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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 좀비와 맞선 인간의 개별성…연상호표 ‘군체’가 던진 질문 [D:현장]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5.21 08:28
수정 2026.05.21 08:29

21일 개봉

연상호 감독이 좀비 장르를 통해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을 꺼냈다. ‘군체’는 집단지성을 가진 감염자들과 그에 맞서는 인간들의 대결을 그리지만, 빠르게 동기화되고 하나의 의견으로 수렴되는 시대에 끝까지 자기만의 판단과 소수의 의견을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개별성이라는 문제의식이 작품의 중심에 놓였다.


ⓒ데일리안 전지원 기자

20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CGV에서 진행된 ‘군체’ 언론배급시사회에는 연상호 감독과 배우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등이 참석해 작품의 세계관과 캐릭터, 칸국제영화제 상영 소감 등을 전했다.


‘군체’는 기존 좀비물과 달리 감염자들이 집단적으로 사고하고 진화하는 설정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연상호 감독은 “오랫동안 휴머니즘,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작업하고 생각해왔다”며 “인공지능(AI)이 구동되는 원리를 파고들다 보니 AI라는 것이 보편적 사고의 총합처럼 느껴졌다. 보편적 사고가 힘을 갖게 되면서 개별성이 무력해지는 시대에, 역으로 가장 인간다운 것은 개별성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지현은 생명공학 박사 권세정 역을 맡았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좋았던 점은 군체 안에서 나오는 좀비들의 동시적인 연결성이었다”며 “기존 감염자들이 통제불능 상태였다면, 이번 작품의 감염자들은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실시간 진화하고 하나의 덩어리처럼 움직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구교환은 감염자와 연결되는 서영철 역으로 색다른 신체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서영철조차 처음 시도한 연구이고, 본인도 처음 겪어보는 네트워크 상태”라며 “얼굴 근육부터 온몸을 거칠게 쓰려고 했다. 통신이 완만해질 때는 잠깐의 깜빡임으로 표현했고, 세정과 마지막 결투에서는 도저히 통제가 안 되는 상황에서 손짓, 발짓, 근육을 써보려 했다”고 말했다. 이에 연 감독은 “저는 그걸 ‘마그네슘 부족 액션’이라고 불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창욱은 극 중 최현석 역으로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했다. 그는 감염자들과 맞선 현장을 떠올리며 “처음 현장에서 좀비들을 만났을 때 모든 것이 경이로웠다”며 “분장과 연기가 너무 감탄스러웠고, 그분들 앞에서 연기하는 게 편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많은 도움이 됐다. 좀비의 눈을 바라본 게 처음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신록은 최현희 역을 통해 생존자의 취약성과 관계성을 보여준다. 그는 “각 생존자는 고유성을 가지고 있고, 동시에 생존에 취약한 지점을 갖고 있다”며 “현희는 신체적 취약성을 지닌 인물이지만, 누나이기도 하고 IT업계 종사자이기도 한 여러 정체성을 갖고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건 동생 현석과의 정서적 연결성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현빈은 공설희 역을 통해 권세정과 독특한 연대를 형성한다. 그는 “뜻을 같이할 수 없는 두 여자가 멀리 떨어진 공간에서 하나의 마음으로 연대하는 느낌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있다는 감정을 지현 선배에게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전지원 기자

연상호 감독은 ‘군체’를 “좀비 자체에 집중한 영화”라고 규정했다. 그는 “서울역, 부산행, 반도는 각각 특정 공간과 결합한 좀비 영화였다면, ‘군체’는 거의 처음으로 좀비가 주인공인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집단지성을 가진 좀비와 인간의 대결을 그리면서, 한쪽은 원시적인 좀비에서 급격히 진화하고 다른 한쪽은 문명에서 야만으로 퇴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감염자들의 점액질 설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연 감독은 “처음에는 점균류가 일종의 사고를 한다는 점, 개미가 페로몬으로 소통한다는 점에서 출발했다”며 “집단 좀비가 페로몬을 낸다면 어떤 원리로 보일지 설정이 필요했고, 그래서 점액질을 넣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큰애가 슬라임을 많이 갖고 노는데, 군체가 잘되면 ‘군체 점액질 슬라임’을 출시하는 게 꿈이다. 히트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농담했다.


‘군체’는 칸국제영화제를 거쳐 오는 21일 국내 관객과 만난다. 연 감독은 “칸영화제는 길거리에 사람이 많고 축제 같은 분위기였는데, 그곳에서 영화를 선보일 수 있어 기뻤다”며 “그런데 오늘 아이맥스로 보니 더 좋더라. 한국 관객들과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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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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