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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와 결 갈린 통일부 "북한 주적 규정 상태로는 평화공존 못 한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6.18 13:15
수정 2026.06.18 13:16

국방부 "북한군은 우리의 적, 변함없다" 반박

통일부 "盧·文 정부 연장선서 논의돼야"

'2026 국방백서' 주적 표현 두고 시각차 표면화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지난 15일 평양 화성지구 명당자리에 러시아에 파병됐다가 전사한 참전군인 유족을 위해 조성된 '새별거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16일 보도했다. ⓒ 뉴시스

북한 '주적' 규정 여부를 둘러싼 부처 간 시각차가 표면화되면서 이재명 정부의 대북·통일 정책 기조에 다시 시선이 모인다. 국방부가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통일부는 "주적 규정 상태로는 평화공존을 추구할 수 없다"며 다른 결을 드러내면서다.


통일부 당국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평화공존은 이재명 정부의 확고한 정책 목표"라며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한 상태에서 주적인 북한과 평화공존을 추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2026 국방백서' 주적 표현 논란을 둘러싸고 통일부의 공식 입장이 처음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당국자는 "주적 개념은 과거 노무현·문재인 정부 연장선상에서 논의돼야 하며, 국방백서상 표현도 이런 맥락에서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노무현·문재인 정부 시절 주적 표현이 빠졌던 흐름을 되살리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정부 내 입장 정리가 끝났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가 감지된다. 이 당국자는 국방백서의 주적 개념을 두고 정부 내 합의가 이뤄졌느냐는 질문에 "(부처 간) 논의가 돼야 할 것 같다"고만 답했다. 통일부와 국방부 간 사전 조율 없이 이날 양 부처가 다른 결의 메시지를 잇따라 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해 연말 발간 예정인 '2026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이 삭제 또는 변경될 예정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국방부는 이날 오전 "사실이 아니다"라며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국방백서의 주적 관련 표현은 정부 대북정책 기조와 한반도 정세에 따라 등장과 삭제를 반복해 왔다. 김영삼 정부는 1994년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 이듬해인 1995년 국방백서에 '주적은 북한'이라고 처음 명시했다. 노무현 정부는 '주적' 표현을 삭제하고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기술했다.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라고 규정했고, 박근혜 정부까지 이 표현이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을 특정하지 않고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명기하며 다시 주적 표현을 뺐다. 윤석열 정부는 '2022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 문구를 6년 만에 복원했다.


이번에 국방백서가 발간되면 4년 만의 발간이다. 국방부는 '2024 백서'를 2025년 발간할 예정이었으나 12·3 비상계엄 여파로 미뤄진 상태다. 통일부와 국방부의 시각차가 어떻게 정리될지, '2026 국방백서'가 정부의 평화공존 정책 기조를 어떤 형태로 담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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