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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STO 골든타임 놓칠라...협의체 구축 잰걸음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3.03.21 15:12
수정 2023.03.21 15:19

신한·NH·KB·하나證 관련사업자들과 공동전략 ‘맞손’

투자자산·핀테크기술 확보 관건...경쟁사 견제 속내도

ⓒ픽사베이

토큰증권 발행(STO) 시장의 제도화에 발맞춰 주요 증권사들이 협의체를 구축하는 등 본격적인 생태계 개척을 주도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STO 사업의 개화를 앞두고 관련 업체들과 공동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잠재적인 경쟁자들을 견제하고 나섰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토큰증권 제도권 편입 방침을 밝히면서 증권사들이 실무 논의를 위한 협의체를 앞다퉈 구성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토큰증권은 부동산과 미술품, 음악 저작권 등 다양한 자산을 디지털화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증권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중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한 법률 개정안을 제출하고 이르면 내년 말 시행하겠다는 목표여서 증권사들의 관련 시장 진출이 활발해진 상태다.


증권사 중 가장 먼저 STO 민간협의체(얼라이언스)를 구축한 곳은 신한투자증권이다. 지난달 6일 조직된 ‘STO 얼라이언스’는 신한투자증권을 포함한 기업들이 토큰증권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협업하는 조직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업권에 관계없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에 문을 열어 현재 수십여곳의 업체들을 모집한 상태다.


NH투자증권도 지난달 20일 기업간 협의체 ‘STO 비전그룹’을 출범했다. STO 비전그룹은 NH투자증권과 조각투자사업자 투게더아트(미술품), 트레져러(명품·수집품), 그리너리(탄소배출권), 비상장주식중개업자 서울거래비상장, 블록체인 기술기업 블록오디세이, 파라메타(옛 아이콘루프), 기초자산 실물평가사 한국기업평가 등 8개사가 참여했다.


KB증권 역시 지난 8일 STO 관련 사업자들을 모아 ‘ST오너스’를 구성했다. 주요 사업자로는 스탁키퍼(한우), 서울옥션블루(미술품), 펀더풀(공연·전시)을 비롯해 실물자산 기반 STO 발행유통 플랫폼 하이카이브, 웹툰 기반 토큰증권 사업자 웹툰올, 개봉작 영화의 온오프라인 컨텐츠 배급 및 솔루션 제공 업체 알엔알 등이 있다.


경영전략상 의사결정 속도가 빠른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업계 간 협업 경쟁에 불이 붙은 모습이다. 하나증권도 금·은 조각투자 사업을 위해 한국 금거래소의 최대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아이티센과 STO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금·은 현물을 STO로 쪼개 투자자들이 쉽게 매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STO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안정적인 블록체인 기술과 다양한 투자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며 “또 아직 제도화 과정에서 혼란이 있는 만큼 증권사들이 관련 기술 및 자산을 보유한 기업들과 빠르게 동맹을 맺어 경쟁자들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STO 사업의 골든타임을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플랫폼 서비스와 투자 상품 개발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업계의 행보가 빨라진 반면에 규제 불확실성은 여전해 이를 한국형 디지털 시장에 맞게 정비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남았다.


한아름 자본시장 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STO를 활용한 다양한 투자 상품이 출시되면서 조각투자 시장 확대와 함께 신규 사업자들의 참여에 따른 경쟁도 증가가 예상된다”며 “국내와 유사한 방향으로 규제를 정립 중인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제도를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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