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치원서 급식에 매운 짬뽕·순두부찌개…초등생과 메뉴 같아
입력 2022.10.11 20:23
수정 2022.10.11 16:23
제주 지역의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서 순두부 찌개와 짬뽕 같은 매운 음식들이 급식 메뉴로 나온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직 소화기관이 약하고 예민한 유치원생들에게 초등학생과 똑같은 메뉴가 제공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지홍 의원(비례)은 제주도교육청의 2021 회계연도 결산 심사가 열린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한 초등학교에 속해 있는 병설 유치원에서 초등학생과 동일하게 급식이 제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의원은 학부모에게서 제보받은 급식 사진에 담긴 순두부찌개와 짬뽕, 김치볶음밥, 빨간 반찬 등 매운 음식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총 4장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한 학교가 아니라 다 다른 학교"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급식이 나오는 걸 어떻게 아셨냐고 물어봤더니, 어떤 날은 (아이가) 집에 와서 허겁지겁 먹는다고 했다"며 "계속 관찰하다 보니 허겁지겁 먹는 날에 학교 메뉴판에 들어가 보면 꼭 매운 음식이 나오는 날이었다는 것이었다. 아이들 (유치원에서) 밥을 못 먹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현 의원이 올해 학교급식 기본방향에 담긴 학생 연령별 특징을 고려한 음식 크기 조절 및 조리법 제공 내용을 언급하며 "도내 초등학교에 속해 있는 병설 유치원은 (해당 초등학교와) 급식을 따로 하느냐"고 묻자 고경수 도교육청 교육국장은 "대부분 같이 하고 있지만 맵거나 짜거나 이런 부분들은 구분할 수 있도록 따로 공간이 마련된 곳도 많다"고 답했다.
현 의원은 "유아들은 상대적으로 소화 기능도 떨어지고 저장 기능도 떨어진다"며 "그런데 이 친구들과 초등학생들하고 동일하게 급식을 제공하는 게 맞는지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생에게는 고춧가루를 뿌린 콩나물무침이 제공되면, 유치원생에게는 고춧가루를 빼서 나가는 방식으로 구분한다"며 "학교 누리집에는 (초등학생 급식) 대표 사진 한 장만 올라가기 때문에 유치원생에게도 동일하게 제공됐는지 확인할 순 없다. 다만 일선 학교에 지속적으로 관련 안내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