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달러 매도 요청에도 기업 '달러 쌓기'…3년 5개월 만 최대
입력 2026.06.14 08:38
수정 2026.06.14 08:39
5대 은행 기업 달러예금 총 543억7100만 달러
3월 이후 꾸준히 증가…이달 들어 7.2% 급증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원화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뉴시스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들의 달러예금이 3년 5개월 만에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환율 상승 기대와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의 달러 보유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 달러예금 잔액은 총 543억7100만 달러로 지난 2023년 1월말(552억5500만 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기업의 달러예금은 지난 3월 말 462억300만 달러에서 4월 말 490억2800만 달러, 5월 말 507억1300만 달러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열흘 만에 36억5800만 달러(7.2%)가 늘었다.
반면, 개인의 달러예금은 121억3600만 달러로, 1억3900만 달러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달러예금은 5월 말 629억8900만 달러에서 6월 11일 기준 665억700만 달러로 35억1800만 달러(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예치한 뒤 필요할 때 출금하거나 만기 시 원화로 환전해 돌려받는 금융상품이다.
앞서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1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기아차 등 주요 수출기업과 간담회를 갖고 수출대금의 신속한 환전과 해외 유보자금의 국내 유입 확대를 당부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시중은행에 달러예금 관련 마케팅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기업들의 셈법은 정부의 기대와 다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6월 들어 원·달러 환율 평균은 1523.3원(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외환위기였던 1998년 2월(1626.8원) 이후 가장 높았다.
이달 일일 변동폭(전날 주간거래 종가 대비)은 10.1원으로 5월(6.6원)과 4월(8.9원)보다 확대됐다. 다만 3월(11.4원)보다는 작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국 경제지표와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외국인 자금 흐름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환율이 1500원대 초중반 범위에서 등락하는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와 통화정책 등 대외 여건에 따라 1400원대 후반에서 1550원 사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