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웃음과 여유 더해진 현빈의 새 얼굴
입력 2022.09.22 15:16
수정 2022.09.22 15:16
손예진과 결혼 후 첫 작품
배우 현빈이 '공조2: 인터내셔날'(이하 '공조2')로 돌아왔다. 2017년 흥행에 성공했던 '공조'의 속편으로 이야기가 넓어진 만큼 현빈이 연기한 북한 형사 림철령 캐릭터도 넓고 깊어졌다. 전편에서 림철령을 움직이게 만들었던 아내의 대한 복수심은 가라앉고, 남한을 바라보는 여유가 더해졌다.
'공조'는 22일 기준, 5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액션과 이야기의 스케일이 커지며 '형보다 나은 아우'라는 평을 들으며 성공적인 속편의 사례를 남겼다. 이 작품의 성공은 관객들이 '공조'가 펼쳐낼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 받은 셈이다. 사실 속편이 제작되기까지 배급사, 제작사, 배우 등 각자의 입장에서 복잡한 이해관계가 합의가 되어야한다. 그럼에도 현빈이 '공조2' 속편 제작을 반긴 이유는, 전편의 멤버가 그대로 다시 출연한다는 점이었다.
"전편이 많이 사랑을 받았고, 2편이 제작된다고 했을 때 '출연 배우들이 그대로 나오면 나도 동참하겠다'라고 말을 했었죠. 다행히 다른 배우들도 같은 생각이었죠. 그 뜻이 모이자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아무 문제 없이 진행됐어요."
'공조2'의 이야기 구조는 간단하다. 미국에서 남한으로 도망 온 장명준(진선규 분)을 잡기 위해 다시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분)과 손을 잡는다. 여기에 FBI 요원 잭(다니엘 헤니 분)도 동참했다. 전편과 비슷한 기승전결을 향해 달리지만 림철령 캐릭터에 눈에 띄는 변화가 보였다.
"철령이 이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건 수사 목표에 대한 집념과 해결해나가는 것들이었죠. 1편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물론 1편에서는 아내 죽음에 대한 복수심도 작용했지만 어떤 목표를 갖고 있으면 끝까지 해나가는 점이 철령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했어요. 1편과의 차이점은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묻어나는 남한에서의 생활, 진태 가족과의 관계가 철령을 여유롭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그런 점을 영화에서도 좀 돋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현빈은 '공조2' 공개 후 이어지는 연기적인 호평에 기분은 좋지만, 배우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보여 아쉽단다. 이는 '공조2'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현빈은 언제나 작품을 제 손에서 떠나보내고 나면 연기적으로 보완할 것들이 보인다고 고백했다.
"진태 가족과 민영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케미스트리, 액션의 스케일이 만족스러워요. 아쉬운 건 철령의 액션들을 조금 다르게 선보였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전편에서 사랑을 많이 받았던 시그니처 액션신들이 있었는데, 그런 걸 조금 더 임팩트 있게 몇 개 더 만들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모든 작품에 항상 아쉬움이 남아요. 당시에는 나름 최선을 다한 선택이었기 때문에, 이 아쉬움은 다음 작품에서 줄여나가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현빈은 함께한 배우들과 오랜 시간 교류가 없었음에도, 이전의 손발을 맞췄던 기억으로 빠른 시간 안에 편안한 분위기에서 연기할 수 있었다. 특히 러브라인을 형성했던 임윤아의 빠른 성장을 목격한 현장이기도 했다.
"편안함과 반가운 마음이었죠. 편한 상태에서 촬영하니 훨씬 수월했어요. 서로의 생각도 더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었고요. 그런 것들이 스크린에 많이 녹아든 것 같아요. 윤아의 경우 '공조'가 스크린 첫 작업이었는데, 이번에는 장점들을 조금 더 업그레이드 시키려고 많이 고민한 흔적들이 보이더라고요. 보여주고 싶었던 것도 많은 것 같고요. 굉장히 영리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요. 끊임없이 자책하며 고민하는데, 그런 지점에서 오래 지켜보고 싶은 배우입니다."
공교롭게도 현빈은 많은 사랑을 받은 tvN '사랑의 불시착', '공조' 두 작품에서 북한 캐릭터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후 많은 후배들이 북한 캐릭터를 연기할 때 현빈의 연기를 참고한다고 할 만큼 그의 대표 캐릭터가 됐다.
"'공조2'와 '사랑의 불시착'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연관 지어지는 것 같아요. 저도 이렇게 강하게 자리가 잡힐지 몰랐는데 아무래도 작품들이 많은 사랑을 받다 보니 이미지가 조금 굳혀진 것 같아요. 행복한 일이기는 하나, 배우로서 원한 방향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공조, '사랑의 불시착'이 아니라면 북한 인물을 연기하진 않을 것 같네요."
'공조'는 웃음만큼 액션이 주는 쾌감도 상당하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전편보다 빌드업된 현빈의 묵직하고도 타격감 넘치는 액션 연기가 자리하고 있다. 전편은 물론 상대역인 진선규와 차별점을 주기 위해 무술 감독과 함께 머리를 맞대는 날이 많았다.
"장명준의 콘셉트가 날렵함이기 때문에, 비슷한 타격감으로 만나기보단 다른 콘셉트로 부딪치면 재미있을 것 같았죠. 그래서 액션을 묵직하고 무겁게 가려고 했어요. 그런 콘셉트를 잡는 것도 사실 고민이 많았어요. 1편에서 액션을 좋아했던 분들이 많아서 2편에서는 스케일이 커진 것 뿐 아니라 그 안에서 액션을 세밀하게 만들어내야 했거든요."
현빈은 전편의 휴지 액션을 이을 시그니처 파리채 액션 촬영 당시의 뒷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파리채가 굉장히 따가웠을 거라 무술팀 분들에게 참 죄송했어요. 촬영할 때 한 번만 하는 게 아니라 계속 테이크를 가다 보니 그런 점이 신경 쓰이더라고요. 또 효과적인 타격감을 위해 카메라 앵글을 계속 수정하면서 촬영을 해야 했어요. 그리고 짬뽕 국물에 파리채를 담근 이유가 여러 가지 있는데 하나가 원래는 짬뽕 안에 있는 재료들이 얼굴을 강타하면서 나와줬으면 했기 때문이었어요. CG로도 보충하고 실제로도 붙여서 촬영하긴 했는데 영화를 보니 편집 과정에서 많이 빠졌더라고요."
유해진은 현빈과 재회해 촬영하며 이전보다 한층 여유를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현빈 스스로도 느끼고 있을까.
"지금도 앞만 보고 달리는 느낌이 있기는 합니다.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주변과 뒤를 둘러보려고 해요. 스스로 조바심을 갖는 것보다 여유를 가지고 편안하게 모든 것들을 접근하려고 하는데 그런 지점을 유해진 선배가 캐치한 것 같아요. 해진 선배도 굉장히 여유로워지셨어요. 유해진 선배가 보는 시야의 포용력 범위가 커졌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현빈은 지난 3월 손예진과 결혼한 이후 최근 임신 소식을 전했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결혼과 임신이라는 큰 축복을 얻은 뒤 '공조2'로 관객들과 처음 만났다. 현빈은 결혼 후에도 배우로서 자신이 가지는 신념과 모습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전했다.
"특별히 저는 달라진 게 없는데, 팬들은 저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을까요? 저도 궁금하네요. 개인적인 것을 떠나 언제나 그랬듯, 만든 작품을 잘 선보일 수 있도록 끝까지 선보일 수 있도록 해야죠. 당연히 다른 작품도 그렇게 준비할 예정이고요. 부모로서는 그냥 열심히 살아야죠.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이면 되지 않을까요.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요. 주변에 물어보면 눈 앞에 보여야 실감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큰 축복이기 때문에 좋은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어요."
2편의 쿠키 영상에서 임윤아와의 본격적인 러브라인이 예고되고 '공조2'가 흥행을 하면서 3편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현빈은 3편 제작 여부에 조심스러워하면서도 향후 펼쳐질 이야기에 기대감을 보였다.
"전편이 굉장한 사랑을 받았기에 2편이 나올 수 있었듯, 2편도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를 봐야 할 것 같아요. 3편은 아직 조금 더 먼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만약 3편이 나와 이 배우들과 다시 함께할 수 있다면 당연히 참여할 의향이 있어요. 3편에는 민영과의 관계가 업그레이드 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공조' 안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한 것 같아요. 만들어지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