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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후 언론노조의 사내 인권침해 보고서"…MBC 제3노조, 토크콘서트 '차별' 개최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4.07.16 00:27 수정 2024.07.16 08:20

15일 상암동 본사 M라운지 개최…"민주당 정권 업고 비언론노조원들에 대해 극심한 인권침해 자행"

오정환 "2017년 민주당 '방송장악 문건' 배포…가해자의 반성 함께 해야 진정한 화해 이뤄질 수 있어"

김기현 "문호철 겨냥한 정상화위원회 조사…이진숙 보도, 언론노조 사적도구 전락시킨 보복보도"

강명일 "제3노조 80~90% 취재센터 못 들어가…차별 아니라고 떳떳이 말하는 사람들, 여전히 존재"

MBC노동조합(제3노조)이 사내 인권 실태를 고발하는 토크콘서트 '차별, 야만의 시대 이름없는 기자들'을 개최했다. 7월 15일 오후 MBC 상암동 본사 M라운지에서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 사회로 진행된 이 행사에는 MBC 직원과 언론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했다.ⓒ

MBC노동조합(제3노조)는 15일 오후 사내 인권실태를 고발하는 토크콘서트 '차별, 야만의 시대 이름없는 기자들'을 개최하고 "2017년 언론노조가 민주당 정권을 등에 업고 MBC 경영권을 장악한 뒤 비언론노조원들에 대해 극심한 인권침해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신동호 전 아나운서 사회로 MBC 상암동 본사 M라운지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MBC 직원과 언론시민단체관계자, 취재진 등이 대거 참석했다. 제3노조 노조원들은 '짓밟힌 2017년 12월 8일', '조명창고와 부당전보', '6년의 단절, 지금은?', '부당노동행위 소송' 등으로 분야를 나눠 그동안 직접 경험하고 목도한 일들을 생생하게 토로했다.


오정환 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2017년 3월 대선경선 토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MBC가 심하게 무너졌다'고 말했는데, 이를 놓고 집권하면 공영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이런 우려는 얼마가지 않아 현실이 됐다"며 "민주당은 2017년 5월 대선에서 승리하고 석달 뒤 소속 의원들에게 MBC와 KBS 경영진 교체 방법, 이른바 '방송장악 문건'을 배포했다. 실제로 9월4일 MBC는 총파업에 들어갔고 9월5일 3대 언론학회 소속 300여명이 MBC 경영진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고 비판했다.


오 위원장은 이어 "문재인 정부는 검찰과 노동부를 동원했다. 명색이 언론사인데 언론노조원들이 항의는 커녕 (검찰에게) 길 안내를 했고, 특별근로감독을 나온 노동부 감독관은 언론노조 파업집회를 구경하며 손을 흔들어 지지를 밝혔다"며 "김장겸 사장 등 당시 MBC 임원들은 부당한 사퇴 요구에 버티고 또 버텼다. 그런데 언론노조는 지금까지도 이들을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오늘 이 행사는 어떤 비행이라도 반드시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을 알려 재발을 막고 용서와 화해의 뜻을 다지려는 행사"라며 "다만 가해자의 반성이 함께 해야 진정한 화해가 이뤄질 수 있는데 지금의 상황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15일 오후 MBC 노동조합(제3노조)가 개최한 토크콘서트 '차별, 야만의 시대 이름없는 기자들'에 참석한 오정환 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좌)과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우)ⓒ

김기현 전 MBC 보도국 정치부장은 "최승호 경영진이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와 함께 만든 사내 기구가 바로 정상화위원회였다. 법원이 출석과 진술 강요의 불법성을 인정함으로써 힘을 잃고 사라졌지만 한동안 위세가 대단했다"며 "저는 2018년 하반기 정상화위원회의 집중적인 조사를 받았다. 그들은 2017년 대선 보도에 대해 왜 이 리포트를 하게 됐는지' 등에 대해 추궁했다. 문제 삼은 보도는 문재인 후보를 다룬 리포트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조사를 받으면서 느낀 점은 보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뒷전이고 사실은 다른 의도가 있지 않냐는 것이었다"며 "내세운 명목이 뭐든지 결국 제 전임 정치부장이기도 한 문호철 당시 보도국장 등 특정인을 겨냥한 조사라는 의심이 강하게 들었다"고 부연했다.


김 전 부장은 특히 "2017년 우리 정치부는 문재인 후보의 'MBC 망가졌다' 발언을 공영방송 압박이며 언론 장악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 보도에 대해 정상화위는 '뉴스를 경영진의 사적 도구로 전락시켰다', '사실상의 보복성 보도'라고 규정했다"며 "그럼 최근 MBC가 매일 반복하고 있는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보도는 어떠한가. 뉴스를 언론노조의 사적 도구로 전락시킨 사실상의 보복보도 아닌가"라고 힐난했다.


MBC 보도국 도쿄특파원 출신 강명일 공동투쟁위원장은 "저는 2021년 10월 특파원에서 소환한 것부터 뉴스데이터팀에 발령내 단순자료정리를 시킨 일까지 모두가 불법 행위이고 부당한 직장 내 괴롭힘이나 차별에 해당한다는 확정판결을 받아 위자료와 체재비 등 모두 5800만원의 손해배상을 회사로부터 받아냈다"며 "재판부는 특파원에서 조기소환한 행위는 보복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적시했다. 또한 회사에서 아무런 일을 주지 않고 미발령대기시키거나 유령인간 취급한 행위와 뉴스데이터팀에 1년 반이나 두고 단순자료정리업무를 반복지시한 행위 등이 모두 불법행위라고 판결했다"고 강조했다.


15일 오후 MBC 노동조합(제3노조)가 개최한 토크콘서트 '차별, 야만의 시대 이름없는 기자들'에 참석한 강명일 제3노조 공동투쟁위원장(좌)과 김기현 전 MBC 보도국 정치부장(우)ⓒ

강 위원장은 또한, MBC 내부에서 소속 노조에 따른 차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사는 지난해 초부터 저희 MBC노동조합원 기자 3~5명을 국제부와 경제부에 분산하며 전보한 뒤 취재센터에 배치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80~90%의 기자들이 보도국 취재센터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고, 뉴스의 방향과 어젠다를 정하는 정치부와 사회부 법조팀에는 단 한명도 배치받지 못하고 있다. 보도본부에 적어도 두 명은 인원비례로 배치돼야 함에도 단 한 명도 보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를 차별이 아니라고 떳떳이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과 함께 회사에 존재해야한다는 것은 매우 우리를 지치게 하고 힘들게 한다"며 "차별을 없애고 문화방송이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인 인사정책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MBC 보도국 경제부에서 근무했던 한 여성 기자는 2017년 12월 8일 취재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해 기사를 쓰고 있는데 갑자기 파업을 했던 언론노조 기자들이 몰려 들어와 "이 자리는 지금부터 내 자리니 나가라"고 요구했다고 회상했다. 뉴스데스크 앵커도 방송을 준비하다 쫓기듯 회사를 나왔고 이후 6년여 간 스포츠취재팀과 통일전망대팀 등을 전전해야 했다.


실제로 언론노조 파업에 불참했던 MBC 직원들 거의 대부분이 비슷한 고난과 고초를 겪었다. 언론노조 출신 경영진은 보도국 부장을 본인 의사도 묻지 않고 주조정실에 보내 6년간이나 닷새마다 야근을 하게 만들었는데, 결국 버티지 못해 망막이 떨어져 나간 뒤에야 그곳을 벗어날 수 있었다. 정치부 중견기자는 생방송뉴스팀으로 발령돼 중계PD로 일하면서 후배 취재기자들의 멸시와 타 언론사 기자들의 동정을 받으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는데, 정권이 바뀌고 MBC 제3노조가 부당전보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하자 보도국장이 자신을 불러 “생방송뉴스팀은 취재기자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희망 부서를 묻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기도 했다.


언론노조 출신 경영진은 또한 파업에 불참한 해외특파원들도 전원 귀국시켰는데, 무엇보다 아무런 준비 없이 귀국하게 된 자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한 특파원의 큰 아들은 아빠의 상황을 들은 뒤 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울었고, 둘째 아들도 친구들이 선배가 된 상황에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고통스러워했다.


취재기자를 강제로 영상편집자로 전환시키려는 시도도 다반사였다. 이를 위한 교육에 항의하던 한 여성 기자는 그만 유산하고 말았다. 사전에 임신 사실을 말했는데도 전직 교육을 강요했던 부장에게 MBC 경영진은 징계는커녕 요직으로 영전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2017년 조명창고에 들어가는 수모를 당한 것으로 유명하다. 배 의원은 이번 행사에 편지를 보내 "입사 후 MBC 정치파업의 실체를 알게 됐고 2012년 파업 때 거짓 증언 요구를 거절한 후 업무에 복귀하자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뉴스를 준비 중인 앵커와 기자들에게 언론노조원들이 몰려와 꽹과리와 징을 치거나 심지어 귀신이 들었다며 소금을 뿌린 예 등이 그것이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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