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현장] "몸이 부서져도 서울시민 만나야"…'사생결단' 오세훈, 25개 자치구 다 돈다
입력 2026.06.01 23:30
수정 2026.06.01 23:30
본선거 앞두고 '48시간' 강행군 돌입
25개 자치구 중 12개 일정 소화
李·정원오 언급 줄이고 '도와달라' 호소
"鄭, '일잘러' 자랑하더니 '일몰라'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일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 인근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서울을 글로벌 탑3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티셔츠에 담았다고 설명하는 모습. ⓒ데일리안 김주훈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마지막 선거 전략은 '절박함'인 모양새다. 단 한 명의 서울 시민을 더 만나겠다며 서울 25개 자치구를 모두 돌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시간이 빠듯한 탓에 짧은 연설밖에 할 수 없었지만, 오 후보가 계속 강조한 발언은 "꼭 도와달라"였다.
오 후보는 1일 이른바 '사생결단' 유세를 하기 위해 성북구에 도착했다. 본선거까지 남은 48시간 동안 총 25개 자치구를 돌아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하는 만큼, 연설은 간략했고 호소는 절박했다. 사실상 25개 자치구를 모두 돌기 어려운 만큼, 이날은 성북·강북·도봉 등 12개 자치구를 돌고 다음 날 나머지 13개 자치구를 돌겠다는 계획이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출근인사를 마친 직후,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성북구 월곡역 인근에 도착했다. 서둘러 유세차에 오른 오 후보는 시민들을 향해 '사생결단 유세'에 대해 설명했다. 통상 오 후보의 유세는 평균 15분 정도 소요되지만, 이번 유세에선 짧으면 5분, 길어지면 10분 정도 연설 시간을 줄였다. 그러다 보니, 오 후보는 매번 시민들을 향해 양해를 구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오 후보는 월곡역 유세에서 "오늘부터 작심하고 단 한 명의 서울 시민이라도 더 만나겠다는 결심으로 서울의 절반은 오늘 돌고, 나머지 절반은 내일 돌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이 몸이 부서지더라도 서울은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오 후보의 '사생결단 유세'는 평소와 달리 핵심 소재 두 가지가 빠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비판이다. 오 후보는 그동안 거리 민심에 호응이 좋았던 두 소재를 포기하고, 해당 지역 발전과 호소에 초점을 맞췄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일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 인근에서 유세를 마친 후 유세차를 타고 지역 순회에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김주훈 기자
오 후보는 강북구청 사거리 유세에서 "25개 자치구를 오늘과 내일 모두 돌아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잠깐 인사하고 물러날 수밖에 없는 것을 양해 부탁한다"며 "확실한 강북구 발전 이뤄내겠다. 남은 이틀 강북구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서울이 되도록, 꼭 만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짧은 연설이 끝나면 오 후보는 유세차를 타고 해당 지역 도로를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 다음 자치구에 도착하면 다시 연설을 시작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 인근에서 진행된 유세에선 핵심 슬로건인 서울의 '글로벌 탑3'이 적힌 티셔츠를 보여주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앞서 오 후보는 578곳에 재건축·재개발·모아타운을 통해 오는 2031년까지 31만 가구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이 상징성을 보여주는 것이 '578'이라는 숫자다. 그동안 빨간 조끼를 벗어 '578'이 적힌 티셔츠를 보여줬는데, 이번엔 '글로벌 탑3'이 적힌 티셔츠를 공개한 것이다.
오 후보는 "제가 가슴에 이렇게(글로벌 탑3) 써 다닌다"며 "지난 5년 동안 서울 시민의 삶의 질, 도시 경쟁력 순위, 전부 글로벌 탑 5위를 코앞에 두고 있다. 4년만 더 맡겨주면 제가 반드시 3위 만들어내겠다. 얼마나 이 목표를 달성하고 싶으면 이렇게 가슴팍에 써 다니겠나"고 호소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유세를 하기 위해 노원구를 찾았다. ⓒ데일리안 김주훈 기자
오 후보는 유세 도중 틈틈이 정 후보에 대한 평가도 내리며 후보 경쟁력을 깎기 위해 집중했다. 그는 이날 오후 노원구 유세에서 "정 후보는 그동안 본인이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라고 자랑했는데, TV 토론회 마치고 보니까 일잘러가 아니라 '일몰라'였다"고 꼬집었다.
우형찬 민주당 양천구청장 후보의 이른바 '아기 뽀뽀 강요' 논란 당시 정 후보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것도 지적했다. 양천구 파리공원 도보 유세 도중 불거진 논란인데, 제지하던 임세은 민주당 선임부대변인과 달리, 정 후보는 특별한 반응 없이 웃으며 아기를 안고 있었다.
오 후보는 "돌발 사태를 어떻게 대응하느냐. 이 하나하나가 정 후보가 준비됐느냐 준비 안 됐느냐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냥 웃고 있던 모습을 보면서 '역시 여러 가지로 아직 준비가 부족한 후보구나'라고 생각했다. 이게 저만의 생각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유세장에 모인 시민들은 "아니다"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다만 이날 오 후보의 유세에선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일부 혼란이 불거졌다.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 폭발 사고로 인해 여야 모두 유세를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정 후보는 유세를 잠정 중단까지 했다. 이후 정 후보는 유세를 재개했지만, 오 후보는 당 지침에 따라 로고송·율동을 금지한 채 '차분하고 조용한 유세'에 나섰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일 광진구에서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주훈 기자
그러다 보니, 사고 발생 이후 유세에선 더욱 조심스러운 모습이 역력했다. 오 후보는 광진구 유세에서 "오늘 대전에서 또 있어서는 안 되는 참사가 일어났다"며 "로고송도 틀지 못하고 율동도 하지 못해서 선거 운동하는데 여러 가지로 어려울 수 있다. 그렇지만 조금 자제하면서 차분하게 선거 운동을 더 열심히 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지세가 절실한 강남권에선 더욱 절박한 호소가 이어졌다. 오 후보는 강남구청역 사거리 유세에서 "이제 이재명 정부가 잘못 가고 있는 길을 바로잡을 그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며 "강남구가 압도적으로 지지해 줘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지 않은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사생결단 유세'의 마지막 장소인 송파구 석촌호수 유세에선 부동산 민심을 다시 건드렸다. 오 후보는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이 잘못됐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한 선거다. 어떻게 하면 일깨워줄 수 있겠나"고 말했다. 시민들이 "오세훈"이라고 외치자, 오 후보는 "그렇다. 서울을 지켜내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지 않겠나"며 "이번 선거에서 바로잡을 것을 바로잡지 못하면 내년에는 이제 기회가 없기 때문에 잘못 가고 있는 부동산 정책도 이 대통령의 오만도 바로잡을 수 없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