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자산·불법 증축에 야권 송곳 검증 예고…민주당 "AI 적임자" 엄호
입력 2026.06.17 06:30
수정 2026.06.17 09:59
종로구 건물 두 채 무허가 연결 통로 논란
다주택에 잠실 아파트 매각으로 30억 차익까지
美 빅테크 주식 보유에 음란물 유포 벌금형 전력까지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본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뉴시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오는 25~26일 열릴 것으로 보이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자산 운용과 부동산 보유, 소유 건물 불법 증축 등 잇단 의혹에 휩싸였다. 야당은 다주택과 해외 주식 투자 이력을 정조준하며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하고 있는 반면, 여당은 한 후보자의 AI 산업 전문성을 강조하며 엄호 태세에 들어갔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 보유 중인 건물 두 채를 무허가 통로로 이어 불법 증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시설은 지난해 한 후보자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때 이미 건축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된 사안이다. 한 후보자는 당시 신속히 조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종로구청은 지난해 7월 해당 건물 현장 조사를 거쳐 자진 철거를 요구하는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그러나 시정조치는 즉각 이뤄지지 않았고, 이후에도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 부과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후보자 지명 이후에야 철거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청문회가 임박해서야 사후 정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13일 논평에서 "한 후보자는 자신이 소유한 종로구 건물의 불법 증축 사실을 인지하고도 장기간 시정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중기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신속히 조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시정명령과 강제이행금 부과를 비웃듯 돈으로 때웠다"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후보자 지명 이후에야 불법 증축 부분을 철거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인사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부동산 보유 형태도 도마에 올랐다. 인사청문 요청안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단독주택(15억 원)과 경기 양평군 양서면 단독주택(6억3000만원) 등 주택 두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다. 경기 양주시 광사동 단독주택 지분 10분의 1(697만원)도 신고했다. 주택 외에는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약 20억7463만원)과 종로구 연건동 근린생활시설 두 채(합산 약 22억9000만원), 양평·양주 일대 토지 등도 보유 중이다. 이 밖에 종로구 내수동 아파트 전세권(18억5000만원)도 신고됐다.
한 후보자는 모친과 함께 거주 중인 삼청동 단독주택을 제외한 양평군 단독주택과 역삼동 오피스텔은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는 이미 매각한 상태로, 매입 20년 만에 약 30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후보자의 다주택 문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다주택자를 마귀에 빗대어 범죄자 취급했고 종이 복사하는 직원조차도 다주택자는 안 된다고 말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서울에 집 3채, 경기도에 집 1채 등 슈퍼 다주택자인 한 후보자의 총리 자격에 대해 날카로운 검증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주식 보유도 야권의 검증 대상이다. 한 후보자는 테슬라(약 12억9457만원), 애플(약 4억2000만원), 엔비디아(약 1억4609만원), 팔란티어(약 1억2015만원) 등 미국 빅테크 기업 주식을 폭넓게 보유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보유 주식 대부분이 해외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다. 가상자산으로는 비트코인(1006만6000원)과 이더리움(370만8000원)을 신고했다. 한 후보자는 총리 지명 이후 보유 중인 해외 주식과 가상자산을 모두 처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증시 부양과 자본시장 활성화를 정책 과제로 내건 정부 기조와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산 규모 자체도 청문회의 핵심 변수다. 한 후보자가 본인·모친 명의로 신고한 재산은 총 253억9010만 원으로, 역대 고위공직자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본인 명의 예금만 103억2387만원으로 단일 항목 100억 원을 넘긴다. 본인 재산은 부동산 30억648만원, 예금 103억2387만원, 주식 20억6583만원에 국채 30억9055만원과 사인 간 채권 3억4500만원 등을 더해 총 250억882만원에 이른다. 모친 명의로는 양주시 광사동 토지(약 3억2900만원)와 예금 등 총 3억8128만원이 신고됐다.
네이버 대표이사 시절 부여받은 스톡옵션 행사를 통한 자산 증식 과정도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 후보자는 보유한 스톡옵션 10만 주 가운데 6만 주를 행사해 약 40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가 기준만 100억6000만원 규모로, 장관 임명 이후 전량 매각될 예정이다. 한 후보자가 지난해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당시 행사하지 않은 스톡옵션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까지 합치면 실질 재산은 440억9415만원에 달했으며, 이는 문민정부 이후 공직 후보자 중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여기에 한 후보자가 2006년 포털사이트 엠파스 검색서비스본부장 재직 당시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 유포) 혐의로 벌금 1000만 원과 몰수형을 선고받은 전력까지 더해지면서, 청문회는 도덕성 검증 무대로 흐를 공산이 크다.
반면 민주당은 산업 전문성 카드로 방어에 나선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 후보자가 지명된 7일 논평에서 "한 후보자 지명은 정부가 핵심 과제로 추진해 온 'AI 국가 전략'과 '디지털 경제 전환'에 강력한 동력을 불어넣고 여성 리더십을 확대하는 데에 있어서 소중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평범한 직장인으로 출발해 국내 대표 디지털 기업 수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여야는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더불어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 비교섭단체 1명 등 13명으로 구성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위원장은 3선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맡고, 야당 간사는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이 맡는다. 한 후보자가 국회 동의를 얻을 경우 노무현 정부의 한명숙 전 총리 이후 20년 만에 두 번째 여성 국무총리가 탄생한다.
청문회를 앞두고 야권 의원실들은 자료 검증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분위기다. 한 야권 의원실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미 보도된 재산·부동산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그동안 언론에 부각되지 않은 영역까지 들여다보고 있는 의원실들이 적지 않다. 청문회 당일 새로운 의혹들이 추가로 분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