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尹과 청담동 술집 갔죠?"...한동훈 "저 다 걸테니 의원님은 뭘 걸겠냐" (종합)
입력 2022.10.25 00:00
수정 2022.10.25 00:00
불분명한 녹취 근거로 의혹 제기
'뭘 걸겠느냐'는 韓 역질문에 金 유구무언
韓 스토킹한 '더탐사'와 "협업" 인정에 회의장 술렁
참석자 지목된 이세창 "나쁜 놈들의 소설"
"김앤장 변호사 30여명, 윤석열 대통령과 청담동 바 갔냐?"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 자리 있었다면, 저는 다 걸겠다. 의원님은 뭘 거시겠냐." (한동훈 법무부 장관)
24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의겸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청담동 술집 방문'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김 의원은 '7월 19일 밤'이라는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하며, 한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김앤장 변호사들과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장관은 "저 자리에 있거나 근방 1km 안에라도 있었다면 저는 다 걸겠다. 의원님도 거시라. 거시는 거 좋아하지 않느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김 의원은 '뭘 걸겠느냐'는 한 장관 질문에 답변하지 못했다.
질의 초반 김 의원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한 장관에게 "청담동에 있는 고급스러운 바에,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고 첼로가 연주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앤장 변호사 30여명,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권한대행 등과 청담동에서 술자리를 갖지 않았느냐"고 질의했다.
이세창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권한대행은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김 의원은 이 전 권한대행과 '시민언론 더탐사'(더탐사) 기자의 통화 녹음 파일과, 그 자리에 참석했다는 여성 첼리스트가 남자친구와 통화한 녹음 파일 두 개를 근거로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김 의원이 국감장에서 공개한 첼리스트의 녹음파일에는 윤 대통령이 '동백아가씨'를 불렀다는 내용도 담겼다.
한 장관은 녹음파일을 듣고 난 후 김 의원에게 "저는 (노래를) 뭘 했나요"라며 응수해, 국감장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김 의원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서 "윤도현 (노래)"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의혹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이 이날 밤 더탐사에서 보도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 더탐사는 한동훈 장관을 스토킹했다고 해서 한동훈 장관께서 신고를 했던 그 언론사"라며 "그런데 더탐사가 한 장관을 따라다녔던 것은 스토킹이 아니라 제보를 바탕으로 한 장관께서 윤석열 대통령과 또 다른 술자리를 갖는 것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 따라다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장관은 "제가 술 못 마시는 거 알고 있냐"고 물었고, 김 의원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 장관은 "제가 술을 마셨다는 거냐. 저는 술자리를 별로 안 좋아한다. 꼭 가야 하는 자리도 안 가고 회식 자리도 안 간다. 제가 검사 생활을 하면서 주로 강한 사람들과 척을 지면서 살아서, 어떻게든 꼬투리를 안 잡히려고 술자리를 안 간다. 제가 저기서 노래를 불렀다는 거냐. 자신 있는 말이냐. 이렇게 공개적으로 법무부 장관을 모욕할 정도로 자신 있는 말이냐. 저는 이세창 총재라는 사람과 스쳐본 적도 없고, 저 자리에도 간 기억이 없다. 근거를 제시해라. 제가 있었다는. 이건 저를 모함하는 말이다"라고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김 의원이 "(녹음파일에 술자리에) 있었다는 두 사람의 발언이 있지 않냐"고 하자, 한 장관은 "그 두 사람이라는 게 저를 스토킹하는 쪽 아니냐. 같이 야합해서 말한 거 아니냐. 스토킹 배후가 김 의원이냐. 의원님 저는 다 걸겠다. 의원님은 뭐 걸겠냐. 저는 법무부 장관직 포함해 제가 앞으로 어떤 공직이든 다 걸겠다. 거는 거 좋아하지 않냐. 국감장에서 지라시 수준도 안 되는 걸 가지고 국무위원을 모욕해놓고 국정감사라는 게 말이 되냐"고 김 의원을 압박했다.
韓 "이 정도 가지고 국정운영 했나...자괴감 느껴"
특히 김 의원의 잇단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한 장관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는 "이런 정도를 듣고 그냥 지르는 것이냐. 지금까지 매번 그랬다"며 "이재정 의원과의 악수도 (김 의원 주장과) 다르다고 했고 다 들통났는데 한 마디도 안하고 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수사 중"이라는 김 의원의 답변에 한 장관은 "이것도 수사가 될 것"이라며 "정말 자괴감을 느낀다. 이 정도로 국정운영을 하는 것이냐. 국감이 순연되는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에게 하는 첫 질문이 이거냐. 책임을 지셔라. 저도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국회의원은) 물어볼 권리가 있다"며 김 의원이 항변하자 "아니다. 이 정도 제보를 가지고 물어본 사례는 없다"고 단언했다.
또한 김 의원이 "더탐사와 협업한 건 맞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저를 미행해 스토킹 수사 중인 곳과 협업 중이라는 말이 충격이다. 허위사실이 보도될 경우 (김 의원이) 공모한 게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당시 술자리 현장에 있었다는 이세창 전 권한대행은 이날 조선닷컴과 통화에서 "열흘 전쯤 알지 못하는 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한 장관 등이 참석했다는 술자리에 대해 묻길래) '알지도 못하고, 내가 거기 있을 신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행은 "그랬더니 '(술자리를) 주관했느냐'고 물어보더라"며 "그래서 '내가 어떻게 대통령하고 장관하는 걸 주관하느냐. 이 사람 웃긴 사람이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쁜 놈들이 헛소문을 듣고 소설을 쓰는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도 보였다.
대통령실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의원이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의 동선과 관련해 완전히 꾸며낸 소설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아무런 근거 없이 면책특권에 기대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사실에 자신이 있다면 국회 밖에서 말씀하시기 바란다.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김 의원의 분명한 입장 표명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