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靑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입력 2022.03.17 14:49
수정 2022.03.17 14:49
"日, 창경궁 동물원 만들 때도 신민에 돌려준다 해"
尹 집무실 이전 추진 비판…일부 표현 논란 예상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7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추진과 관련해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 테니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미 설치·운영·보강돼 온 수백억 원의 각종 시설이 아깝다"며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역사들, 그리고 각종 국빈 행사의 격조는 어쩌지"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탁 비서관은 "청와대가 사람들의 관심과 가보고 싶은 공간인 이유는 거기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라며 "일전에 (대통령 휴양지인) 저도를 반환했을 때 관심이 많았지만, 결국 관심이 사라지고 사람이 별로 찾지 않는 공간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에 전혀 의견이 없다"면서도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었다"라고 했다.
윤 당선인 측이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고 현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한 걸 에둘러 비판한 것이지만, 윤 당선인을 1909년 당시 일제 통감부에, 국민을 왕정 체제의 신민에 각각 비유한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탁 비서관은 윤 당선인 측이 집무실 이전 이유 중 하나로 '현재의 청와대 내 집무실과 비서동 간 사이가 멀다'는 점을 거론한 것도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긴 지 5년이 됐다"며 "제가 조금 전에 (집무실에서 비서동 사이의) 이동 시간을 확인했는데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헉헉"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