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65→0.322’ 보름 만에 이치로 소환한 이정후 불방망이
입력 2026.06.05 23:26
수정 2026.06.05 23:26
지난달 14일까지만 해도 타율 0.265 부진
메이저리그 전체 타율 4위 올라 타격 도전
ML 타격 4위에 이름 올린 이정후. ⓒ AP=뉴시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의 방망이가 그야말로 불이 붙어있다.
이정후는 5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서 5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의 ‘원맨쇼’를 펼쳤다.
불과 보름 전만 해도 미국 현지 및 국내 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이정후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달 14일까지만 해도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65에 머물러 있었다. 샌프란시스코가 그에게 투자한 천문학적인 연봉과 기대를 감안하면 분명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숫자였다.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달 15일 LA 다저스전에서 시원한 홈런포를 가동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쏜 이후, 이정후의 방망이는 단 하루도 쉬지 않고 12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치는 중이다.
최근 12경기 46타수 24안타 및 타율 0.522라는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 중이며 심지어 지난달 30일 콜로라도전에서는 5타수 4안타m 바로 다음 날인 1일 콜로라도전에서 다시 6타수 5안타라는 경이적인 타격을 선보였다.
이날 4안타 폭발로 이정후는 내셔널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 타격 순위표를 크게 흔들고 있다. 타율 0.322은 메이저리그 전체 4위에 해당한다.
리그 전체 타격 1위 자리도 넘볼 수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 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이애미 말린스의 오토 로페스(0.336)와의 격차는 단 1푼 4리에 불과하다. 지금처럼 이정후가 하루에 안타 3~4개씩을 가볍게 신고하는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이르면 이달 안에도 타격 선두로 나설 수 있다.
현역 시절 두 차례 타격왕에 올랐던 스즈키 이치로. ⓒ AP=뉴시스
이정후의 활약이 야구팬들을 설레게 하는 역시나 ‘한국인 첫 타격왕’ 가능성 여부 때문이다.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 가운데 가장 위대한 커리어를 쌓은 추신수는 높은 출루 능력을 선보였으나 정교함의 상징인 타격왕 경쟁을 펼친 적은 없었다. 홈런왕이나 타점왕 등 거포들의 전유물과 달리, 타율 1위는 매 타석 고도의 집중력과 천부적인 타격 재능을 유지해야만 얻을 수 있는 업적이다.
메이저리그 15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아시아 국적 선수로 타격 1위에 올랐던 선수는 스즈키 이치로가 유일하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였던 2001년 타율 0.350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의 타격왕과 신인왕, MVP를 동시에 석권했고, 2004년에는 역사적인 단일 시즌 최다 안타(262안타) 기록과 함께 타율 0.372라는 압도적인 수치로 두 번째 타격왕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치로는 무려 9차례나 타격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메이저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후 한국을 비롯해 일본 선수들이 ‘제2의 이치로’가 되기 위해 방망이를 휘둘렀으나 근접했던 선수는 전무하다. 게다가 최근 야구의 트렌드가 장타력과 OPS 중심으로 변하면서 교타자의 입지가 줄어드는 추세다.
타격왕 경쟁은 162경기라는 긴 레이스에서 꾸준함을 유지해야만 가능하다. 아직 이정후의 타격왕 가능성을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시즌 초반 2할 중반대 머물던 타율을 보름 만에 끌어올린 능력이라면 충분한 기대감을 품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