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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000만명 넘으면 막겠다"…스위스 뒤흔든 초유의 국민투표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6.14 13:30
수정 2026.06.14 13:30

이민 제한 놓고 운명의 선택…"스위스판 브렉시트" 우려

스위스의 인구 상한 100만명 국민투표 관련 포스터. ⓒBBC/뉴시스

스위스 유권자들이 14일(현지시간) 국가 인구를 2050년까지 1000만명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한 국민투표에 나섰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통과될 경우 유럽 최초로 법률을 통해 국가 인구 상한선을 설정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번 투표안은 우파 성향의 스위스국민당(SVP)이 추진한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다. 현재 약 910만명인 스위스 인구가 2040년대 초반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자 이민 유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찬성 측은 급격한 인구 증가가 주택난과 교통 혼잡, 공공서비스 부담, 환경 훼손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인구가 950만명에 근접할 경우 정부는 이민과 가족 초청, 난민 수용 등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이후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면 유럽연합(EU)과의 인력 자유 이동 협정까지 폐기해야 한다.


반대 진영은 이번 투표를 '스위스판 브렉시트'로 규정하고 있다. 스위스 정부와 의회, 주요 경제단체들은 인구 상한제가 시행될 경우 노동력 부족이 심화하고 경제성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외국인 비중이 전체 인구의 약 28%에 달하는 스위스는 제약·금융·기술 산업 전반에서 해외 인력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스위스를 대표하는 기업들은 EU와의 자유이동 협정이 폐기될 경우 숙련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고 국가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인구 제한 정책이 장기적으로 수백억 스위스프랑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근소하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찬반 격차가 크지 않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투표는 단순한 인구 문제를 넘어 이민과 국가 정체성, 경제 성장 사이에서 스위스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할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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