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투약 혐의 '전두환 손자' 전우원, 어떤 처벌 받을까? [법조계에 물어보니 140]
입력 2023.04.29 06:23
수정 2023.04.29 06:23
전우원, 지난 3월 유튜브 라이브 방송 도중 엑스터시 포함 마약류 다수 복용
자진 귀국 후 경찰 조사 받아…대마·DMT 투약사실 인정
법조계 "자진 귀국 후 수사에 적극 협조, 검찰 구형 및 재판부 판결에 영향…집행유예나 벌금형 전망"
"마약투약 과정 생중계한 것은 불리한 양형인자…유해영상 규제하는 법령 마련해야"
경찰이 복수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 씨를 28일 검찰에 송치했다. 법조계에서는 "전 씨가 자진 귀국해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이 향후 검찰 구형이나 재판부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집행유예나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 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전 씨는 지난달 17일 미국에서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 도중 일명 '엑스터시'로 불리는 향정신성의약품 MDMA(메틸렌 디옥시메탐페타민), 환각을 유발하는 마약류인 DMT(디메틸트립타민) 등을 언급하며 알약을 물과 함께 삼킨 바 있다.
전 씨는 이후 지난달 28일 자진 귀국해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대마와 DMT 등을 투약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역시 전 씨가 여러 종류의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보인다는 정밀감정 결과를 내놨다.
다만 경찰은 전 씨가 마약을 상습 투약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하고,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0조에 따르면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전 씨가 자진 귀국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김도윤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샘)는 "전 씨가 마약을 상습 투약했는지, 어떤 마약을 투약했는지, 그 양은 얼마나 되는지 등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 아마 수사기관에서 이 부분을 확인했을 것"이라며 "전 씨는 자진 귀국해서 경찰 수사를 받았고, 적극 협조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가 밝힌 마약범죄의 양형기준에 따르면 ▲범행동기에 특히 참작할 사유가 있거나 ▲자수하거나 중요한 수사에 협조한 경우를 특별양형인자, ▲마약중독자가 자발적·적극적 치료 의사를 보이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으며 수사에 협조할 경우 일반양형인자 감경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춰볼 때, 검찰에서도 전 씨가 자진 귀국 및 수사에 협조한 점 등을 고려해 구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인 수사 결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집행유예나 벌금형 정도가 선고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전 씨가 마약 전과가 없고 상습 투약이 아니라면 자진 귀국해서 조사에 협조한 점이 구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마약의 경우 자수, 자백, 수사 협조 등이 중요한 양형 인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씨가 마약 근절을 위한 자발적, 적극적 치료 의사를 수사 단계에서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며 "범행에 이른 경위, 한국에 귀국한 뒤 행적 등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과적으로 단순 투약, 상습성 부인 등의 조건이 충족된다면 재판 단계에서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해 보인다"고 예측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도 "자진 귀국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은 긍정적 양형 인자로 적용되고, 마약 투약 재발 방지를 위한 본인의 적극적 의지 및 인적 네트위크가 형성돼 있다는 점 등까지 인정되면 선처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마약 투약 과정을 생중계한 것과 관련해, 현행법상 이를 규제하거나 처벌할 법은 없지만 전 씨가 굳이 이같은 방식으로 범행했다는 점은 불리한 양형 인자로 작용할 것 같다. 결국 집행유예가 선고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SNS와 관련해 범죄 장면이나 그 외 충격적이거나 유해한 영상에 대해 유럽연합처럼 이를 규제하는 관계 법령이 조속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