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4년반 남은 것은 기회"(종합) [데일리안 창간18주년포럼]
입력 2022.09.30 00:00
수정 2022.09.29 23:12
"청년, 정치의 주변부에서 중심으로"
정부 출범 5개월, 청년토론자 초청
입추의 여지 없는 대성황 이뤘다
유튜브 라이브에도 백가쟁명 분출
새 정부 출범 5개월을 앞둔 가운데, 지난해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와 올해 대선을 거치면서 정치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우뚝 선 2030 MZ세대들은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을까. 데일리안이 창간 18주년을 맞이해 MZ세대를 대표하는 여야 청년토론자들을 초청해 윤석열정부를 향한 '쓴소리'와 성공을 위한 제언을 들었다.
데일리안은 29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창간 18주년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 올해 포럼은 특별히 '쓴소리, 윤석열정부에 2030 MZ세대가 전하다'라는 주제로 마련됐다.
민병호 데일리안 대표이사는 개회사에서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시작된 흐름이 지난 20대 대선으로 이어졌다"며 "청년들의 마음을 더 잘 읽어낸 정치 세력들이 선거에서 승리하고 집권에 성공했다"고 의의를 규정했다.
그러면서 "정치의 주변부에 있었던 20~30대 청년들이 처음으로 중심에 오른 역사적 사건"이라며 "올해는 특별히 청년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이동수 "'아나바다' 묻는 말, 세상물정
모른다 싶어…정치 우습게 아시는듯"
권지웅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 같다…
인사 때 '공정' 노력했는지 국민 의아"
이날 토론에서 MZ세대 청년토론자들은 출범 5개월을 앞둔 새 정부를 향한 거침없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어떻게 저렇게 세상 물정을 모를 수 있느냐"며 "고등학교를 기술고·예술고 등으로 나누겠다는 발언이나, 어제 '아나바다'가 뭐냐고 물어본다든지 영유아들은 집에만 있는 줄 알았다는 말 등을 들으며 어떻게 이렇게 일반인과 동떨어진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사건이 있었지만 그 사건들의 공통된 점은 대통령이 정치를 우습게 안다는 것"이라며 "본인도 정치인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당선이 안됐을텐데, 당선이 되고나서는 정치인을 무시하면서 '검사 인맥'으로 꾸리다가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은 "정치를 우습게 안다는 말을 들으니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 같다는 생각으로 연결된다"며 "당선될 때 약속했던 '공정과 상식'에 기반한 국정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고 건네받았다.
아울러 "민주당의 '조국 문제'를 집요하게 지적했지만 자신이 인사를 할 때에는 '아빠찬스'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사람을 지명했다가 그냥 자진사퇴 형식으로 내보냈다"며 "'공정'이라는 것을 스스로 지키려 정말 노력했는지 국민들은 의아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인규 국민의힘바로세우기(국바세) 대표는 "원인을 한두 가지로 꼽을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며 "지지율 하락의 속도와 폭이 굉장히 빠르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억울하겠지만 '국민이 틀렸다'고 접근할 게 아니라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내실 있게 짚어보는 게 필요할텐데, 대통령실의 국정운영능력을 넉 달간 지켜본 결과 과연 안에서 가능할지 회의적"이라며 "이주호 (교육부) 장관 (후보자)도 이미 과거에 한 번씩 다 한 분들인데, 왜 인물이 없는지 고민을 좀 해보라"고 주문했다.
박성민 국민의힘 전 대학생위원장은 "글로벌위기 속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큰 국정 어젠다를 밝혀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며 "그래서 국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가치와 철학에 기반한 국정철학을 밝혀야 한다"며 "지지율 하락세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어젠다를 빨리 설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인규 "남은 임기 길다는 것은 기회
요인…교정해 다시 새롭게 시작 가능"
박성민 "불공정·탈원전 등 개혁과제
많아…해결하면 다시 받아들여질 것"
이날 토론의 백미(白眉)는 윤석열정부의 'SWOT' 분석 순서였다. MZ세대 청년토론자들은 신중히 고심하며 준비된 판넬에 현 정부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다른 항목은 제각각이면서도 '기회(Opportunity)'만큼은 토론자 네 명이 한목소리로 임기가 4년반이 남았다는 점을 지목했다. 아직 만회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신인규 대표는 "기회에 대해 말하자면 남은 임기가 상당히 길다. 그것은 상당한 기회의 요인"이라며 "교정해서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수 대표도 "나도 신인규 변호사와 생각이 비슷한데 시간이 많이 남았다"면서도 "다만 이대로 5년을 가는 것은 대통령에게나 우리 국민들에게나 모두 불행이기 때문에, 대대적인 스탠스의 변화를 주셔서 남은 기간 잘 만회했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박성민 전 위원장은 "기회는 모두가 똑같이 생각하겠지만 이제 4개월 정도 임기를 보냈을 뿐"이라며 "불공정 이슈와 탈원전 등 전(前) 정부에서 넘어온 여러 개혁적 과제가 많이 놓여있기 때문에, 아젠다를 잘 제시해서 해결한다면 국민들께서도 충분히 다시 받아들이실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지웅 전 비대위원도 웃으며 "기회로는 어쨌든 4.5년이 남아있지 않느냐.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기조발제를 맡은 김민규 국민의힘 전 부대변인은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누구보다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고언의 역할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들의 아픔에 함께 울고 기쁨에 함께 뛰는 모습과,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심정으로 모두를 끌어안는 통합의 정치를 보여달라"며 "대통령 되시기 이전에 보여준 모습을 다시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토론을 노련하게 이끈 김연주 국민의힘 전 상근부대변인은 "대내외적 위기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윤석열정부가 4년반이 남아있는 게 기회라고 많은 분들이 지적해줬다"면서도 "4년반이라는 시간이 대한민국의 존폐와도 직결될 수 있는 매우 크리티컬한 기간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되겠다"고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승리가 결정된 뒤 일성으로 '경제'와 '통합'이라는 두 단어를 얘기했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시작도 방향도 목표도 국민'이라고 얘기했다"며 "윤석열정부가 성공해야 우리 국민 모두에게 과실이 돌아가는 만큼, 보다 진취적 방향으로 우리 정치가 전개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주호영 축사 "공정에 대한 갈증이
풀릴 수 있도록 앞으로 더 잘하겠다"
장경태 축사 "여야와 진보·보수
할 것 없이 청년 문제 해결 노력해야"
이날 데일리안 창간18주년포럼이 열린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컨벤션홀에는 수백 명의 내외 귀빈들이 몰려 입추의 여지조차 없을 정도로 대성황을 이뤘다. 토론자들도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평범한 토론회일 줄 알고 왔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놀라움을 토로했다. 온라인상에서는 많은 네티즌들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라이브 동영상으로 토론회를 시청하며 자신의 견해를 남기기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 등은 직접 현장에 참석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030세대가 참지 못하는 것은 불공정과 불의, 소수의 기득권 지키기, 편가르기, 꼰대 문화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윤석열정부가 공정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길 바랐는데 그 갈증을 풀어주지 못하니까 이런 주제의 토론회도 열리는 게 아닌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명심보감의 '양약고구이어병(良藥苦口利於病) 충언역이이어행(忠言逆耳利於行)'을 인용해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는 좋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동에 도움이 된다"며 "좋은 쓴소리는 윤석열정부가 잘되길 바라는 충정임을 잘 알고 있으니 다양한 통로를 통해 여러분들의 말씀을 일일이 확인하고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여야를 막론하고 많은 의원이 '10시 넘어서 PC방 가게 하면 비행청소년들 우범지대 되는 것 아니냐'고 그러실 때, PC방에서 밤샜던 사람이 바로 나"라며 "여야, 진보와 보수 할 것 없이 모두 함께 혁신의 길에서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내일채움공제 △추가고용장려금 △일자리안정기금 예산 삭감 등을 가리켜 "윤석열정부 들어서 많은 청년예산을 삭감했다"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에게 질의하겠지만, 청년 관련된 예산만큼은 여야를 막론하고 지켜주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