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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구속 유지에…한국앤컴퍼니 '전략 시계' 멈췄다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입력 2025.12.23 13:34
수정 2025.12.23 13:36

오너 부재의 시간…한온시스템 정상화·글로벌 세일즈 외교 동력 상실

산업계 "글로벌 불확실성 파고…한국 車산업 경쟁력에도 큰 부담"

'국가핵심기술 보유기업' 전략 방향 '시계제로'…중장기 계획 등 사실상 백지상태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오른쪽)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테메라리오' 국내 출시 행사에서 차량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구속 상태가 유지되면서 그룹 전반의 경영 공백 리스크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한온시스템 정상화, 글로벌 보호무역 대응, 중장기 투자 전략 등 핵심 경영 과제들이 사실상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재판장 백강진)는 지난 2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1심의 징역 3년에 비해 감형됐지만, 실형이 유지되면서 조 회장은 지난 5월 이후 이어온 수감 생활을 계속하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단순한 리더십 부재를 넘어, 그룹의 글로벌 경영 전략과 미래 성장 로드맵 전반이 장기 불확실성 국면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조 회장이 직접 챙겨왔던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전략적 협업,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 등 최고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들이 상당 기간 보류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온시스템 정상화 작업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조 회장은 올해 초부터 한온시스템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재무 구조 개선과 조직 쇄신을 직접 주도해 왔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열 관리 시스템 분야에서 일본 덴소와 함께 글로벌 최상위권으로 평가받는 기업으로, 정부가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열 관리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조 회장은 그동안 "우리 그룹은 시장과 모빌리티 업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티어(Tier) 0.5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재무 구조 혁신, 지역 비즈니스 그룹 신설, 연구개발 체계 재정비 등을 주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너의 장기 부재로 이 같은 쇄신 작업이 추진력과 방향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세일즈 외교도 사실상 중단 상태다. 조 회장은 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과의 면담을 통해 신차용 타이어(OE) 공급 확대와 모터스포츠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이를 폭스바겐그룹 전반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모색해 왔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유지되면서 관련 논의가 언제 재개될지는 불투명해졌다.


통상 환경 대응 공백은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부품 관세 재부과 가능성,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주요 통상 변수에 대비해 직접 전략 점검 회의를 주재해 왔다. 계열사·대륙별 전략 회의를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 대응 방향을 제시해 왔지만, 이번 판결로 전략의 일관성과 추진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는 평가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스러운 상황이며, 향후 대응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확장과 신사업은 오너의 결단이 중요한 구조"라며 "조 회장의 장기 부재는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뿐 아니라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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