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알아줘 감사”…‘참교육’ 감독, ‘정답’ 대신 던진 ‘질문’ [D:인터뷰]
입력 2026.06.14 14:31
수정 2026.06.14 14:33
“우리는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보는 분들이 이야기의 장을 열어주셔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은 공개 전부터 ‘뜨거운’ 작품이었다. 여성 혐오, 인종차별적 표현을 담아 해외에서는 연재가 중단됐던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기 때문이다. 문제작을 드라마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 속, 캐스팅 제안을 받은 김남길은 “많은 분들이 불편하다면 그런 작품은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공개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베일을 벗은 이후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선 넘는 학생, 교사, 학부모로 인해 무너진 대한민국의 교권과 교육현장을 지키기 위해 창설된 교권보호국의 참교육에 ‘통쾌하고, 시원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넷플릭스
홍종찬 감독은 논란이 될 법한 표현, 내용을 걷어내기 위해 거듭 고민을 했다며 드라마 ‘참교육’의 메시지를 알아봐 준 시청자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교권보호국은 설정상 공무원이다. 현실감이 있는 이야기를 각색하는 것이기에 과감하게 바꿨다. (원작의) 설정만 가지고 오고, 전부 걸러냈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불편한 지점이 없도록 내부적으로도 필터링도 여러 단계 거쳤다. 편집하는 과정까지 거듭 고려했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선 작품으로 말을 할 수밖에 없다. 논란에 대해선 화가 난다거나 그러지 않았다. 지금 작품의 본질을 알아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김남길의 공개 거절에도 “적합한 배우를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그 과정 중 일부였다”고 설명하며 “여전히 응원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김남길의 거절보다는, 교권보호국 감독관 나화진을 완벽하게 표현해 준 김무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김무열은 때로는 묵직하게 ‘참교육’의 메시지를 전하다가도, 무게감 있는 액션으로 시원함을 선사하며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을 받았다. 홍 감독은 특히 김무열의 이 같은 ‘입체적인 면모’를 이번에 제대로 보여줄 수 있어 감사했다며 ‘팔방미인 같은 배우’라고 칭찬을 거듭했다.
“김무열이 가진 매력은 이미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전에 함께 했던 ‘소년심판’ 통해 감정이면 감정, 코미디면 코미디, 액션은 말할 것도 없다. 다 잘하는 배우라는 걸 느꼈다. 그 배우를 잘 써먹고 싶었다. 이번에 촬영을 하면서 서로 의지를 많이 했다.”
김무열ⓒ넷플릭스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것은 홍 감독이 가장 신경쓴 부분이다. 교육 현장의 여러 문제를 아우르는 과정은 디테일하고 섬세하게 접근하되, 이를 ‘즐겁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시청자들을 보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며 액션, 코미디로 교육 문제를 풀어낸 이유를 설명했다.
“학교는 현실이다. 뒷받침되는 감정을 충분히 가지고 가는 게 필요하다. 그런데 교권국이 개입되면 그때부터 판타지다. 그들이 사건을 해결해 줄 때는 재밌게 하려고 했다. 그 두 요소가 잘 조화되길 바랐다. 어떤 회는 액션이 주도하기도 하고, 회차별로 분위기는 조금씩 다르다. 연출자 입장에서 양 갈래의 톤을 적절하게 조합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그 과정을 풍성하게 채워준 배우들의 활약도 강조했다. ‘참교육’에는 김무열과 이성민, 표지훈, 진기주 등 교권보호국 팀원들의 활약도 있었지만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를 리얼하게 표현해 준 조연 배우들의 존재감도 컸다. 일명 ‘MZ 조폭’을 꿈꾸는 불량 학생을 연기한 옥진욱을 비롯해 민원 폭탄으로 교사를 벼랑 끝으로 내몬 학부모 박지연, 청소년 마약 문제를 드러낸 이봉준까지. 조연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가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곤 했었다.
“드라마를 하기 위해선 취해야 할 것과 걸러야 할 것이 있다. 조규철은 처음엔 눈에 띄지 않는 역할이어야 했다. 거기에 맞춰 이봉준을 캐스팅했다. 저는 처음 이봉준이 연기를 할 때부터 ‘쟤다’라는 직감이 왔다. 그 안에 선함도 있고, 또 정반대의 이면도 있는 것 같았다. 박지연은 실제 성격은 우진 엄마와 정반대다. 차분하고, 선한 이미지의 배우다. 나와는 수년 동안 알고 지냈다. 센 배우가 그 역할을 하는 것보다 그렇지 않을 것 같은 배우가 하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어렵게 제안을 했는데, 너무 잘해주셨다. ‘참교육’ 캐스팅을 위해 오디션은 1000명 정도는 본 것 같다.”
일각에서는 ‘참교육’이 소재의 무게감을 지나치게 가볍게 풀어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문제아들을 ‘참교육’ 하는 모습이 시원하게 담기면서 자칫 폭력을 미화하거나, 체벌을 정당화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다만 홍 감독은 “드라마의 역할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며 ‘참교육’이 이 같은 논의를 끌어낸 것에 감사했다.
“우리는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이고, 보는 분들이 이야기의 장을 열어주시는 것 같다. 각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우리는 화두를 던지고자 했다. 일단 화두를 던졌으니 많은 분들이 다양한 시선으로 작품을 보고 말해주시면 좋겠다. 그 이후는 우리의 영역이 아닌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