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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지자체 전선 지중화 분담금,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 아냐"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8.03 03:54
수정 2026.08.03 03:54

한전-평택시 소송…분담금은 '용역 대가' 아닌 '원인자 부담'

한전이 하도급업체에 실제 지출한 부가세 상당액은 분담 인정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데일리안DB

지방자치단체가 한국전력공사에 지급하는 전선 지중화 공사 분담금은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한전이 경기 평택시를 상대로 낸 공사대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한전이 요구한 부가가치세는 제외하고 9364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다.


한전은 2017년 3월 평택시 요청에 따라 가공배전선로를 땅 아래로 옮기는 지중이설 공사를 맡았다. 당시 양측은 지중화 공사비 50%와 도로복구 공사비 전액을 평택시가 부담하기로 약정했다.


공사는 2020년 2월 마무리됐다. 한전은 미지급 공사비 8981만원에 10%의 부가가치세를 더해 청구했다. 평택시는 공사비 분담금 자체가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며 재정산을 요구했고, 한전은 이에 소송을 제기했다.


전기사업법 제72조의2 2항에 따르면 기초 지자체장이 공익 목적으로 한전에 가공전선 지중이설을 요청할 경우 공사비는 양측이 나눠 부담한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이 분담금 자체에 부가세를 매길 수 있는지였다.


1·2심은 모두 한전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공사비 8981만원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분담금 자체는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다만 한전이 공사 과정에서 자재업체와 하도급업체에 실제 지급한 부가가치세 383만원은 약정한 분담 비율에 따라 평택시도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해 지급액을 9364만원으로 늘렸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며 한전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전기사업법령상 지중이설 사업은 전기사업자가 스스로 권한과 책임하에 이행하는 것이 기본 전제"라고 밝혔다. 이어 "전기사업자가 지자체로부터 받는 금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지자체에 제공하는 용역의 공급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른 분담금과 부가가치세법상 용역 공급의 대가를 구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자체가 공사를 요청했더라도 공사 자체의 권한과 책임은 여전히 한전에 있다는 취지다.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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