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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공방격화-중] '보수궤멸' 노리는 좌파의 가짜뉴스, 어제오늘 일 아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10.02 07:37
수정 2022.10.02 07:49

尹 발언하지도 않은 '미국' 단어,

만들어내서 괄호 안에 넣고 삽입

2002년 '김대업 가짜뉴스' 연상

"거짓과 사실 교묘하게 뒤섞어"

김대업 씨가 2002년 대선을 불과 3개월 앞두고 있던 2002년 9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장남 정연 씨의 병역비리 은폐를 위한 대책회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본인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은 '보수궤멸'을 노리는 좌파 세력발 '가짜뉴스' 역사의 종합판일까.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의 전개 과정을 살펴보면, 역대 좌파 세력이 보수 진영의 구심점을 향해 '가짜뉴스'라는 사회적 흉기를 꽂던 사례의 모든 특징들이 종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발언을 포착한 영상이 유포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미국'이라는 단어가 "국회" 앞에 괄호를 넣은 자막으로 삽입됐다.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아예 발언하지도 않은 것을 MBC가 괄호까지 만들어 넣은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대통령이 외교적 결례를 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절묘한 것은 윤 대통령 발언을 그대로 살리면서 단지 '미국'이라는 두 글자를 괄호에 넣어 삽입하는 것만으로, 발언의 의미와 뉘앙스·대상이 전혀 달라졌다는 것이다. 마치 '김대업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가 "김 씨는 거짓과 사실을 교묘히 뒤섞어놓는 재주가 있었다"고 혀를 내둘렀던 일화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과거 이회창 총재의 장남 정연 씨의 병역비리 은폐를 위한 대책회의가 있었다는 '가짜뉴스'가 나왔다. 이 때 등장한 인물이 김대업 씨다.


김대업의 주장 중 정연 씨의 병적기록표에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오기(誤記)돼 있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이었으나, 정작 핵심적인 증거라며 제출한 녹취 테이프는 위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선이 끝난 뒤 김대업은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으나, 대선에서 승리한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가석방 됐다.


尹대통령 발언 '미 의회 겨냥' 단정짓고
백악관·국무부에 메일 보내 입장 조회
'천안함 가짜뉴스' 당시 유엔안보리·
스웨덴 대사에 '음모론' 질의 떠올라


참여연대와 민변 등의 제안으로 꾸려진 시민소송단이 지난 2010년 9월 천안함 피격 상황이 촬영됐다는 이른바 TOD 동영상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사적 발언 최초 보도 당시 자막 내용 중 '(미국) 국회'의 괄호 부분이 창작된 것이라면, 윤 대통령 발언의 대상은 미국이 아닐 개연성이 높다. 그런데도 MBC는 윤 대통령 발언이 미국 의회를 겨냥했다는 것을 전제로 백악관과 국무부에까지 입장 조회를 했다. 외교 사안을 국내 정쟁에 활용할 목적으로 해외 기관에 입장 조회를 한 것이라면 천안함 '가짜뉴스'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2010년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해 천안함이 피격당하고 장병들이 순국한 사건을 놓고,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나는 꼼수다' 등에서는 집중적으로 음모론이 거론됐다. 외교·안보 사안마저 '가짜뉴스'를 통해 국내 정쟁에 악용했던 대표 사례다.


당시 참여연대는 유엔 안보리 의장과, 중립국으로서 천안함 국제조사단에 참여했던 스웨덴의 대사관에 '천안함 음모론'을 바탕으로 질의를 보냈다. 스웨덴 대사는 "스웨덴 조사팀은 침몰의 원인이 북한 어뢰에 의한 것이라는데 동의했다"며 "결론을 의심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고 일축했다. 우리 내부의 정쟁에 활용할 목적으로 '가짜뉴스' 내용을 해외 기관에까지 질의하는 모습이 최근 사태와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문재인정권의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국회 국방위에서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소행"이라고 시인했다. 대법원은 올해 6월 천안함은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했으며, 암초 등에 의한 좌초설이나 좌초 후 충돌설 등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한 원심과 항소심의 판시 내용을 확인했다.


김건희 '망사 면사포', 尹 조문록
왼쪽장도 시비…'잽'으로 희화화?
퇴주잔·꽃동네·충렬공 '가짜뉴스'로
반기문 무릎 꿇렸던 사례 연상시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지난 2017년 1월 반 전 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행치마을의 선친 묘소를 참배하며 헌작(獻酌)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에 앞서 김건희 여사가 착용한 '망사 면사포', 조문록 왼쪽장 작성 등도 잇달아 시비의 대상이 된 적이 있다.


김건희 여사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 때 '망사 면사포'를 착용하고 참석한 것을 놓고 좌파 일각에서는 영국 왕족만이 쓸 수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으나, 확인 결과 캐나다 총리 배우자와 프랑스 영부인도 같은 망사 면사포를 착용하고 장례식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윤 대통령이 조문록을 작성할 때 왼쪽장에 쓴 것을 놓고 탁현민 씨는 "조문록은 왼쪽에 쓰면 안된다"고 비난했지만, 다른 나라 정상들도 왼쪽에 쓰는 사진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러한 '가짜뉴스'들이 좌파 세력이 계속되는 '잽'을 통해 보수 진영의 정치지도자를 희화화시키려는 의도라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사례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조기 대선' 당시 반기문 전 총장을 무릎꿇린 '가짜뉴스'가 '잽'으로 보수 진영의 구심점을 무너뜨린 사례다. 성묘나 꽃동네 봉사활동, 대학 특강 등 대권주자로서의 활동에 일일이 '가짜뉴스'를 만들어붙여 어떤 일을 해도 우스꽝스럽게 보이게끔 이미지 조작을 실행했다는 것이다.


반기문 전 총장은 선영 성묘 당시 처음 따른 술잔은 건네받아 산소 주변에 뿌리며 '퇴주' 했고, 재배(再拜)한 뒤 두 번째 술잔을 받아 비로소 '음복'했다. 그런데 성묘 직후 첫잔을 받아 바로 마시는 것처럼 중간 과정을 악의적으로 편집해버린 '가짜뉴스'가 나돌았다. 이른바 '퇴주잔 공작'이다.


꽃동네 봉사활동 직후에는 어르신에게 죽을 떠먹여주는 보도사진과 함께 '어르신이 착용해야할 턱받이를 본인이 착용했다'는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렸다. 봉사자가 입어야 하는 앞치마로 꽃동네 수녀가 직접 건네준 것이라는 해명이 나왔으나, 이미 반 전 총장의 이미지는 훼손당한 뒤였다.


조선대 특강에서는 "광주는 훌륭한 충렬공이 탄생을 한 곳"이라고 말한 게 '가짜뉴스'의 대상이 됐다. 광주 남구 압촌동에서 태어나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서 금산전투에서 순국하고 '충렬공'의 시호를 받은 고경명을 가리킨 것이었으나, 좌파 세력은 '충렬공'을 '충무공'으로 뒤바꿔 "충무공 이순신의 고향이 어딘지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공박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결국 '가짜뉴스' 공세에 무릎을 꿇었다. 반 전 총장은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나의 순수한 애국심은 인격 살해에 가까운 음해와 각종 '가짜뉴스'로 인해 큰 상처만 남게 됐다"고 토로했다.


사적 발언을 '진실게임'으로 몰아가며
논란 키우는 행태, '생떼탕' 연상시켜
시장도 의원도 아니던 오세훈 2005년
사적 측량을 문제라도 되는양 키워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고 있던 지난해 3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이른바 내곡동 의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발언은 창작된 '(미국)' 괄호를 빼놓고보면 미 의회가 아니라 우리 국회나 야당을 겨냥했을 개연성이 높다. 그렇다면 국회나 야당을 향한 사과의 문제만 남을 뿐, '외교참사'라는 프레임은 애초부터 성립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알 수 없는 사적 행위를 '진실게임'으로 몰아가며 키우는 행태에서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의 '생떼탕·페라가모' 사태가 떠오른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후보가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으로 확정되자, 김어준 씨는 교통방송라디오 '뉴스공장'에 오 시장 처가의 내곡동 땅 경작인을 출연시켜 "오 시장이 하얀 백바지에 선글라스를 끼고 왔다"며 "생태탕을 먹은 기억이 나는데, 당시 8000원인지 만 원 됐을 것"이라는 말을 내보냈다.


뒤이어 생태탕집 아들이라 밝힌 사람도 출연했다. 그는 "오 시장이 반듯하게 하얀 면바지에 신발이 캐주얼 로퍼로 상당히 멋진 구두였다"며, 구두 브랜드는 "페라가모"라고 답했다.


의아한 점은 오세훈 시장이 측량 현장에 갔느냐 안 갔느냐 자체가 전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사적 행위라는데 있다. 내곡동에서 측량이 있었다는 2005년 당시 오 시장은 서울시장도, 국회의원도 아니었다. 내곡동 보금자리지구 사업은 노무현정권서 사실상 결정돼 이명박정부로 넘어왔기 때문에, 오 시장이 관여할 여지도 없었다.


그럼에도 '생태탕' '페라가모' 등 대중의 관심을 끌만한 키워드를 제시하며,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모를 논란이 억지 '진실게임'으로 번졌다. 김어준 씨의 방송에 출연했던 생태탕집 아들은 다른 매체와의 통화나 인터뷰에서는 "2005년 일을 어떻게 기억하느냐" "주방에서만 일했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16년 전에는 오세훈 후보가 누구인지도 몰랐다"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검찰은 오세훈 시장을 불기소 처분했다.


의도 뭘까…"실질적으로는 대선불복"
단군 이래 최대 가짜뉴스 '광우병' 작가
이메일 보면…"이명박에 대한 적개심
하늘을 찔러 '필' 꽂혀 광우병 방송"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2009년 7월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PD수첩을 통해 드러난 PD저널리즘의 문제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토론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법원에 의해 허위로 판시된 PD수첩 광우병 관련 방영 화면을 참석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뉴시스

일련의 '가짜뉴스' 공작이 펼쳐지는 동기는 어디에 있을까.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과 관련해 "민주당은 아직 뭣 때문에 대선에 졌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실질적으로는 대선불복 행위"라고 말했다. '미국' 자막 창조부터 박 장관 해임안까지 이뤄지는 일련의 과정에 대선불복의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라면 MBC PD수첩의 '광우병 가짜뉴스' 방송이 연상된다는 지적이다.


2007년 대선에서 정권이 보수로 교체되고, 이듬해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자유선진당·친박연대 보수3당이 185석을 석권했다. 통합민주당은 81석을 얻는데 그쳤다. 국민의 심판이었으나 좌파 세력은 승복하기는커녕 대선·총선 결과에 대한 불복 심리와 적개심을 바탕으로 '가짜뉴스'를 창조해냈다.


2008년 '광우병 가짜뉴스' 방송을 내보낸 MBC PD수첩 작가 김모 씨의 이메일을 보면 '가짜뉴스'의 생성 의도와 배경을 파악할 수 있다.


당시 공개된 이메일에 따르면 김 씨는 "1년에 한두 번쯤 '필'이 꽂혀서 방송하는 경우가 있는데, 올해 광우병이 그랬다"며 "총선 직후 이명박에 대한 적개심이 하늘을 찌를 때라서 더 그랬다보다"고 회고했다. 또, '가짜뉴스' 방송으로 인해 벌어진 혼란상에 대한 소감을 PD로부터 질문받자 "만족 못한다. 홍정욱은 못 죽였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당시 MBC PD수첩의 보도는 법원으로부터 주요 내용의 허위성이 인정돼 "사실과 다르다"는 판시가 이뤄졌다.


한국갤럽이 27~29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비속어 발언 파문 등의 영향으로 다시 역대 최저치인 24%로 주저앉았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좌파 세력이 결정적인 국면 때마다 보수 진영의 구심점이 되는 인사를 노리고 '가짜뉴스'라는 사회적 흉기를 꽂아온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며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도 진실과 창작의 혼합, 해외 기관에 대한 입장 조회부터 대선불복 의도까지 역대 사례의 모든 특징들이 종합판처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가짜뉴스'의 진위를 가리는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등 효과는 바로 나타나기 때문에 좌파 세력이 '가짜뉴스' 공세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라며 "우리 국민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주의를 환기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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