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국민의힘 '혁신 키' 쥔 인요한…역할·권한에 '기대 반, 우려 반'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3.10.23 10:51
수정 2023.10.23 10:58

특별 귀화 1호 인요한 교수, 與 혁신위원장 임명

당내선 '통합·지역' 이해 높아 "좋은 인선" 반응

'역할·권한' 놓곤 이견 분분…"전권 줘야 할 것"

'김은경 혁신위' 재발 우려도…"명확히 해줘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인선된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이 지난 8월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공감 공부모임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길, 우리가 잃어버린 1%'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당의 혁신을 맡길 인물로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를 낙점하면서 '인요한 호(號)'를 향해 기대와 우려가 섞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당 안팎에서 나오는 기대감은 인 위원장이 국민통합과 지역발전에 대해 깊은 이해도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인 위원장이 '특별 귀화 1호'인 만큼 상징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당내 일각에선 인 위원장의 역할과 권한에 대한 보장이 돼 있지 않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역할과 권한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자칫 잘못하면 큰 실패를 맛봤던 더불어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처럼 좌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국회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요한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인선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스스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밝히면서 최근 인터뷰를 통해 국민의힘에서 전라도 대통령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등 지역주의 해소와 국민 통합에 대해서도 깊은 안목과 식견을 갖고 계신 분"이라며 "혁신의 전권을 위임받은 혁신위가 우리 당의 낡은 허물을 벗겨내고 정치권 전체에 희망을 쏘아올리는 대대적 혁신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호남 출신인 김가람 최고위원도 "인 교수는 호남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진외증조부(유진 벨 선교사)는 광주와 목포에 학교와 병원을 지었고 본인은 5·18 당시 시민군의 영어 통역을 맡으며 진실을 세상에 알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늘 결정적 순간에 변화를 선택했다. 박근혜 비대위는 천막당사를 선택했고 총선에서 승리했다"며 "오늘 우리는 또 한 번의 변화에 나선다. 국민의 뜻대로 민생 속으로, 정쟁을 비운 자리에 국민의힘이 가장 먼저 담은 메시지다. 국민은 늘 옳다는 생각으로 민생을 가장 우선하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선 인 위원장 인선이 일단은 잘된 인선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정치권에서 활동하지 않은 분이시기 때문에 새로운 시각에서 우리 국민의힘을 보는 시각이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변화하는 모습을 많이 아이디어도 제공하시고 통찰력도 발휘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8월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에서 김기현 대표와 만나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다만 인요한 호를 향한 우려 섞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인 위원장 개인의 문제라기보단 당 지도부가 인 위원장에게 얼마만큼의 역할과 권한을 허용하는냐가 보장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다.


이를 의식한 듯 김 대표도 인 위원장 인선을 발표하면서 "위원장 인선 과정서 권한·역할에 대해 어떠한 제한을 가하는 조건도 제시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힌다"고 언급했지만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인 위원장 선임에 대해 "권한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 누가 혁신위원장이 오는지와 상관없이 굉장히 위험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특히 천 위원장은 지도부의 인선에 대해 "불편한 선택을 할 수 있어야 된다. 그런데 '하(태경) 의원은 안 하겠다'라는 건 우리는 아직 거기까지는 안 갈래라는 것"이라며 "인 교수는 나도 개인적으로도 알고 높게 평가하지만, 흥미롭고 혁신적인 느낌은 나지만 실제 '우리가 불편한 건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인 카드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해진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에 나와 "당 혁신이라는 분야에 있어서 많은, 전권에 준하는 재량을 드려야 되지 않나 싶다"며 "혁신위에서 만든 안은 결국은 단계적으로든 아니면 한꺼번에든 당의 의사를 결정하는 토론 절차에 반드시 회부해 올린다는 걸 보장을 해드려야 되고, 그 안이 합리적일 때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보장도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인 위원장에 대한 권한·역할이 명백하지 않을 경우 앞선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가 겪은 실패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 위원장은 "과연 정당의 내부를 혁신하는 데 있어서 그 정도의 전문성과 경험을 가질 수 있으실 것인지 그런 부분들이 조금 지켜봐야 되는 부분"이라며 "자칫 잘못하면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처럼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김은경 혁신위는 김은경 위원장 본인에게 문제가 있어서 실패한 것인 만큼 인요한 혁신위에서는 그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역할에 대한 정확한 분배와 목표 설정이 되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위험은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1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