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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개입설에 기탁금 책임론까지…민주당 전대, '배후 색출'에 사분오열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7.23 22:30
수정 2026.07.23 22:30

전대 국면서 당내 갈등 극한으로 치닫아

정책·비전 경쟁보다 네거티브 공방 치열

"당권 경쟁 도구로 신천지 활용한 건 부적절"

"계파 대결 프레임에 갈등 증폭되는 양상"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김민석 당대표 후보자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본격화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당대표 선거를 둘러싼 신천지 개입설에 이어 전당대회 기탁금 인상 책임론까지 불거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배후 찾기' 양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당대회가 정책과 비전 경쟁보다 상대 후보 겨냥한 의혹 제기와 책임 공방으로 흐르면서 당내 분열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를 둘러싼 최대 쟁점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제기한 '신천지 개입설'이다.


김 전 총리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반명도, 분열주의도, 신천지도, 그 합작도 다 이겨내겠다"고 적으며 신천지 문제를 재차 거론했다. 또 일부에서 제기된 '신천지가 정청래 전 대표와 연관돼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저는 신천지의 정치 개입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지 그것을 특정 후보와 연결시키는 것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김 전 총리는 "신천지 특검이 진행이 안 된 점 같은 것들을 하나하나 짚어 가야 한다"며 정 전 대표가 당대표 재임 당시 정교 유착 특검 수사 대상에 신천지를 포함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도 내놓으면서 논란을 키웠다.


이에 친정청래계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문정복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이라는 주장은 근거 없는 당 모욕"이라며 "증거가 있다면 즉시 공개하고, 없다면 당과 당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근거도 없이 우리 당을 신천지 세력의 정당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민주당을 국민의힘과 다를 바 없는 정당으로 끌어내리는 자해행위"라며 "당대표가 되겠다는 사람이 검증되지 않은 의혹부터 던지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박규환 최고위원도 "우리 당이 신천지와 연계됐다는 주장대로라면 민주당을 위헌정당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해당행위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천지가 언제, 어떻게 민주당에 조직적으로 가입해 당무를 좌우했다는 것인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당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흔드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 또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는 "제 이름을 대고 신천지 연루설을 제기하는 순간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며 "연루됐다고 의심한다면 저를 경찰에 고발하라. 그러면 저도 맞고소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천지 개입 의혹이 이어지는 가운데 앞서 논란이 된 전당대회 기탁금 인상 문제도 책임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 기탁금을 대폭 올린 배경에 정청래 지도부 당시 사무총장이던 조승래 전 사무총장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조 전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저는 정 전 대표가 사퇴한 지난 6월24일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구성된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기탁금 문제가 논의됐다"며 "기탁금과 관련해 논의하거나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조 전 사무총장은 자신을 둘러싼 신천지 연루설과 부산 녹취록 은폐 의혹, 유령당원 묵인설 등에 대해서도 모두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 방침을 예고했다.


그는 "통일교와 신천지 등 종교단체의 조직적 당원 가입 여부도 당시 전수 점검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며 "오해라면 풀어주시고 의도적인 허위사실 유포라면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전 총리는 신천지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당 차원의 공식 조사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신천지 조직 개입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수상한 집단 입당이 있었는지 여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신천지가 의도적으로 개입했는지도 확인된 바 없다"며 "최근 제기된 사안인 만큼 당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이번 공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런 의혹을 제기한 김 전 총리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당권 경쟁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신천지를 활용한 것이라면 매우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스스로 민주당을 위헌 정당인 것처럼 몰아가는 꼴"이라며 "당대표 후보들이 할 공방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하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는데 공식 석상에서 이런 의혹을 제기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정책과 비전 경쟁보다 계파 간 책임 공방이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호투표제 논란과 기탁금 인상 논란에 이어 신천지 개입설까지 잇따라 불거지면서 전당대회가 사실상 '범인 찾기'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민주당 전당대회는 후보들의 정책 경쟁보다 누가 이번 논란의 책임자인지를 둘러싼 공방이 더 큰 이슈가 되고 있다"며 "선호투표제, 기탁금, 신천지 의혹까지 모든 쟁점이 계파 대결 프레임으로 연결되면서 전당대회가 통합보다는 갈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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