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607%인데"…삼성 성과급 격차에 파운드리 '폭발'
입력 2026.05.16 15:18
수정 2026.05.16 15:33
로이터, 삼성 임금협상 회의록 입수…"5억 vs 8000만원" 반발
총파업 앞두고 내부 균열 확산…회사 "참여 강요 안돼" 공지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 두 번째)을 비롯한 삼성전자 DS 부문 사장단이 지난 15일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을 방문해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왼쪽 두 번째) 등 노조 지도부와 면담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사업부에는 연봉의 600%가 넘는 성과급을 제시한 반면, 비(非)메모리 반도체 부문에는 최대 100% 수준의 성과급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파업을 앞두고 성과급 격차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노사 갈등도 한층 격화되고 있다.
16일 로이터통신이 입수·보도한 삼성전자 임금 협상 회의록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에게 연봉의 607% 수준에 달하는 성과급 지급안을 제시했다.
반면 DS 부문 내 적자 사업인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에는 50~100% 수준의 성과급을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크게 데이터 저장장치를 주력으로 하는 메모리 사업부와 칩 설계·위탁생산 등 시스템 반도체를 아우르는 시스템 LSI·파운드리 사업부로 나뉜다. 메모리 사업은 최근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막대한 수익을 냈지만, 시스템 반도체 사업은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은 회의록에서 “시스템 반도체 사업부는 수조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솔직히 우리 회사가 아니었다면 파산하거나 문을 닫았을 수도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성과급 지급을 정당화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조 측은 성과급 격차가 ‘2030 시스템 반도체 1위’라는 회사 비전을 흔들고 직원 이탈을 부추길 것이라며 반발했다.
최승호 노조위원장은 회의록에서 “메모리 사업부는 성과급 5억원을 받는데 파운드리 사업부는 8000만원만 받는다면 직원들이 계속 일할 동기가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 투명화 등을 요구하며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총파업을 앞두고 내부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최근 각 부서장에게 메일을 보내 “쟁의행위와 관련해 일부 직원들이 심리적 부담을 호소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이어 “쟁의행위 참여 여부는 직원 개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참여 여부를 둘러싼 압박이나 갈등으로 피해를 보는 부서원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회사는 의사에 반하는 반복적인 참여 요구나 참여 여부 공개, 타인의 근태 무단 조회 등을 문제 사례로 제시하며 관련 피해가 있을 경우 즉시 공유하거나 조직문화 SOS를 통해 조치받을 수 있도록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는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JP모건은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감소 규모가 21조~31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