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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스트라이크?’ 확 달라진 S존, 타자들 탄식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2.02.23 09:57
수정 2022.02.24 07:11

스프링캠프서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타자들 당황

투수들 미소 띨 만큼 타자에게는 고민 깊어져

갑작스러운 변화에 따른 시비와 혼란 피하기 어려울 듯

잠실야구장(자료사진. ⓒ 뉴시스

확 달라진 스트라이크존을 체험한 타자들은 탄식을 내뱉고 있다.


코로나19 위협 속에도 스프링캠프가 반환점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타자들은 바뀐 스트라이크존을 겪은 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지난 시즌이라면 볼 판정을 받아야 할 공에 연속적으로 스트라이크 콜이 터져 나왔다. 삼진을 당한 타자들은 심판과 미트만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게 스트라이크?’ , ‘너무 높지 않나’라는 표정으로 입을 벌린 채 한동안 타석을 벗어나지 못했다.


KBO 심판위원회가 각 구단의 스프링캠프지를 찾아 바뀐 스트라이크존을 설명한 만큼 어느 정도 예상한 혼란이다. 그럼에도 바뀐 스트라이크존이 적용된 판정을 받은 타자들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연습경기를 마친 뒤 “그 공을 잡아주더라”며 바뀐 스트라이크존에 미소를 띤 투수들도 있었다. 그만큼 타자에게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KBO는 지난해 10월 "야구팬들에게 더 깊은 재미를 전달하고 더 신뢰받는 리그로 발전하기 위해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판정 평가 기준을 개선한다"며 "2022시즌부터 각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판정을 좌우 홈플레이트와 각 타자의 신장에 따른 존의 정확성을 중심으로 평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심판의 엄격한 판정 시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지는 성향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식 야구규칙의 스트라이크존을 최대한 활용해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 시즌 스트라이크존은 위쪽과 양옆으로 크게 넓어진다. 좁은 존에 익숙해졌던 타자들은 멀거나, 좁다고 느낄 수 있다. 투수들은 볼로 판정됐던 것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받을 수 있다. 변화구가 높게 형성돼 높은 존에 들어가도 스트라이크 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타자들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잠실야구장(자료사진). ⓒ 뉴시스

스트라이크존에 변화에 따른 타자와 벤치의 항의도 격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심판위원회는 “타자가 헬멧과 방망이를 던지면 퇴장, 벤치의 어필도 경고 이후에는 곧바로 퇴장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래야만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타자들의 적극적인 공격으로 경기시간도 단축될 수 있다는 것도 스트라이크존에 손을 댄 배경 중 하나다.


정규시즌이 시작되지 않은 지금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 타자들이 날카롭게 반응하면서 퇴장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거친 베테랑 추신수는 "일단 룰이 바뀌었으니 따라야 한다"면서도 "갑자기 바뀐 스트라이크 존에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와 심판들도 힘들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중요한 규칙이 바뀔 경우 먼저 마이너리그에 도입해서 차질이 없는지 변화에 대한 문제가 없는지를 충분히 검토한 다음 제도를 바꾼다"고 꼬집었다.


케이블 스포츠채널의 한 해설위원도 “퓨처스리그에서 먼저 테스트 한 뒤 KBO리그에 적용해도 늦지 않을 것 같은데...매일 논란 속에서 경기를 치르게 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KBO 심판위원회는 라이브피칭과 연습경기 때 바뀐 스트라이크존에 따라 판정을 하면서 적응을 도울 예정이지만, 올 시즌 스트라이크-볼 판정 시비 문제는 불거질 수밖에 없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따른 대가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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