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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르포] "함 바꿔보자" vs "우예 민주당을"…'김부겸-추경호' 격돌 대구 민심은

데일리안 대구 =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4.27 00:00
수정 2026.04.27 00:00

대구시장 '김부겸-추경호' 대진표 확정 후 민심 청취

"택시 기사들도 한 번은 김부겸 돼야 한다 카대요"

"추경호, 지역 문제 빠삭…실무 강해 잘 이끌지 않겠나"

26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장소 앞(왼쪽)과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기자회견을 기다리는 지지자들과 취재진의 모습.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신공항 된다 카더만 마, 되는 게 하나도 없으예. 대구 살이 60년인데 인제는 국힘(국민의힘)도 해줄 필요가 없지 싶다 안 카나."


26일 오후, 대구 달서구 송현동에서 60년 넘게 거주하고 있다는 80대 택시기사 이씨의 목소리에는 해묵은 원망이 서려 있었다. 서문시장에서 손님을 태우고 왔다는 그는 "손님들도 '민주당 함 찍어줘야 (국민의힘이) 정신 차린다' 카더라"며 운전대를 꽉 쥐었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 그중에서도 '콘크리트 지지층'이라 믿었던 노년층의 입에서 "바꿔야 한다"는 말이 터져 나오는 순간이었다.


지금의 대구에서는 '새 인물에 대한 불신'과 '기대에 못 미친 배신감'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장 선거전이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 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2파전으로 좁혀지면서 민심의 기류 또한 팽팽하게 당겨진 모양새였다. 추 후보의 '경제 전문가론'과 김 후보의 '인물론'이 맞붙은 가운데, 바닥 민심은 번지르르한 공약보다 '먹고사는 문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26일 대구 두류역 지하철역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일대의 분위기는 여전히 '보수 결집'의 기세가 강고했다. 동대구역 인근에서 만난 60대 안씨는 "경상도에서 민주당은 절대 안 된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재명(대통령)이가 수장 아이가. 그 밑에 있는 민주당은 매일 탄핵이나 일삼는데, 그런 당 후보를 우예 찍겠노? 마, 국힘 그대로 간다"라고 말했다.


수성구 만촌동에 거주하고 있다는 70대 택시 기사 김씨 역시 최근 요동치는 여론조사 결과에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김부겸이가 50% 넘게 나온다꼬? 그 조사가 맞나 싶으예. 민주당이 너무 무리수를 두는데, 추경호를 뽑아서 단단히 견제를 시켜야지"라고 결의를 다졌다.


반면, 일부 실용주의적 투표층에서는 변화의 기류가 감지됐다. 수성구 황금동에 거주하는 40대 이씨는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씨는 "대구 경제가 너무 안 좋으니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경호가 맞지 않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민주당이 말은 번지르르해도 당선되면 나 몰라라 할까 봐 걱정도 되고예. 그래도 청년들 살려줄 사람이 누군지는 끝까지 봐야지예"라고 했다.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만난 열성 지지자들의 기세는 사뭇 달랐다. 과거 국민의힘 평당원이었다는 한 60대 남성은 "대구가 번번이 속아줬다"고 성토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자기 살길만 찾고 대구 경제는 팽개쳤다 아입니까. 이번엔 예산 확실히 가져올 김부갬(겸)이가 돼야 대구가 변하겠나 싶어서 왔으예. 택시 기사들도 다들 한 번은 바꿔야 된다 카대요"라고 말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들은 '김부겸 대 추경호'의 경쟁을 '45 대 45'의 초박빙 승부로 보고 있었다. 양당의 결집력을 제외한 약 10%로 추산되는 중도·무당층을 누가 흡수하느냐가 승부처라는 분석이다.


달성군에서 아이를 키우는 40대 노씨는 끝까지 추 후보를 신뢰했다. 노씨는 "여론조사는 안 믿습니데이. 추 후보는 우리 지역 문제를 빠삭하게 알고, 애들 키우는 입장에서 보면 미래를 생각하는 게 느껴지거든예. 결국 실무에 강한 사람이 대구를 제일 정확하게 이끌지 않겠습니까"라고 밝혔다.


대구 중구 교동 일대. 교동 귀금속 거리 인근 카페에서 만난 대학생 최 씨는 여야를 향해 동시에 날을 세웠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젊은 층의 민심은 한층 더 싸늘했다. 대구 중구 교동 귀금속거리 인근 카페에서 만난 대학생 최씨는 여야를 향해 동시에 날을 세웠다.


그는 "솔직히 누가 되든 상관없어예. 대구에 일자리가 하도 없어가지고 다들 수도권으로 도망가는 판인데, 정치인들은 맨날천날 신공항 타령만 하고 있잖아예"라며 "국민의힘은 무조건 자기들을 찍어줄 줄 알고 신경도 안 쓰는 것 같고, 민주당은 평소엔 관심도 없다가 선거 때만 '대구, 대구' 카는데 그게 참 가식적"이라고 꼬집었다.


30대 직장인 박씨는 실용주의적 투표를 예고했다. 박씨는 "부모님이야 뭐 무조건 '빨간색' 안 찍으면 큰일 나는 줄 아시지예. 근데 요즘 제 친구들은 완전 달라예"라며 "당 이름 떼뿌고 진짜 예산 따올 수 있는 사람이 누군지를 볼 것이다. 김부겸이가 짬밥으로 예산 좀 가 오든가, 추경호가 경제부총리 힘으로 기업을 데려오든가 해야지, 결과물 없으면 이번엔 표 진짜 안 줄랍니데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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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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