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발끈한 내고향축구단 리유일 감독, 기자회견장 이탈
입력 2026.05.23 19:26
수정 2026.05.23 19:28
최휘영 문화체육부 장관이 우승을 차지한 내고향 리유일 감독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내고향축구단의 리유일 감독이 한국 기자의 “북측”이라는 표현에 발끈, 우승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내고향축구단은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2025-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에서 전반 44분 터진 골을 지켜내 1-0 승리,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0-0 맞선 전반 44분, 주장 김경영이 일대일 기회에서 오른쪽 골문 구석을 노린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결국 우승컵을 차지한 내고향축구단은 AWCL 챔피언에 등극,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5억2000만원)를 챙겼다.
내고향축구단은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 정상에 등극했고, 이후 인공기를 펼쳐 들고 환호했다.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등 200여 단체로 구성된 '2026 AFC-AWCL 여자 축구 공동응원단'도 선수들 만큼이나 환호하며 막대풍선을 치고 “내고향! 우승!!”을 외쳤다.
공동응원단은 4강전에서 ‘편파’에 가까운 내고향축구단 응원으로 빈축을 샀다. 대한민국 경기도 수원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양 팀을 모두 응원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공동응원단은 내고향축구단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당시 수원FC위민 공격 때는 침묵하고, 내고향축구단이 공격할 때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박길영 수원FC 위민 감독도 "수원FC는 대한민국 팀인데 경기 중 계속 내고향 응원이 나왔다. 정말 속상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은 한국팀이 아닌 일본팀을 상대하는 경기라 더욱 ‘자유롭게’ 내고향을 외쳤다. 부정적 여론이 경기장 안팎에서 피어올랐지만 내고향축구단은 예상 밖 우승을 차지했다. 마치 홈경기 같은 분위기 속에서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리유일 감독. ⓒ 뉴시스
그래도 내고향축구단 감독은 예민했다.
리유일 감독은 "창단 14년 밖에 안 됐다. 그런데도 아시아 1등 지위에 오르게 된 것은 전적으로 경애하는 총비서님과 당의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감독으로서 선수단을 대표해 크나큰 사랑과 믿음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었다는 데 기쁜 마음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이어 "AFC 초청으로 여기(한국)에 와서 경기를 했다. 오직 축구, 우승, 우리의 발전에만 신경을 썼다. 기타 이러저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 기자가 "북측"이라는 표현을 쓰자 리유일 감독은 기자회견을 중단했다.
통역관은 "국호를 바르게 해달라. 저 사람 질문은 받지 않겠다"면서 리유일 감독의 말을 전달했고, 리유일 감독은 곧바로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북한 선수들 역시 믹스트존을 그대로 빠져나갔다.
리유일 감독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북측"이라는 표현에 발끈했다. 당시 한국과 8강전 승리 후 "북측"이라는 표현이 나오자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단은 서로 우승의 기쁨을 나누면서도 입국 때와 마찬가지로 취재진 질문에도 아무 답 없이 버스에 탑승했다. 홈 같은 분위기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고 인공기를 흔들어내며 끝까지 무례한 행동으로 일관한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내고향"을 목놓아 외치는 공동응원단을 향한 축구팬들의 시선도 끝까지 싸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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