점"이라며 "그 과정에서 선관위 개혁 방안이 도출될 것이고, 법과 제도 개선만으로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개헌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사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선관위 내부 시스템 점검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헌법은 선관위원을 9명(대통령 3명 임명·국회 3명 선출·대법원장 3명 지명)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선관위원에 대한 파면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선관위원 정수를 조정하거나 선관위원 파면 요건을 확대하려면 개헌이 불가피하다.
감사 기능 강화를 위해서도 개헌이 필요하다.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중앙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 감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다 전면적인 견제를 위해선 헌법 조문에 선관위 감사에 관한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개헌에 앞서 여야는 국정조사와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서 관련 법안 처리에 주력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이날 2단계 개혁안을 내놓은 가운데,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대법관 퇴임 시 선관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나도록 하는 선관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나경원 의원은 선관위의 귀책사유로 투표가 중단되거나 실질적으로 차단되는 등 중대한 위법이 있는 경우에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불문하고 선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무효로 할 수 있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선관위원장을 현행 대법관 겸직 '비상임직'에서 상임·책임직으로 전환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선관위 특검 시점을 두고는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투표용지 한 장의 공정을 지키는 대한민국을 위해 시급한 건 공소 취소 특검이 아닌 선관위 특검"이라고 주장했다. 정희용 사무총장도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공정함을 기조로 국정조사특위를 구성하고 특검 논의도 당장 시작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특검 필요성엔 찬성하나 국정조사와 검경 합수본 조사 결과를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한편 여야는 이날 국정조사 계획서를 오는 18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투표지 부족 사태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는 45일간 진행되며 필요할 경우 연장된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고, 위원은 민주당 9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2명 등 여야 동수로 구성된다. 여야는 계획서가 본회의를 통과하는 즉시 특위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검경 합수본은 최근 선관위 서버 압수수색을 마치고 확보 자료 분석에 착수했다. 또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관리원을 맡았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