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과 뭐가 다른가…지지층, 헤어질 결심" 민주당에 쓴소리 '봇물'
입력 2022.07.28 00:30
수정 2022.07.27 22:41
野 새로고침위원회, 첫 간담회
"민주, 젊지도 유능하지도 않아
국힘보다 낫다고? 착각과 오만
과감한 혁신 비전에 국민 호응"
더불어민주당 '새로고침위원회'가 27일 개최한 간담회에서 대선·지방선거 패배 원인과 당의 정체성, 비전 및 전략 부재 등에 관한 쓴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새로고침위원회(위원장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는 민주당이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쇄신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 만든 기구다.
위원회 간사를 맡은 이관후 전 국무총리비서실 소통메시지 비서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최근 두 번의 큰 선거에서 졌는데, 그 이유는 민주당이 매너리즘에 빠져있기 때문"며 "정책·노선·태도·도덕성 등에서 저쪽 당(국민의힘)보다 낫다는 생각이 당내 많이 있는 것 같다. 미국 책 제목을 빌리자면 '민주당의 착각과 오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보기에 민주당은 젊지도, 유능하지도, 진보적이지도, 도덕적이지도, 민주적이지도 않다는 이미지가 있다"고 했다.
이 전 비서관은 "(현재 민주당의) 문제는 분명하다"며 "촛불 연합 지지층 이탈이 발생해 집권에 실패했고, 지방선거에선 40대와 호남이 투표를 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 코어 지지층이 붕괴한 것이다. 당 지지층이 헤어질 결심을 하고 있다"고 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로스쿨 교수는 "최근 민주당의 정책 노선을 보면서 과연 무엇을 지향하는 정당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밖에서 봤을 때 국민의힘과 뭐가 다른지, 어떤 기준으로 (유권자들이) 표를 던지고 있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이니, 지지를 빠른 속도로 철회하고 있다"며 "지금 민주당은 위기지만,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황세원 일in연구소 대표는 "지금 20대는 적폐 세력보다 민주화 세력이 더 낫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익을 더 챙기는 쪽은 적폐 세력으로 보고, 국민을 위해 헌신할 자세가 있다면 새 정치세력으로 본다. 정당을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각자 출세하려는 것으로만 보인다는 점을 뼈아프게 생각해 달라"고 했다.
이원재 랩(LAB)2050 대표는 "성공했건 실패했건 민주당이 가장 과감하게 혁신적 정책 비전을 내놓았을 때 국민이 호응하고, 미완이더라도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며 "(그러나) 이번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젊은 층에서 민주당은 혁신을 이끄는 세력이기는커녕 방해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정당이 돼 안타깝다"고 했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을 운영하는 분들과 대화를 해보면,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시작된 계기는 '타다금지법'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정책적 결과와 별개로 그때 (민주당이) 보여줬던 모습에서 혁신적 시도를 하면 막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재명 의원이 성남시장 시절 때부터 말한 기본소득제는 세계 유례없이 앞서나가는 정책"이라며 "(그런데) 이 의원이 대선 후보가 된 후부터는 머뭇거리고 과감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자체가 혁신적 정책·비전을 내놓게 장려하는 분위기는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다음 당 지도부가 이분들의 고언과 제안을 잘 받아 민주당을 새로 고쳐서 집권이 가능한 정당으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했다.
새로고침위원회는 8·28 전당대회 전까지 쇄신안을 마련한 뒤 새로 선출된 지도부에 이를 전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