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골 폭발! 손흥민, 고지대서 자신감 충전 "어떤 상대든 5-0 승리 쉽지 않다"
입력 2026.05.31 16:34
수정 2026.05.31 17:30
손흥민 골. ⓒ KFA
캡틴 손흥민(34·LAFC)이 고지대에서 골폭죽을 터뜨리며 우려를 날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31일(한국시각) 미국 유타주 프로보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펼쳐진 평가전에서 손흥민-조규성 멀티골 등으로 트리니다드토바고를 5-0 대파했다.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1~2차전을 고지대 멕시코 과달라하라(1571m)서 치르는 홍명보호는 비슷한 조건(해발 1460m)의 솔트레이크시티에 사전캠프를 차리고 담금질을 해왔고, 이날 첫 고지대 평가전을 치렀다.
2024년 9월 출범한 홍명보호에서 5점 차 이상 대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6 FIFA 북중미월드컵’에도 오르지 못한 피파랭킹 102위팀을 상대로 거둔 대승이지만, 고지대 적응을 위해 차린 사전캠프에서 성과가 나타났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다.
대승도 대승이지만 가장 흐뭇한 소식은 손흥민 멀티골이다.
올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13경기에서 1골도 넣지 못했던 손흥민은 올 시즌 모든 대회 통틀어 21경기 2골(PK 1골)에 그쳤다. “월드컵에서 넣기 위해 골을 아껴놓은 것 같은 모양”이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던졌던 손흥민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커졌던 게 사실이다.
손흥민은 이날 원톱 스트라이커로 공격 선봉에 섰다. 전반 22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까지 나온 슈팅은 전반 5분 손흥민 프리킥이 유일한 만큼 대표팀 공격은 다소 답답했다.
역시 분위기를 바꾼 것은 ‘캡틴’ 손흥민이다. 전반 40분 김문환이 상대 진영 우측에서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낮게 올린 크로스를 오른발로 차 골문을 갈랐다.
지난해 11월 볼리비아전(2-0승)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동한 A매치 득점포. 올해 리그에서 득점 없이 도움만 9개를 기록했던 손흥민은 이날 골을 넣으며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를 날리면서 월드컵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불과 3분 뒤에는 배준호가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서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소속팀 LAFC에서 좀처럼 골을 넣지 못해 답답했던 손흥민은 모처럼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A매치 통산 55·56호골을 기록하며 차범근이 보유한 역대 최다 득점(58골)에 2골 차로 따라 붙었다.
손흥민 외에도 대부분의 선수들은 고지대에서 이렇다 할 어려움 없이 패스-크로스 등을 이어갔다. 홍명보 감독은 총 9명을 교체하며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했다. 고지대에서 풀타임을 소화해야 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게다가 본선에서 만날 체코, 멕시코는 트리니다드토바고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결과와 내용에 절대 취할 수 없는 이유다.
경기 후 손흥민은 "골을 넣었다고 해서 기분이 특별하게 바뀌는 것은 없는 것 같다. 항상 차분하게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상대든 5-0으로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감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명보호는 지난 3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코트디부아르(0-4), 오스트리아(0-1)에 연패, 거센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월드컵 개막을 보름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이지만, 국내에서 월드컵에 대한 관심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축구팬들의 부정적 여론은 우여곡절 끝에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조기 사퇴 결정을 부른 원인 중 하나라는 게 축구 관계자들 생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팀 선수들의 사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통산 네 번째 월드컵에 참가하는 손흥민은 최근 FIFA와의 인터뷰에서 “축구팬들의 응원이 절실하다. 응원과 관심이 있다면 우리가 가진 것 이상을 해내기도 한다”며 응원을 부탁했다.
어찌됐든 구심점이 되어야 할 손흥민이 골 침묵을 깨고 살아난 것은 다행이다.
홍명보호는 다음달 4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엘살바도르와 격돌한 뒤 베이스캠프가 위치한 과달라하라로 이동한다. 6월12일에는 조별리그 1차전 무대에서 체코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손흥민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