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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설수에 '경질론'까지 대두…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뉴스속인물]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4.09.08 06:01 수정 2024.09.08 09:09

박민수 차관, 4일 "경증 여부 어떻게 판단" 질문에 "본인이 전화해 알아 볼 수 있으면 경증" 답해

의료계, 강한 반발 "의사도 쉽지 않은 것을 환자가 어떻게 하나…망언 제조기"

정치권서도 여야 불문 '경질론' 대두…한동훈 "공직자, 국민께 오해 사는 언행 자제해야"

대통령실, 경질 없다며 일축…"책임 따질 때 아닌 의료개혁 완수해야 하는 시점"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의 응급실 현황 등을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의료 대란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을 책임지고 있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 4일 박 차관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환자나 보호자가 환자의 경증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라는 질문에 "본인이 경중증을 판단해서 (의료기관에) 갈 수는 없다"면서도 "본인이 전화를 해서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 자체가 사실은 경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답해 불거졌다.


이어 "중증은 의식이 불명이거나 환자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없는 마비 상태에 있는 경우가 대다수"라면서 "그렇지 않은 경우 보통 열이 많이 나거나 배가 갑자기 아프거나, 어디가 찢어져서 피가 많이 난다는 등이 경증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사도 쉽지 않은 경·중증 판단을 어떻게 환자가 하느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망언 제조기의 역대급 갱신"이라며 "국가의 보건의료를 관장하는 자가 이렇게 무지한 발언을 일삼는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실제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이 경증으로 진단 받았다가 추가 검사로 중증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적지 않고 그 반대 또한 마찬가지"라면서 "전화로 쉽게 경·중증 판단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면 현재 국정운영의 상태가 중증인 것"이라고 규탄했다.


앞서 박 차관은 공식 브리핑 자리에서 의사들을 비하 용어인 '의새'라고 들릴 수 있는 발음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국내에서 의사가 사라질 경우 외국으로 환자를 이송해 치료하고, 그 비용을 모두 의사들에게 청구하겠다고 밝히며 의사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차관에 대한 '경질론'이 대두되고 있다.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교체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6일 "중요한 임무를 맡은 공직자들이 국민께 걱정을 끼치거나 오해를 사는 언행은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박 차관에 대한 경질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며 "의정 갈등을 풀어내는 데 제일 중요한 첫 번째 스텝이 의사와 정부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세의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복지부) 장관과 차관을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도 "졸속 정책 추진으로 의료대란을 초래한 조 장관과 박 차관 등 책임자에 대한 문책과 경질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경질설을 일축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갈등 상황이 있을 때마다 장·차관을 교체한다면 일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장·차관이 책임지고 물러난다 해서 현재 상황이 해결되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지금은 책임을 따질 때가 아니라 상황을 관리하고 의료개혁을 완수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박 차관은 "최근 인터뷰 발언으로 여러분 걱정을 끼쳤는데, 당시에도 '환자 스스로 경증이나 중증을 판단할 수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과도한 일반화를 하는 바람에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1968년생인 박 차관은 경상남도 사천군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리하이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제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보험정책과 과장, 주미국대한민국대사관 공사참사관,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 실장 등을 역임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보건복지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윤석열 정부 보건복지 정책의 기틀을 잡았다. 대통령실 근무 5개월 만에 복지부 2차관으로 승진 임명돼 의대 증원과 의료 개혁 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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